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레니우스 회장 방한, 탈탄소·전동화 계획 발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4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올-일렉트릭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해 벤츠의 비전을 발표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4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올-일렉트릭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해 벤츠의 비전을 발표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시사위크|장충동=제갈민 기자  “메르세데스-벤츠는 한국 기업과 협력을 늘리고 한국 시장에 자체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려 한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이사회 의장(회장)은 24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올 일렉트릭 쇼케이스(전동화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또한 벤츠의 탄소 중립(탈탄소)과 전동화 계획 및 비전을 발표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벤츠는 한국에서 지난 20년간 성장을 거듭했다”며 “또한 한국에는 벤츠에 부품을 공급하는 수백 개의 협력사가 있고, 현재 판매 중인 모든 벤츠 차량에 한국산 부품이 사용되고 있으며 한국적인 요소가 반영되는 만큼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벤츠의 제품 생산에 있어 한국 부품업체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을 강조한 대목이다. 또 전동화 전환을 맞아 배터리 등 전기차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부품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전날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만나 배터리 사업 협력 등을 논의했으며 이날 또 다른 기업과의 면담이 예정돼 있다.

한국 시장은 전 세계에서 벤츠가 4번째로 많이 판매되는 시장이면서, 마이바흐 브랜드는 전 세계 2위 판매 국가로 벤츠 본사에서 관심을 가지는 시장 중 하나다. 사진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가운데)와 EVA2 플랫폼 탑재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4종(좌측부터 EQE SUV, EQE, EQS, EQS SUV).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한국 시장은 전 세계에서 벤츠가 4번째로 많이 판매되는 시장이면서, 마이바흐 브랜드는 전 세계 2위 판매 국가로 벤츠 본사에서 관심을 가지는 시장 중 하나다. 사진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가운데)와 EVA2 플랫폼 탑재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4종(좌측부터 EQE SUV, EQE, EQS, EQS SUV).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벤츠가 한국 시장에 관심이 크고 집중하는 이유는 판매량이 전 세계에서 중국·미국·독일 3개국에 이어 4번째로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한국 시장에서 수입차 업계에서 처음으로 단일 브랜드 연간 8만대 판매(8만976대)를 달성했다. 지난해 벤츠 코리아 매출은 7조5,351억원을 기록해 한국 진출 후 처음으로 연간 매출 7조원을 돌파했다. 또한 한국은 벤츠의 럭셔리 브랜드 마이바흐 브랜드 모델은 전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이 판매되는 시장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한국 시장에 전기차 충전 시설을 구축하는 등 구체적인 인프라 계획도 설명했다. 벤츠는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 고출력 충전 네트워크(HPC)를 1만기까지 늘릴 예정이다. 여기에는 한국도 포함됐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한국에도 고출력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해 공공과 가정에서 충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벤츠가 고출력 충전 네트워크를 한국에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계에서 화두인 탄소 중립과 관련해서도 벤츠는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500억 달러(약 66조원)를 지속가능성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친환경 차량을 저탄소 공법으로 제작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벤츠는 2039년까지 기술 개발부터 원자재 수급, 차량 생산, 서비스 등 모든 부분에서 탄소 제로(0)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앰비션 2039’를 추진하고 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벤츠는 파리 협정이 체결되기 약 10년 전부터 이러한 구상을 준비해왔다”며 “2030년부턴 모든 차량을 전기차만으로 출시할 수 있을 만큼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다만 2030년부터 모든 차량을 전기차만 생산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가 2030년까지 전기차, 전동화를 100% 구축한다는 것은 무조건 전기차만 생산한다는 게 아니라 시장의 환경과 변화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얘기다”며 “100% 전동화를 이뤄낼 수 있는 환경 등이 조성되지 않은 경우(준비가 안 된 경우)에는 저공해 하이테크 모델도 선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에 생산기지 설립 등과 관련한 투자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 브랜드(벤츠)처럼 프리미엄·럭셔리 모델을 출시하는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다른 업체에 비해) 생산 규모가 크지 않다”며 “한국에서 생산기지 구축을 고려하지 않을 이유는 없지만, 이를 검토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수요가 더욱 늘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벤츠 코리아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EQS SUV를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이 차량은 1회 예상 충전 주행거리가 600㎞에 달한다. 최대 출력 484㎾와 최대 토크 950Nm의 주행 성능을 갖췄다. 차체 크기는 △전장(길이) 5,125㎜ △전폭(너비) 2,034㎜ △전고(높이) 1,721㎜ △휠베이스(축간거리) 3,21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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