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연미선 기자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담배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주로 소비자들을 편의점으로 유인하기 위해 사용됐던 담배. 최근에 이러한 변화가 감지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 CU 담배 매출 비중 37.1%… 역대 최저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의 이번 상반기 매출 중 담배 매출이 37.1%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GF리테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담배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0년 40.8% 수준이었다가 △(2021년) 39.5% △(2022년) 37.8% 등 지속 감소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5년간 흡연율은 △(2017년) 22.3% △(2018년) 22.4% △(2019년) 21.5% △(2020년) 20.6% △(2021년) 19.3% 등으로 감소세에 있다. 그러나 흡연율은 편의점에서의 담배 매출 비중을 설명하긴 어려워 보인다. 전체 편의점 매출에서 담배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고 해서 담배 매출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단순 계산으로 편의점 연간 매출에서 담배 매출을 계산하면 △(2020년) 2조5,164억원 △(2021년) 2조6,710억원 △(2022년) 2조8,644억원 등 늘어나는 추세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는 1조4,544억원으로 추산된다.

또한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에 따르면 담배판매량은 등락을 반복해오다가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담배판매량은 지난 2014년 담배소비세가 오른 직후 크게 줄어들었다가 점차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2018년 34억7,000만갑 이후 △(2019년) 34억5,000만갑 △(2020년) 35억9,000만갑 △(2021년) 35억9,000만갑 등을 거쳐 지난해에는 36억3,000만갑이 팔렸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시작됐던 2020년부터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는 이에 대해 코로나19 동안 해외여행이 급감하면서 면세 담배 수요가 국내 담배판매량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 매출 견인하는 ‘간편식’과 ‘신선식품’

올해 상반기 편의점 CU 매출 중 담배 비중은 역대 최저라고 알려진다. 다른 편의점업태의 경우 담배 매출 비중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관련 업계선 이들 역시 CU와 비슷한 추이를 보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반적인 담배판매량과 관계가 없다면 매출에서의 담배 비중이 줄어드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업계서는 이에 대해 과거에는 소비자들을 편의점으로 유인하기 위한 상품으로 담배를 내놓았다면, 최근에는 이것이 가정간편식(HMR)이나 디저트류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편의점 CU 관계자는 23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편의점 매출을 구성하는 상품군에는 식품이나 비식품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최근 일반 식품 중에 HMR이나 간편식품, 신선식품(프레시푸드) 쪽에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면서 “식품 쪽에서 매출을 견인하면서 담배 매출 비중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BGF리테일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편의점 매출 중 식품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상반기 12.9%에서 올해 상반기 13.3%까지 증가했다. 가공식품류는 같은 기간 41.4%에서 43.9%까지 커졌다.

이어 “과거에는 담배가 편의점 미끼 상품으로 사용되면서 소비자들을 유입하는 효과가 있었다”면서 “최근에는 차별화 상품들을 소비자들이 구매하기도 하고 자발적으로 바이럴을 하는 것들이 생겨서 (기업 입장에서도) 식품 쪽을 계속해서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상품 매출이 늘고 객수가 증가하면 결과적으로 점포 수 증가로 이어져 선순환의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차별화 제품은 상품군에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다”면서 “빵 종류나 디저트, 가공식품에 이어 최근에는 주류까지도 점차 확대하는 방식의 전략을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