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씨앤이가 정선골재그룹에 쌍용레미콘을 매각했다. / 뉴시스
쌍용씨앤이가 정선골재그룹에 쌍용레미콘을 매각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쌍용C&E(쌍용씨앤이)가 쌍용레미콘을 정선골재그룹에 매각한다.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해온 쌍용씨앤이가 20% 안팎의 비중을 차지해온 주요사업을 정리하는 결단을 내린 모습이다. 쌍용씨앤이의 이 같은 결단은 레미콘 업계에 상당한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으로 보여 더욱 눈길을 끈다.

◇ 존재감 확 커진 ‘알짜’ 정선골재그룹 

쌍용씨앤이는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쌍용레미콘 주식 및 관련 부동산 매각을 결정하고 ‘유형자산 처분 결정’과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 결정’ 등 2건을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쌍용씨앤이는 100% 자회사였던 쌍용레미콘 주식 1,306만8,523주(지분 기준 76.8%)를 1,806억원에, 쌍용레미콘에 임대해온 토지 및 건물을 2,05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번 매각 계약엔 나머지 주식을 3년 이내에 추가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도 포함돼있어 최종 매각대금은 최대 4,40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거래 상대는 정선골재그룹의 계열사인 장원레미콘이다. 정선골재그룹은 유진기업이나 삼표산업 등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낮고 규모도 작지만, 업계 내에서 알짜로 평가된다. 

쌍용씨앤이의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는 올해 들어 쌍용레미콘 매각을 본격 추진하고 나선 바 있다. 매각 추진 배경으로는 우선 업황 변화가 꼽혔다. 쌍용레미콘은 쌍용씨앤이의 연결기준 매출에서 20% 안팎의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해왔지만, 최근 건설경기 부진과 원자재 가격 인상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레미콘 업계 전반에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 다른 배경은 쌍용씨앤이 차원의 체질개선이다. 쌍용씨앤이는 지난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종합환경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는 등 시멘트·레미콘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년여 간 환경부문 중간지주사 구조를 마련하고 사업포트폴리오를 확충·정비하기도 했다. 쌍용씨앤이는 쌍용레미콘 매각을 통해 확보하게 될 최대 4,400억원대 자금도 환경사업 중심으로의 체질개선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쌍용씨앤이의 이 같은 쌍용레미콘 매각은 거래 상대인 정선골재그룹은 물론 국내 레미콘 업계 전반에 상당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전망이다.

정선골재그룹은 그동안 다소 독특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사업을 영위해왔다. 하나의 계열사가 여러 공장을 운영하며 수직 또는 수평 형태의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대다수 기업들과 달리, 공장별로 법인화한 계열사들을 구용회 회장이 직접 개별적으로 지배해왔다. 이는 각 계열사들의 중소기업 지위 유지를 통해 관급공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으로 풀이되며, 실제 관급공사 비중이 높다.

이목을 집중시키는 건 쌍용레미콘 인수 이후 행보다. 기존 방식대로 공장별로 분리할지, 쌍용레미콘 인수를 계기로 사업 및 지배구조를 전면 개편해 중견기업 또는 대기업의 위용을 갖추게 될지 주목된다.

뿐만 아니라 정선골재그룹은 쌍용레미콘 인수를 통해 단숨에 삼표산업을 제치고 업계 2위권으로 도약하는 한편, 업계 1위인 유진기업까지 위협하게 됐다. 레미콘 업계가 큰 폭의 지각변동을 맞게 된 셈이다. 이는 업황과 맞물려 경쟁 심화 등 업계에 민감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안이다.

체질개선을 위해 결단을 내린 쌍용씨앤이와, 존재감을 키우며 세간의 주목을 끌게 된 정선골재그룹, 그리고 지각변동을 맞게 된 레미콘 업계가 각각 어떤 행보를 이어가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쌍용씨앤이 ‘유형자산 처분 결정’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728800890
2023. 7. 28.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쌍용씨앤이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결정’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728800891
2023. 7. 28.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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