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샘표식품 주가가 지난 한 주간 상한가를 기록하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지난 19일 고점을 찍은 가운데, 이날 샘표식품의 특수관계인 주주였던 명진포장이 샘표식품에 대해 가지고 있던 주식을 모두 매도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 지난 19일까지 ‘샘표식품’ 주가 급등… 이후 하락세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샘표식품은 전 거래일 대비 2.82% 하락한 3만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샘표식품은 지난 15일부터 19일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장중 4만9,050원까지 급등했던 바 있다.  

이처럼 샘표식품의 주가가 급등하게 된 배경에는 천일염 품귀 현상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이 다가오는 7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할 것이라고 밝히자 소금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이며 급등했다. 이에 지난 16일 한국거래소는 소금 관련주 2곳을 지목해 투자경고를 지정하기도 했다.

꽃소금‧굵은소금 등을 판매하는 샘표식품도 이에 영향을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기업이 호주산 천일염 공급망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9일 샘표의 비상장 계열사 명진포장이 보유 중이던 샘표식품의 지분 1만5,364주를 모두 매도했다. 특히 최근 샘표식품이 상한가를 기록한 시점에 매도가 이뤄져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명진포장이 이날 매도한 주식은 전체 샘표식품 지분의 0.34%다. 매도 액수는 약 6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날을 고점으로 샘표식품의 주식은 다시 하락하는 모양새다.

◇ 명진포장, 샘표식품 지분 0.34% ‘전부 매각’… 샘표 “아는 바 없다”

샘표그룹의 계열사는 총 9개다. 샘표(지주회사)와 샘표식품은 상장사, 나머지 양포식품‧조치원식품‧샘표아이에스피‧통도물류‧성도물류‧누리팩과 명진포장은 비상장사다.

골판지 박스 등의 제조업을 주요 사업을 하고 있는 명진포장은 샘표식품 오너 3세인 박진선 대표이사의 부인 일가 회사로 알려져 있다. 이에 오래전부터 명진포장은 가족회사 일감 몰아주기로 커진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다.

명진포장은 지난 2006년 샘표 주식을 약 2만주를 매수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이후 적대적 인수합병과 관련해서 잡음이 있을 당시 2% 가량의 샘표 지분을 가지고 있다가 2013년부터는 지분율을 줄여나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가운데 2016년 샘표는 지주회사인 샘표와 사업회사인 샘표식품으로 인적분할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명진포장은 샘표식품의 지분뿐만 아니라 지주사 샘표의 지분도 받게 됐다. 현재 명진포장이 보유한 샘표 주식은 1만4,497주로 전체 지분의 0.5% 수준이다. 해당 지분은 아직 매도되지 않았다.

샘표 측은 명진포장의 샘표식품 지분 매각과 관련해서 아는 바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단순 차익실현 행보라고 해석하는 시선이 있다. 주가가 급등한 시기에 맞춰 이익 실현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또 다른 일각에선 샘표그룹과 거리두기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다만 이러한 평가에선 아직은 명확히 알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샘표식품에 대한 지분을 팔고 난 후인 지금도 명진포장은 지주사 샘표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사업회사(샘표식품)에 명진포장 지분이 없어도 지배구조 유지에 크게 문제가 없다는 점도 이번 지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이미 지주사 샘표는 샘표식품에 49.4%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다. 명진포장을 제외하고 박진선 대표이사 일가의 지분율은 59.7%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