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공급 부족으로 상승한 닭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육용계 종란을 수입했다. / 뉴시스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공급 부족으로 상승한 닭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육용계 종란을 수입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삼복 기간을 거치면서 닭고기 소비자가격은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나섰지만, 관련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소비자가격이 오르는 동안 오히려 산지 가격은 하락했기 때문이다.

◇ 17일부터 네덜란드산 종란 약 500만개 수입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최근 공급 부족으로 상승한 닭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육용계 종란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종란은 17일 국내에 도착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7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산란계 종란을 수입한 적은 있지만 육용 실용계 종란을 수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7월 기준 육계 공급은 6,728만마리로 전년대비 6.2% 감소했다. 농업관측센터는 육계 관측보를 통해 8월은 공급량이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육계 병아리 입식 마릿수가 감소해 육성률이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7월 중순 집중호우로 인해 76만마리가 넘는 육계가 폐사했기 때문이다.

이에 도매가격과 소비자가격도 각각 전년과 비교해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7월 도매가격은 4,098원/kg이다. 이는 전년대비 9.3% 오른 수준이다. 소비자가격도 6,352원/kg으로 전년도 같은 달과 비교해 12.0% 높다.

7월 있었던 초복과 중복으로 인해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던 닭고기 가격은 8월 말복을 지나면서 소폭 안정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평균 소비자가격은 6,113원/kg이다. 여전히 전년도 5,611원/kg보다 높은 수준이다.

◇ 우려 제기하는 업계… 왜?

식품 당국은 최근 닭고기 가격이 높은 이유에 대해 “생산비 상승으로 계열화사업자가 사육규모를 전반적으로 줄인데다가 종계의 생산성이 떨어져 육계 공급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고 풀이했다.

이에 지난 4월 말 정부는 닭고기 수급조절협의회를 개최하고 계열화사업자에게 병아리 입식을 3~5% 확대해달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또한 육용종계의 종란 생산 기한에 대한 제한을 해제해 국내 공급능력을 확대했다. 여기에 상반기 6만톤의 할당관세도 시행했다. 국내 공급량에 수입 물량까지 더해 소비자가격을 안정시키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업계의 시선은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가금업계의 성수기라고 알려진 삼복 기간에 농가가 받는 산지시세는 오히려 하락했기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육계의 산지시세는 지난 1일 기준 kg당 1,900원대 후반을 기록했다. 이는 7월 중순과 비교해 300원가량, 6월과 비교해서는 600원가량 낮은 가격대다.

지난해 대내외적 상황으로 사료값 등 생산비가 증가했다. 그러나 닭이 가장 잘 팔리는 삼복 기간 산지 가격은 하락했다. 여기에 할당관세 추진 등으로 수입 닭고기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자 업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육계협회는 이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해결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7월에도 육계 계열화사업자의 추가 입식을 독려하고 삼계 입식도 확대한 바 있다. 올해 7월 삼계 도축수는 2,899만마리로 전년(2,624마리)과 비교해 10.5% 늘어났다. 또한 할당관세도 3만톤 추가해 수입 닭고기 공급도 확대했다.

그러나 육계 공급 부족은 지속됐다. 이에 지난 16일 육용계 종란 수입이 추진된 것이다. 농식품부는 하림과 동우팜투테이블 등을 통해 네덜란드산 종란을 17일부터 500만개 정도를 수입해 부화된 400여만마리의 병아리를 농가에 공급한다.

사육 기간을 감안하면 10월부터 육계가 시중에 공급될 예정이다. 여기에 국내 병아리 가격과 종란 수입 후 부화한 병아리 생산원가 간 차액 일부를 보조할 계획이다. 정부의 이번 결정이 닭고기 공급 안정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2023년 8월 호 - 육계
2023. 07. 25. 농업관측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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