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캐피탈이 부동산금융 리스크 확대로 몸살을 앓고 있다. / 시사위크
OK캐피탈이 부동산금융 리스크 확대로 몸살을 앓고 있다. /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OK캐피탈이 부동산금융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관련 여신을 늘리며 외형을 불려왔던 OK캐피탈은 부동산 경기 침체 후폭풍에 고스란히 직면했다. 부동산금융 내 부실 발생으로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는 것이다. 신용등급평가사들은 최근 이러한 문제점을 지목하며, OK캐피탈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 부동산금융 리스크로 건전성 지표 하락… 신용등급 강등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지난달 30일 OK캐피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등급을 A2-에서 A3+로 조정했다. 

한신평 측은 “OK캐피탈의 영업자산 구성상 브릿지여신을 비롯한 부동산금융의 비중이 상당한 가운데, 부실이 본격화되면서 건전성 지표가 크게 저하됐다”며 “이러한 점을 반영해 신용등급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OK캐피탈은 2016년 OK금융그룹에 편입된 이후 기업대출,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편입을 통해 성장세를 보여왔던 곳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OK캐피탈의 기업금융은 전체 영업자산의 67%에 달한다. 기업금융 중 기업대출이 43%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기업대출은 부동산 담보대출, 대부업체 대출, 중소기업 대출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기업금융 중 부동산PF는 전체 영업자산의 24%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신평은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부동산 관련 여신의 내재적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봤다. 한신평은 “3월 말 부동산 담보대출 및 부동산PF 내 브릿지여신 잔액은 약 1조4,000억원으로 자본 대비 151%에 달한다”며 “분양경기 침체, 시공비 인상 등 비우호적 영업환경으로 인해 만기연장 사업장 비중이 높은 수준이며, 절대 규모도 여전히 큰 편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동산금융의 부실 발생으로 자산건전성도 저하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신평 측은 “3월 말 기준 연체율은 7.5%로 타 여신전문회사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OK캐피탈은 2021년말까지 연체율을 1% 이내로 관리했지만 주요 영업자산인 부동산금융 부실이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화되면서 건전성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건당 취급규모가 약 150억원으로 신용집중위험이 높은 점, 부동산금융의 변제순위상 중·후순위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에도 건전성 지표가 추가로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상위 캐피탈사의 평균 연체율 2.7% 수준이다. OK캐피탈의 연체율은 상위사들과 비교하면 매우 열위한 상황이다.

◇ 한신평 “타사 대비 연체율 수준 높아”

이러한 부동산 부실 여파로 수익성 관리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한신평 측은 “OK캐피탈은 고위험·고수익 자산인 부동산금융과 개인신용대출 등의 운용규모를 빠르게 확대하면서 우수한 수익성을 시현했지만 지난해 4분기 부동산금융 부실에 따른 대손상각비가 크게 발생하면서 분기 적자가 발생했으며, 1분기에도 부동산금융 부실 확대 및 개인신용대출의 연체 증가로 대손비용이 늘며 분기 적자가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한신평 측은 “기존에 취급한 브릿지여신 등 부동산금융에서 추가 부실발생가능성이 내재돼 있는 만큼, 단기간 내 수익성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또한 영업자산 축소의 영향으로 운용수익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신평은 부동산 리스크 확대로 유동성관리 부담도 확대됐다고 밝혔다. 한신평 측은 “주요 영업자산인 브릿지여신의 만기연장이 이어지고 있어 자산 회수 스케줄이 지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1년 이내 만기도래하는 브릿지여신은 총 1.4조원으로, 해당 자산의 회수율이 저조하면 현재 유동성 지표와 달리 유동성 관리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OK캐피탈은 부동산금융 리스크가 확대되자 기존에 취급한 여신의 회수에 주력하면서 신규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다만 한신평 측은 “건당 투자규모가 크고 변제순위가 열위한 부동산금융의 특성을 감안할 때, 근원적으로 부동산경기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포트폴리오 위험수준 감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금 회수를 통해 적극적으로 외부차입금을 상환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재무부담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이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신평은 영업자산 회수율, 추가 부실발생규모, 영업자산 정리가 수익성에 미칠 영향, 계열의 재무지원 계획 등을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도 유사한 이유로 OK캐피탈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바 있다. 지난달 27일 한국기업평가는 OK캐피탈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신용등급 조정 배경으로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 증가로 인한 수익성 저하 △자산건전성 저하 △부동산 대출 비중으로 인한 재무건전성 하방 압력의 지속 등이 제시됐다.

OK캐피탈이 부동산 리스크 그늘에서 벗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OK캐피탈 신용평가 보고서
2023. 06. 27 한국신용평가
OK캐피탈 신용평가 보고서
2023. 06. 30 한국기업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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