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를 시작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 가운데 우리금융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나금융·우리금융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를 시작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 가운데 우리금융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나금융·우리금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부문 강화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핵심 과제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내세웠던 하나금융그룹이 인수합병(M&A) 행보를 본격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최근 KDB생명 인수전에 뛰어들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그룹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M&A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됐으나 아직은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KDB생명 품는 하나금융… M&A 본격화

하나금융은 KDB생명 인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M&A 행보에 나섰다. 하나금융은 지난 13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 대상은 KCV PEF는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다. KCV PEF는 지난 2010년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함께 설립한 사모펀드다. 하나금융은 6~7주일 가량 본실사를 한 뒤 산업은행 측과 가격 및 조건을 협상할 계획이다.

이러한 M&A 행보는 올해 초부터 예고됐던 부분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함영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가장 첫 번째로 언급한 ‘보험 부문’부터 강화에 나섰다. 하나금융은 생명보험사(하나생명)를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하나생명은 자산총액 6조원대로 생보사 중 업계 17위의 지위를 갖고 있다. 

KDB생명의 자산총액은 17조원대로 업계 11위 수준이다.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해 하나생명과 합병시킨다면 생보 자회사의 자산순위는 10위권 내로 오를 수 있다. 다만 KDB생명 인수 시 재무구조 및 자본적정성 안정화를 위한 추가 자본 확충에 부담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부담을 딛고 인수 시너지를 얼마나 확대할 수 있느냐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하나금융이 M&A에 시동을 걸면서 우리금융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2019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은 현재 비은행 부문 강화가 가장 절실한 곳이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 등의 자회사가 없다. 이에 올해 최우선 과제로 증권과 보험사 인수를 제시했다. 

◇ 우리금융 M&A 신중모드… 하반기 시동걸까

다만 아직까지 M&A 행보는 구체화되지 않는 모습이다. 증권사 매물을 적극 물색하고 있다는 얘기는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지만 구체적인 협상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매각설에 휘말렸던 증권사들도 손사래를 치면서 증권사 M&A 행보는 더욱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한 증권가 관계자는 “적절한 매물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여러 증권사들이 매각설에 휘말렸지만 모두 적극 부인했다. 올해 증시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각 증권사 대주주 입장에선 굳이 팔아야 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면서 보험사 인수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시장에선 롯데손해보험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조만간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3월 임종룡 회장 체제를 맞이한 우리금융은 상반기 내부 정비에 집중해왔다. 하반기엔 M&A 전략이 본격화될 지 주목된다. 

한편,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비은행 부문 강화 행보에도 꾸준히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른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편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 중 비은행 비중은 40.9%, 37.0% 수준이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 실적 기여도가 16.8%, 우리금융이 10.7%에 그치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사정이 낫다.  다만 이자수익 의존 비중이 여전히 높은데다 시장 변동성 대응을 위해선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가 꾸준한 숙제로 지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