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임시주주총회가 30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상정된 안건들은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 뉴시스
KT 임시주주총회가 30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상정된 안건들은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 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KT가 비상경영체제를 벗어나기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목 받은 건 대표이사 자격요건 변경안과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다. 해당 안건들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주총은 30분만에 끝났다.

◇ 주총 모든 안건 통과돼… 사외이사 7명 선임

KT 임시주주총회가 30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원안대로 의결됐다.

통과된 안건들을 보면 △사내이사 수를 3인에서 2인으로 축소 △복수 대표이사 제도 폐지 △대표이사 선임 시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필요 △대표이사 자격요건 변경 △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신설 △7명의 사외이사 선임 등이다.

주총장에서는 소수노조인 KT새노조가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했다. 그러나 KT 측은 즉답을 피하고 신속히 표결을 진행해 임시주총을 30분만에 마무리했다.

선임된 사외이사들은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 전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윤종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근 고문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최양희 한림대학교 총장 등 7명이다.

앞서 윤종수 사외이사에 대해선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가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윤종수 사외이사가 몸담은 김앤장은 KT와 현대자동차에게 법률자문을 제공한 경험이 있어 이해충돌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주총장에선 윤종수 후보자 안건도 무리 없이 통과됐다.

가장 관심이 집중된 안건은 대표이사의 자격 요건이다. KT는 기존에 정관에 명시됐던 ‘정보통신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부분을 ‘산업 환경 변화를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관련 산업·시장 기술에 대한 전문성’으로 변경했다.

◇ KT 새노조 “사외이사들의 의지 확인 못해”, KT “주총, 안건 의결하는 시간”

‘정보통신’ 요건은 KT와 관련해 지식이 없는 사람이 낙하산 인사로 오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로 평가받고 있다. 정보통신 용어는 삭제됐지만 ‘관련 산업·시장’ 표현이 있어 정보통신 자격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관련 산업으로 영역이 넓어졌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 우려는 계속 나오고 있다.

주총 현장에서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대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KT 새노조의 질문이 나왔다.

이호계 KT 새노조 사무국장은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에서 “낙하산 인사를 차단하겠다라는 의지를 일단 직무대행이 보여달라는 요청을 했다. 박 직무대행은 답변을 회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낙하산 CEO를 받기 위한 계획된 절차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KT 새노조 측은 주총장에 참석한 사외이사 후보들에게도 질문을 시도했다. 사외이사는 향후 대표이사 선임절차를 이끌게 되기 때문이다. 이 사무국장은 “사외이사들이 나중에 CEO를 선임하게 된다. 그래서 표결하기 전 사외이사 후보들에게 의지나 향후 계획을 물어봤다”고 밝혔다.

KT 새노조는 주총장에 사외이사 후보가 두 명만 참석한 점도 문제 삼았다. 이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사외이사 7명을 한 번에 선임하는 경우는 없었다. 이전에는 많아도 3명이었다. 주총장에 2명만 나와 인사 정도만 하고 표결이 진행됐다. KT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너무 동떨어져 있다. 삼성전자는 3시간 동안 주총을 진행하고 중고등학생 주주 목소리도 경청한다”고 비판했다.

현재 KT가 KDFS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으로 KT경영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신현옥 KT 부사장은 해당 사건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 사무국장은 “경영진이 회사 재산을 빼돌려 정치권에 줬다는 등의 여러 의혹들이 있다. 이에 대한 환수조치가 필요하다. 주총장에서 사외이사들이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노조의 주장에 대해 KT 관계자는 “주주총회는 후보자들에게 질문하는 시간이 아니다. 안건에 대해 의결하는 시간”이라며 “주주총회를 진행하는 대표가 주주의 질문을 받게 된다. 그러나 과거 주주총회에서도 후보자와 주주가 대화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종욱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임시주총에서 “새로운 이사회를 중심으로 개선된 절차에 따라 대표이사를 선임할 것”이라며 “다수의 주주들로부터 지지 받는 대표를 선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롭게 개선된 지배구조에서 성장기반으로 단단히 다져 KT의 더 큰 도약을 위한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7명의 신임 사외이사가 선임돼 김용헌 이사회 의장을 포함해 모두 8명의 사외이사진이 구성됐다. KT는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돌입하고 7월에 대표이사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은 오는 8월에 열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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