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식음료업계의 특색 있는 체험마케팅에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 위쪽은 롯데웰푸드의 나뚜르 팝업스토어, 아래쪽은 GS25와 넷플릭스의 팝업스토어. / 롯데웰푸드, GS25
최근 식음료업계의 특색 있는 체험마케팅에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 위쪽은 롯데웰푸드의 나뚜르 팝업스토어, 아래쪽은 GS25와 넷플릭스의 팝업스토어. / 롯데웰푸드, GS25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최근 식음료업계의 특색 있는 체험마케팅이 눈길을 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소위 말해 핫플레이스라고 여겨지는 곳에는 다양한 팝업스토어 혹은 플래그십스토어가 자리 잡았다. 체험마케팅은 어떻게 트렌드가 됐을까.

◇ 대표적인 경험 마케팅, ‘팝업스토어’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의 마케팅은 오래전부터 사용돼왔다고 알려진다. 예컨대 백화점에서 시향지를 나눠주는 것을 들 수 있다. 시식 코너도 일종의 경험을 제공하는 마케팅 방식이다. 요새 트렌드가 된 팝업스토어도 예전부터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의 팝업스토어와는 의미와 방식이 다르다.

본래 팝업스토어는 이동인구가 많은 장소에서 정해진 기간 중에만 특정 제품들을 판매했다가 사라지는 매장을 의미했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소비 트렌드를 다룬 책을 통해 마트의 어느 한 공간에서 계절상품을 잠깐씩 파는 것을 예로 들었다.

최근에 다양하게 생기고 있는 팝업스토어는 이와는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남는 공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팝업스토어를 위한 공간을 따로 정하고, 오로지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각종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예컨대 지난 2일까지 롯데웰푸드는 일상 속의 휴식이라는 테마로 나뚜르 팝업스토어 ‘시크릿가든’을 운영했다. 이곳 1층에서는 전반적인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는 나뚜르 존과 아이스 디저트 바 공간이 있는 퍼블릭 바가 마련됐다. 2층에는 브랜드에서 영감을 받은 미디어 아트 전시공간과 예약제로 운영되는 파인 다이닝 공간이 마련됐다.

또한 편의점 GS25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번달 20일까지 플래그십스토어 ‘도어투성수’에서 넷플릭스 팝업스토어를 오픈한다. 팝업스토어 내부는 △360도 무빙 포토존 △Free Gift(스티커) 존 △고객 참여형 메시지 Wall △MBTI QR 넷플릭스 콘텐츠 추천 이벤트존 등으로 구성됐다.

최근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젊은 세대는 SNS와 친밀하다. 팝업스토어가 판매의 의미를 넘어서 경험의 공간으로 확장된 데는 SNS의 확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젊은 세대는 SNS와 친밀하다. 팝업스토어가 판매의 의미를 넘어서 경험의 공간으로 확장된 데는 SNS의 확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게티이미지뱅크

◇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체험마케팅’… SNS의 특성과도 잘 맞아 

이러한 팝업스토어가 흥행을 한 데에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한몫했다. 최근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1020세대는 인스타그램 등 SNS와 친밀한 세대다. 이들은 개인의 일상과 정체성을 SNS로 드러낼 뿐만 아니라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들로 타임라인을 장식하기도 한다.

마케팅 전문가는 소비 트렌드를 다룬 책에서 “지나가다가 만나는 수많은 점포들보다는 정체성을 드러내는 팝업스토어가 훨씬 더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면서 “게다가 항상 존재하는 공간도 아니고 한정된 기간 동안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희소성에 열광하는 SNS의 속성에도 딱 들어맞는다”고 설명했다.

SNS는 파급력이 크다. 팝업스토어의 이런 특성은 단기간에 SNS 언급량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자신만의 차별화된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기업들은 SNS에 최적화된 팝업스토어를 선보인다. 이제 팝업스토어는 제품을 판매하는 ‘스토어’라기 보다는 하나의 경험 공간이 됐다.

예컨대 지난 3월에 강남에서 열렸던 하이트진로의 ‘두껍상회 강남’은 건물 전면이 두꺼비 캐릭터로 꾸며져 있어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다. 또한 1층은 어른이 놀이터라는 콘셉트로 힙(hip)한 분위기를 풍겨 눈길을 끌었다. 소비자들은 이곳에서 룰렛을 던지거나 에어하키 게임을 하고 거대한 두꺼비 캐릭터와 사진을 찍는다.

6월부터 홍대서 만날 수 있는 ‘굽네 플레이타운’도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기 위해 신선함을 내세웠다. 4층 건물 전체를 플래그십스토어 공간으로 사용하면서도 각 층에서 만날 수 있는 경험이 모두 다르다. 이 공간에서 소비자들은 1층에서 구매한 테이크아웃 음식을 들고 각 층을 돌아다니며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다.

팝업스토어나 플래그십스토어 외에도 기업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을 제공한다. 오뚜기는 최근 제품 제조 공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공장 견학과 체험관 운영 등 요리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 구성으로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대풍공장 견학도 재개했다.

이렇게 소비자가 매장 또는 브랜드 공간에서 오감을 통해 체험을 얻게 하는 마케팅 전략을 체험마케팅이라고 부른다. 이와 관련된 연구보고서에서는 이러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기업들은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를 구축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브랜드 공간은 소비자가 브랜드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이미지까지 인식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로써 소비자 참여를 이끌고 매출을 올리는 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요즘 소비 트렌드
2022. 슬로디미디어그룹
이목영 외(2023), 체험마케팅을 활용한 메종 플래그쉽 스토어의 브랜드 정체성이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
2023. 한국공간디자인학회 논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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