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생명과학·화학과 연구팀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입자’ 개발

KAIST연구팀은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입자(Anti-inflammatory Glycocalyx-mimicking nanoparticles)’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게티이미지뱅크
KAIST연구팀은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입자(Anti-inflammatory Glycocalyx-mimicking nanoparticles)’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위장관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은 심각한 복통과 설사 등을 유발해 오랜 시간 환자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는 질병이다. 흔히 ‘크론병’이라 불리는 장 질환도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만성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신형 약물 개발에 성공했다. 전상용 KAIST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화학과 이희승 교수팀과 공동으로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입자(Anti-inflammatory Glycocalyx-mimicking nanoparticles)’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KAIST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는 장내 당질층을 모사한 탄수화물 나노입자에 ‘빌리루빈’을 결합한 것이다. 빌리루빈은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색소로, 생체 내 항산화 및 항염증 역할을 한다.

세포막은 다양한 형태의 당 사슬 집합체인 ‘당질층(glycocalyx)’으로 둘러싸인 구조다. 이 당질층은 우리 몸과 음식에 존재하는 탄수화물 속 당 성분과 선택적 결합을 한다. 이때 염증성 장 질환 환자의 경우, 이 세포막이 정상인과는 다른 구조를 갖는다.

염증성 장 질환 치료용 나노입자 개발 및 원리 모식도./ KAIST
염증성 장 질환 치료용 나노입자 개발 및 원리 모식도./ KAIST

이런 일반인과 환자의 당질층 구조 차이에 착안, 연구팀은 자연에 존재하는 탄수화물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다섯 가지의 당들을 조합해 수십가지의 인공 탄수화물(glycopolymers) 후보군들을 합성했다. 그 다음, 빌리루빈 생리활성 물질을 결합해 당질층에 합성할 수 있는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입자후보군들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나노입자를 염증성 장 질환 생쥐모델에서 직접 경구 투여한 결과, 생쥐의 대장염 증상이 크게 줄어듦을 확인했다.

전상용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당질층 표적형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입자 플랫폼 기술은 그간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던 만성 염증성 장 질환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염증성 장 질환 외에도 다양한 염증 질환들의 치료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온라인판에 6월 13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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