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한솔제지가 올해 들어 부진한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환율 효과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부진한 실적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엔 반등 발판을 마련할 지 주목된다.

◇ 수요 감소·경쟁심화로 상반기 실적 뚝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솔제지의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3.3% 하락한 15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281억원으로 17.3% 줄고 순이익은 69억원으로 81.4% 감소했다. 별도기준 2분기 매출액은 4,989억원, 영업이익은 15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9%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74.9% 줄었다. 

상반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890억원, 영업이익은 23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줄고 영업이익은 71.8% 감소했다.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한솔제지는 상반기 연결기준 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별도기준 상반기 영업이익은 127억원, 순손실은 8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14.5%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낸 바 있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율 효과 △해외 수출부문에서 감열지 판매량 증가 △해상 운임 인하 효과 등이 반영된 영향이다. 

다만 올해 들어선 실적이 급격히 뒷걸음질치고 있는 모양새다. 환율효과가 축소된 가운데 실물경기 침체 따른 제지 수요 감소, 경쟁사 증설 물량에 따른 가격 경쟁 심화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됐다. 

김민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4일 리포트를 통해 “한솔제지 2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추정치 대비 큰 폭으로 하회했다”며 “산업용지 부문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수출용 산업용지 부문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해 제품가격이 하락했고 이는 한솔제지의 1분기 수출용 산업용지 부문 적자를 야기했다”고 덧붙였다. 

◇ 올해도 중간배당 실시… 투심 살아날까  

교보증권은 이날 경기침체 우려로 제지 수요 개선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솔제지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9,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낮췄다. 투자 의견은 ‘매수’로 유지했다.

한솔제지의 주가는 올해 업황 악화와 실적 부진 흐름과 맞물려 약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9월 19일 장중 한때 1만7,550원 선까지 오르며 고점을 찍었던 주가는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올해 7월 26일엔 장중 한때 9,690원까지 떨어졌다. 최근엔 1만원대 초반 선까지 회복했으나 지난해 9월 장중 고점 대비로는 40% 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한솔제지는 지난 8일 중간배당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한솔제지는 보통주 1주당 2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배당금 총액은 47억5,564만원이다. 배당기준일은 9월 30일이며, 배당금지급 예정일자는 10월 20일이다. 

한솔제지는 2017년부터 중간배당을 매년 실시해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크게 감소세를 보였음에도 중간배당 정책을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주주환원정책이 위축된 투자심리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증권가에선 하반기엔 한솔제지의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민철 연구원은 “산업용지 경쟁사의 재무구조 악화에 따라 경쟁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장항공장 가동률 정상화 및 사고보상 일부 환입도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한 “SCFI 지수 하락 및 펄프, 고지 가격 하락 등 비용 감소가 3분기부터 온기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