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 픽사베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전체 가계대출 규모를 끌어올렸다. 

◇ 지난달 주담대 7조원 증가… 가계대출 역대 최대치 경신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3년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전달보다 5조9,000억원 증가한 1,062조3,000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증가폭은 2021년 9월(6조4,000억원)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치다. 

앞서 은행권 가계대출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1월 4조6,755억원, 2월 2조7,561억원, 3월 7,109억원 순으로 감소세를 보였던 바 있다. 그러다 지난 4월부터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확대된 영향이 가장 컸다.  지난달 주담대는 전달보다 7조원 증가한 814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2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주담대는 지난 3월부터 4개월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위축됐던 주택 매매거래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택 구입 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 측은 지난달 주담대 증가와 관련해 “주택구입 관련 자금수요 확대, 입주물량 증가, 전세자금대출 증가 전환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월 1만9,000호에서 △2월 3만2,000호 △3월 3만5,000호 △4월 3만4,000호 △5월 3만7,000호 순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은 지난달 1,000억원 증가하며 8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세자금대출은 올해 2월 2조5,000억원이 줄어든 후 △3월 -2조3,000억원 △4월 -1조7,000억원 △5월 -6,000억원 순으로 감소폭을 줄여오다 지난달 상승했다.

이 외에 기타대출은 감소세가 지속됐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은 지난달 1조1,000억원 감소한 246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타대출은 19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5월엔 여행 및 가정의 달 소비 등으로 자금 수요가 확대되면서 기타대출잔출 감소폭이 500억원에 그쳤지만 지난달 다시 크게 확대됐다. 한국은행 측은 “계절적 요인이 달라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한국은행 기준금리 4연속 동결… 가계부채 대응책 고심

이처럼 가계대출규모가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한국은행은 13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2월과 4월, 5월에 이은 네 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계대출과 관련해 “이번 회의에서 여러 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했다”며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난다면 우리 경제의 큰 불안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가계부채는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단기적으로 조정하면 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새마을금고 사태를 일례로 들었다. 

이 총재는 가계 부채 대응을 위해선 미시적 정책과 거시적 정책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봤다. 우선 부동산 연착륙을 위해 자금 흐름에 물꼬를 트는 미시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줄이는 방식과 같은 거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시장 불안을 최소화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가계부채 하락세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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