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악화에도 지난해 실적 양호… 올 1분기 실적은 제자리 머물러
‘2023년 건설사업자간 상호협력평가’ 대상 건설사 중 최하위 점수 기록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유지한 서희건설이 올 1분기 실적은 제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유지한 서희건설이 올 1분기 실적은 제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시공능력평가순위 21위 중견건설사 서희건설이 올해 전년 대비 더 나은 실적을 보일 수 있을 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희건설은 최근 3년간 외형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지난해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경기 악화로 타 건설사들의 영업실적이 급감할 때 영업실적 하락폭은 미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타 건설사 대비 낮은 부채율을 기록하면서 올해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고, 국토부가 최근 발표한 ‘2023년 건설사업자간 상호협력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으면서 일각에서는 ‘실적 낙관론’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지난해 실적 타 건설사와 비교해 ‘양호’

최근 3년간 연결기준 서희건설의 매출은 1조2,783억원(2020년), 1조3,300억원(2021년), 1조4,377억원(2022년)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영업이익은 2020년 1,744억원에서 2021년 2,068억원으로 올랐고 특히 금리인상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됐던 지난해에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영업이익 2,06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다수 중견건설사들의 실적이 급감한 것과 비교해 양호한 실적을 보이면서 서희건설은 업계의 시선을 끌었다.

영업이익 감소폭이 작아서인지 이 시기 영업이익률도 13.7%, 15.6%, 14.3%로 변동폭이 크지 않았다.

다만 순이익은 같은 시기 1,275억원, 1,373억원, 1,001억원으로 집계되면서 하락 규모가 영업이익에 비해 커 아쉬움을 남겼다.

부채비율 또한 점점 개선됐다. 2020년 132.5%를 기록한 부채비율은 2021년 128.0%, 2022년 113.8%로 서서히 줄었다. 건설업계 부채비율이 통상 200%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다.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은 2020년 1,696억원, 2021년 1,778억원, 2022년 2,677억원으로 해매다 늘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0년 2,361억원에서 2021년 2,856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지난해에는 1,511억원으로 전년 대비 47.09% 감소했다.

◇ 1분기 실적 1년 전 수준에 머물러

지난해 양호한 성적을 거두면서 업계는 서희건설이 올 1분기 실적 개선을 무난히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서희건설의 올 1분기 실적은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매출은 작년 1분기 3,363억원보다 200억원 가량 줄어든 3,111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493억원에 비해 약 3억원 감소한 490억원을 기록했다. 단 순이익은 286억원에서 488억원으로 약 200억원 정도 불어났다.  

1분기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은 1,673억원으로 전년 동기 2,677억원에 비해 1,000억원 가량 급감했고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84억원에서(작년 1분기) -138억원(올 1분기)을 기록하면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올 1분기 회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음에 따라 일각에서는 서희건설의 실적이 큰 폭으로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 양호한 실적과 달리 하도급업체와의 상생 ‘최하’

타 건설사 대비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서희건설이지만 올해 하도급업체와의 상생 협력이 가장 부진한 건설사로 꼽히면서 오명을 쌓게 됐다.

지난 6월 30일 국토교통부는 ‘2023년 건설사업자간 상호협력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국토부가 매해 발표하는 ‘건설사업자간 상호협력평가’는 종합·전문 건설사업자인 원청 건설사와 하도급·협력업체 간 상생 여부 및 수준 등을 파악하고자 도입한 평가 제도다. 

국토부는 매년 대한건설협회와 함께 시공능력평가액 6,000억원 이상 중·대형건설사와 이외 소규모 건설사를 나눈 뒤 각 건설사와 하도급업체 간 상생 수준 등을 점수로 매긴다. 점수가 낮을수록 상생 수준이 떨어지는 건설사로 평가된다.

‘건설사업자간 상호협력평가’에서는 △공동도급실적 △하도급실적 △협력사 육성(하도급대금 지급 등) △하도급·부당거래·부실시공 관련 제재 여부 등 신인도 등의 항목을 측정하게 된다.   

올해 건설사업자간 상호협력평가에서 서희건설은 최하위인 ‘60점 이상~70점 미만 구간’에 속하는 점수를 받았다. 이는 서희건설의 상생 노력이 미흡했다는 것을 뜻한다. ‘60점 이상~70점 미만 구간’에 속한 건설사는 평가대상 건설사 54개 중 서희건설이 유일했다.

서희건설은 앞서 지난 2021년과 2022년 평가에서 각각 ‘70점 이상‘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올해 평가에서 서희건설이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하도급업체와의 분쟁이 잦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2022년 10월 하도급업체 A사는 공정거래위원회 건설하도급분쟁조정위원회에 서희건설을 상대로 한 하도급분쟁 조정 신청을 접수한 바 있다. 당시 A사는 서희건설이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비, 공사지연에 따른 관리비 등 총 28억5,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사위크>는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한 전략 및 하도급 업체와의 상생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서희건설 측에 여러차례 문의했다. 그러나 서희건설 측은 “담당자가 부재 중으로 전달 후 회신하겠다”고 한 이후 답변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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