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연구팀, 합성곱 신경망 기반 ‘DeepGT’ 플랫폼 개발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팀이 개발한 AI플랫폼 'DeepGT'의 원리./ 광주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팀이 개발한 AI플랫폼 'DeepGT'의 원리./ 광주과학기술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국내 연구진이 체내 바이러스 양을 체중계로 재듯 측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AI)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정확하고 신속한 감염 여부 검사가 가능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산 방지 및 치료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송영민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팀은 바이러스 크기의 바이오 입자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량화할 수 있는 AI플랫폼(DeepGT) 개발에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전해곤 GIST AI대학원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방역과 재확산 방지를 위해선 초기 대응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선 효과적인 신종 바이러스 진단과 감염 단계 및 심각성 정도 확인이 가능한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GIST 연구진은 매우 작은 크기의 바이러스의 정량적 측정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다. 

이때 연구팀이 주목한 기술은 ‘합성곱 신경망(CNN)’ 기반 AI모델이었다. 합성곱 신경망은 이는 이미지 데이터 학습 및 인식에 특화된 딥러닝 알고리즘이다. 데이터 입력과 출력 과정에 ‘필터링 기법’이 적용돼, 각 데이터들이 연산 처리에 적합하도록 AI를 자동 학습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합성곱 신경망 기반 AI모델에 다양한 구조로 뭉쳐진 바이오 입자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학습 데이터는 광학현미경을 통해 얻은 나노미터(㎚) 크기의 바이오 입자 사진과 상응하는 전자 현미경 사진들을 통해 재구성한 밀도도 데이터다. 그 다음, 이를 기반으로 ‘DeepGT 플랫폼’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DeepGT를 활용해 나노미터 크기 입자들을 감지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DeepGT에 적용된 AI는 바이오 입자들의 직관적인 색 변화를 통해 입자 감지에 성공했다. 또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입자 개수도 정확히 예측해냈다. 

정확한 바이오 입자 정량화뿐만 아니라 간편함도 DeepGT의 장점이다. 분자진단에 사용되는 유전자 증폭 및 표지(Labeling) 등과 같은 복잡한 표본 처리 과정 없기 때문이다. 항원-항체 반응 데이터만 있으면 바이오 입자 정량화가 가능하다. 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측정 시 잡음이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전기화학적 방식의 단점도 극복했다. 이를 통해 신속하고 정확한 감지가 가능하다.

이처럼 DeepGT의 뛰어난 정량화 능력에는 ‘가이아 투르누아(GT·Gires-Tournois)’ 공진기의 역할도 컸다. 가이아 투르누아 공진기는 색 분산 스펙트럼을 생성하는 광학 공진 구조다. 박막들로만 구성돼, 복잡한 공정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완성된 가이아 투르누아 바이오센서로 100㎚ 직경의 바이오 입자 감지에 성공했다. 이를 촬영한 1596쌍의 광학 현미경 사진들을 합성곱 신경망에 학습시켜 DeepGT를 완성 시킨 것이다.

연구팀은 “DeeGP의 성능 검증 결과, 바이오 입자 두세 개로 이뤄져 관측하기 어려운 입자도 예측해냈다”며 “또한 여러 층의 복잡한 구조도 정확히 예측하며 138 pg/ml라는 매우 낮은 감지한계(Limit of Detection)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해곤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AI기술을 포토닉스 분야에 적용해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융합연구 성과를 낳은 사례”라며 “두 분야 사이의 학문적 장벽을 허물기 위한 연구진의 노력이 있었기에 포토닉스 센서에서 측정된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설계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송영민 교수는 “AI 딥러닝과 포토닉스라는 전혀 다른 두 학문의 학제 간 연구를 통해 기존 바이러스 센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선명하고 정확한 바이러스 관찰이 가능해졌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매우 중요한 기술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투데이(Nano Today)’에 지난 25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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