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로펌에 재취업하는 금융감독원 퇴직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3년간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긴 금융감독원 퇴직자는 1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대형 로펌에 재취업하는 금융감독원 퇴직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3년간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긴 금융감독원 퇴직자는 1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대형 로펌에 재취업하는 금융감독원 퇴직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3년간 취업심사를 거쳐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긴 금융감독원 퇴직자는 1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최근 3년간 금감원 퇴직자 로펌행 급증… 재취업 1위 김앤장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6월까지 금감원 퇴직자는 793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07명은 재취업을 위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받아 190명이 승인을 받았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금감원 4급 이상 직원들은 퇴직 전 5년 동안 일했던 부서나 기관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관으로의 재취업이 3년간 제한된다. 다만 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퇴직 전 5년간 담당한 업무와 재취업하려는 기관에서 맡는 업무 간 관련성이 없다는 확인을 받거나 취업승인을 받은 때에는 취업할 수 있다.

재취업을 위해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받은 금감원 퇴직자는 2013년 2명, 2014년 3명에 불과했지만 2015년 16명, 2016년 25명 순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2017년엔 4명으로 줄었다가 △2018년 10명 △2019년 12명 △2021년 40명 △2022년 35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는 28명에 달했다. 

금감원 퇴직자들이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거쳐 가장 많이 재취업한 곳은 금융권이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거쳐 재취업한 금감원 퇴직자 대부분은 카드, 증권, 보험, 저축은행, 자산운용사 등에 재취업했다.

다만 개별 회사로 보면 대형 로펌 재취업 사례가 눈에 띄었다. 최근 10년간 금감원 퇴직자가 심사를 거쳐 가장 많이 재취업한 곳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나타났다. 김앤장 재취업 사례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없다가 2020년부터 최근 3년간 급증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총 11명의 퇴직자가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거쳐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재취업했다. 

이 외에 최근 10년간 △법무법인 광장 8명 △법무법인 태평양 4명 △법무법인 율촌 4명 등 대형 로펌으로의 금감원 퇴직자의 재취업 사례가 확인됐다.

금감원 출신의 대형 로펌 재취업은 2020년부터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집중적인 재취업이 이뤄졌다. 금감원 출신 로펌행이 잇따르고 있는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일고 있다. 업계에선 최근 몇 년간 각종 금융사고는 물론, 금감원과 금융사가 소송전을 벌이는 일까지 잦아지고 있는 데서 원인을 찾고 있다. 대형 로펌들이 증가하는 금융 분쟁 관련 법률 자문을 대비해 금감원 출신 인력을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금감원 퇴직자들의 ‘대형 로펌행’을 바라보는 시선은 마냥 곱지 못한 실정이다. 전관예우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은 최근 몇년간 금감원을 포함해 다수의 경제부처 출신들을 적극 영입해왔다. 지난해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김앤장에 대한 경제부처 관료 이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세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주요 6개 경제부처에서 김앤장으로 이직한 전관의 수는 100명이다.

부처별 김앤장 이직자 수는 금감원(30명)이 가장 많았고, 이어 국세청(24명), 한국은행(17명), 공정거래위원회(14명), 기획재정부(10명), 금융위원회(5명) 순이었다.

이들의 연봉은 김앤장 이직 후 크게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관 100명이 경제부처에서 퇴직할 당시 평균 연봉은 6,707만원이었다. 그러나 김앤장으로 이직한 후 이들의 연봉은 평균 2억9,700만원(2021년 말 기준)으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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