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저축은행이 심란한 처지에 내몰렸다. 업황 환경 악화로 실적과 건전성 관리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신용등급 전망에도 빨간불이 커졌기 때문이다. /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키움저축은행이 심란한 처지에 내몰렸다. 업황 악화로 실적과 건전성 관리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신용등급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우려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어 고민이 깊을 전망이다. 

◇ 수익성·건전성 저하에 신용등급 전망 빨간불

저축은행 업계에 드리운 먹구름이 가시지 않고 있다. 금리 인상과 건전성 여파로 저축은행사 대부분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우려가 업계 전반을 짓누르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주요 저축은행의 신용등급평가에도 속속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주요 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 중엔 키움저축은행도 포함됐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지난달 9일 키움저축은행 신용등급을 A-로 제시하면서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로 하향조정했다.

등급 전망 조정 배경으로 ‘자본적정성 개선 지연’이 지목됐다. 한기평 측은 키움저축은행에 대해 “급속한 자산 확대로 레버리지배율이 2019년말 8.2배에서 2021년말 11.2배로 상승하고, BIS자기자본비율이 같은 기간 동안 14.5%에서 10.8%로 하락하는 등 자본적정성이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3월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레버리지배율이 9.6배로 소폭 개선됐지만 유상증자 이후에도 자산 확대가 이어져 올해 3월말 기준 레버리지 배율, BIS자기자본비율은 각각 10.2배, 12.0% 기록하는 등 자본적정성은 재차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 지표가 저하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등급전망 조정 이유로 제시됐다. 한기평 측은 “조달비용 증가로 NIM(순이자마진)이 하락 추세이고, 부동산관련 사업자 대출, 개인신용대출, 도소매업자 대출 등에 대한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키움저축은행의 총자산수익률(ROA)은 2021년 1.8%에서 2022년 1.5%로 저하된 후 올해 1분기엔 0.1%까지 떨어졌다. 올해 1분기 키움저축은행의 순이익은 4억원으로 전년 동기(127억원) 96.9% 감소했다.

자산건전성 지표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기평 측은 “대출자산 규모가 큰 부동산개발및공급업, 개인신용대출 등에서 위험자산 규모가 증가해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021년 3.9%에서 2023년 1분기말 5.3%로 상승했다”며 “대손충당금·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1년 100.3%에서 2023년 1분기 83.8%로 하락하는 등 자산건전성과 대응력이 모두 저하 추세”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3월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규모가 5,036억원으로 대출자산의 22.9%를 차지하고 있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6.5%(전년말 5.8%)로 상승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도 신용등급 전망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기평은 부동산PF 익스포저 비중이 과도해 건전성 저하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고 지목했다. 

한기평 측은 “부동산 경기 저하로 관련 자산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브릿지론의 경우 미분양 증가와 주택가격 하락, 금리상승에 따른 사업성 저하로 인해 원활한 사업진행이 어려운 상황으로 여타 부동산 금융자산 대비 위험 수준이 높다. 본 PF 관련 여신은 브릿지론 대비로는 리스크가 낮은 것으로 판단되지만 분양시장의 침체, 공사비 증가로 인한 시공사와의 분쟁, 중소형 시공사 부도 가능성 확대, 금융비용 증가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올해 3월말 기준 키움저축은행의 PF 익스포저(본PF+브릿지론)규모는 4,463억원으로 전년말(4,211억원)대비 증가했다. PF익스포저는 대출자산의 20.3%, 자기자본대비 180.7%에 달한다. 특히 브릿지론이 1,966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01.1%에 달해 부담요인으로 지목됐다.  

◇ 부동산PF 리스크 우려 지속 

한기평 측은 “당분간 고금리 환경 하에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본PF+브릿지론’ 익스포저의 부실화 위험이 제반 재무건전성 지표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건전성 추이와 자기자본 대비 비중 등에 대해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기평은 저축은행업권의 부동산PF 건전성 저하가 현재까진 본격화되지 않았다고 봤다. 한기평 측은 지난 4일 발표한 ‘저축은행업 정기평가 결과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과 부동산금융에 대한 정부와 금융당국의 광범위한 지원책, 개별 저축은행의 느슨한 부실인식 기준 등이 부동산금융 부문의 부실이 조기에 드러나는 것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기평은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이후엔 부동산PF 건전성 저하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기평 측은 “PF 익스포저의 부실 및 손실 인식이 지연됨에 따라 부동산PF 익스포저가 향후 저축은행의 재무건전성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조기에 부동산 PF 익스포저 부실을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손실 처리한 저축은행의 경우 재무건전성 회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기평은 하반기 저축은행업계의 사업환경 전망은 ‘비우호적’, 실적 전망은 ‘저하’로 제시했다. 고금리 및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조달 및 운용 측면에서 부침이 예상되는 가운데 개인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부동산PF 대출 등 사업 전반에서 수익성 저하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키움저축은행 경영진의 어깨도 무거운 전망이다. 키움저축은행은 키움증권의 저축은행 자회사 중 한 곳이다.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임경호 대표가 키움저축은행의 대표로 선임됐다. 임경호 대표는 2016년부터 키움예스저축은행 대표로 있다가 올해 초 키움저축은행의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한편 키움증권의 자회사인 키움예스저축은행의 신용등급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기평은 최근 키움예스저축은행 신용등급을 BBB+(부정적)로 신규 평가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저축은행업 정기평가 결과 및 하반기 전망 
2023. 07.04 한국기업평가
키움저축은행 등급 전망 변경 보고서 
2023. 06. 12 한국기업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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