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는 VAN(밴사·부가통신사업자) 업체로부터 불법 지원금을 받은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카오페이가 심란한 처지에 내몰렸다. 더딘 수익성 개선으로 주가 회복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예상치 못한 악재까지 부상했다. 최근 카카오페이는 VAN(밴사·부가통신사업자) 업체로부터 불법 지원금을 받은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악재성 소식이 전해지면서 카카오페이 주가는 출렁였다. 

◇ 경찰, 카카오페이 본사 압수수색… 주가 휘청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페이는 장중 내내 약세를 보이다 전 거래일 대비 4.84% 하락한 4만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중 한때 4만6,000원 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주가 약세엔 악재성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카카오페이 본사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카카오페이는 밴사인 나이스정보통신로부터 불법지원금을 수수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경찰은 나이스정보통신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카카오페이가 밴 대리점에 줘야 할 모집 대행비 일부를 나이스정보통신이 대신 지급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밴사는 카드사와 가맹점 간 네트워크망을 구축해 신용카드사용 승인 중계, 카드 전표 매입, 청구 대행 등 오프라인 모든 가맹점에 대해 카드사와 데이터중계 역할을 수행한다. 나이스정보통신은 국내 1위 밴사로 카카오페이의 오프라인 결제 가맹점 모집 대행 업무를 맡아왔다. 나이스정보통신은 가맹점 모집 대행업무를 밴대리점에 재위탁하고 있다.

이러한 가맹점 모집 대행비는 카카오페이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밴사인 나이스정보통신이 일부를 대신 밴대리점에 지불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대신 지급된 금액은 수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카카오페이 등의 대형 신용카드가맹점은 신용카드 부가통신서비스 이용을 이유로 부가통신사업자(밴사)에게 부당한 보상금 등을 요구하거나 받아서는 안된다. 이에 경찰은 두 업체가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경찰 수사는 금융감독원의 수사 의뢰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수시 검사 과정에서 카카오페이가 나이스정보통신으로부터 불법 지원금을 우회 지원받은 혐의를 포착해 지난달 수사를 의뢰했다. 당국은 나이스정보통신이 카카오페이 결제사업에 대한 밴 거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원금을 우회 지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 카카오페이 시장 신뢰에 또 금 가나  

이번 이슈는 시장 신뢰 회복에 고전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가 시장 신뢰 회복에 난항을 겪고 있다. /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는 2017년 설립된 국내 대표적인 간편결제사업자다. 2021년 11월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카카오페이는 상장 초기 급등세를 보이면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각종 악재로 주가가 급락, 부진을 거듭해왔다.

상장 초기 27만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공모가(9만원)를 크게 밑도는 수준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2021년 12월 경영진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주식을 대거 처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흔들리기 시작한 바 있다.

당시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은 스톡옵션을 통해 회사 지분 약 900억원어치를 매도하고 차익으로 878억원을 챙겼는데, 이를 놓고 먹튀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사건으로 카카오페이는 신뢰에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이후 지난해 3월 취임한 신원근 대표는 대대적인 신뢰회복 방안을 발표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지만 투자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실적 부진까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는 더 냉각됐다.

카카오페이는 출범 이후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회사의 영업적자는 △2017년 273억원 △2018년 965억원 △2019년 653억원 △2020년 179억 △2021년 272억원 △2022년 45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외형이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더딘 수익성 회복은 아쉬움으로 지목됐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악재성 이슈까지 부상하면서 신 대표는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논란의 사실 여부에 따라 그의 리더십 역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근거자료 및 출처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9조 
  법제처 국가법령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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