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23)’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양한 스마트홈 기술을 선보이며,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삼성전자
1일(현지시간)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23)’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양한 스마트홈 기술을 선보이며,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삼성전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23)’가 1일(현지시간) 막을 올렸다. 매년 9월 개최되는 IFA는 CES, MWC 등과 함께 ‘세계 5대 전자제품 박람회’로 불린다. IFA 운영진에 따르면, 올해는 150개국 2,000개 이상 기업과 18만명 이상의 바이어가 참여한다. 국내 역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174개사 기업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연구기관들도 참가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국내외 전시회 참가 기업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두 기업 다 ‘스마트홈 가전’ 기술을 중심으로 전시 컨셉을 잡아서다. 때문에 두 기업의 부스는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확연한 차이점도 확인 가능하다.

◇ 삼성, ‘의미 있게’ 연결된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

먼저 삼성전자의 이번 전시회 핵심 컨셉은 ‘의미 있는 연결(Connections that matter)’ 구현이다. 단순 기기간의 연결을 넘어, 환경(Planet), 사람(People), 미래(Possibility) 관점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연결하는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영국법인 지나 힐(Zeena Hill) 프로는 지난달 31일 행사 개막에 앞서 개최된 컨퍼런스에서 “삼성전자는 사람들이 더 많은 시간을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집안과 일상을 쉽게 관리하고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FA 2023 전시회 현장에 설치된 삼성전자 미디어 사파드./ 삼성전자 
IFA 2023 전시회 현장에 설치된 삼성전자 미디어 사파드./ 삼성전자 

이런 기조를 반영해 1일부터 삼성전자는 베를린 도심 주요장소에 ‘스마트싱스’ 프리미엄 체험존을 열었다.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스마트홈 사물인터넷 플랫폼이다. 집에 연결된 다양한 삼성전자 기기를 연결, 관리해준다. 또한 집 밖에서 모니터링과 제어가 가능해, 삼성전자 스마트홈 기술의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

각 체험존을 방문하는 이용자들은 △홈 컨트롤 △보안케어 시스템 △웰빙 등의 체험이 가능하다. ‘홈 컨트롤은’ 가전과 조명을 제어해 상황별로 맞춤형 집안 환경을 조성하거나 냉장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다. ‘보안케어시스템’을 사용하면 도어벨을 누른 사람을 확인하거나 ‘비스포크 제트 봇 AI’ 로봇청소기의 카메라로 집안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웰빙’ 기능은 스마트TV와 갤럭시 워치를 연동, 실시간 운동 지도 및 칼로리 소모량 관리를 가능하게 해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홈의 치명적 단점 중 하나인 보안 문제를 위한 솔루션 ‘삼성 녹스(Samsung Knox)’도 선보였다. 삼성 녹스는 모바일에서 TV에 이르기까지 모든 삼성전자 기기에 탑재된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중요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며, 해커의 공격으로부터 실시간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 밖에도 누구나 어려움 없이 편리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제품의 기능과 서비스 콘텐츠를 읽어주는 ‘토크백(TalkBack)’, 저시력자를 위해 사물의 윤곽선을 뚜렷하게 표현하는 ‘릴루미노 모드’ 등 이용자 접근성을 높일 다양한 스마트홈 기술도 공개됐다.

독일 베를린 시내 유로파 센터에 위치한 전자제품 판매점 자툰(Saturn)에서 스마트싱스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독일 베를린 시내 유로파 센터에 위치한 전자제품 판매점 자툰(Saturn)에서 스마트싱스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 LG전자, ‘고객 맞춤형’ 기술로 시장 공략 강화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기술이 ‘종합 선물형’이라면, LG전자는 ‘고객 맞춤형’에 가깝다. 그 중심엔 ‘LG 씽큐(ThinQ)’가 있다. LG 씽큐는 LG전자의 가전제품과 서비스를 아우르는 플랫폼 브랜드다. 앱 하나로 간편한 컨트롤,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 쇼핑까지 가능하다. 또한 AI기능이 탑재돼, 가전제품들의 상태 정보를 사전에 알려줄 수 있다.

LG전자는 ‘고객 취향을 반영한 초개인화 스마트 홈 가전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LG 씽큐 홈(ThinQ Home)’ 전시 공간에서 선보인 ‘LG UP가전 2.0’이 그것이다. ‘LG UP가전 2.0’은 제품 구매 순간부터 사용하는 내내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하게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LG전자는 전시 공간 곳곳에 LG 씽큐 체험존을 꾸며, 관람객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휴대폰이나 태블릿과 연동시킬 수 있도록 했다. 관람객은 LG 씽큐 앱에서 3단계 ‘라이프 패턴 분석’ 설문을 진행하면 나에게 딱 맞는 세탁코스, 냉장고 모드 등을 제안 받게 된다.

아울러 ‘LG 시그니처 빌라(Signature Villa)’ 전시 공간에서는 대용량 세탁기와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를 융합한 ‘세탁건조기’, 전원 외 모든 연결선을 없앤 세계 최초 무선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M’, 문을 열지 않고도 냉장고 내부를 볼 수 있는 ‘듀얼 인스타뷰 냉장고’ 등 혁신적인 LG 시그니처 스마트홈 가전 2세대 제품들이 대거 공개됐다.

LG전자가 선보인 LG 씽큐 체험존./ LG전자
LG전자가 선보인 LG 씽큐 체험존./ LG전자

◇ 스마트홈, 2030년 446조원 규모 예상

이처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홈 기술에 집중하는 이유는 글로벌 가전시장 영향력 강화 때문이다. 앞으로 IT가전 산업의 경쟁력은 곧 스마트홈 기술력과 직결 될 수 있어서다.  최근 가전 산업 트렌드는 AI, 사물인터넷(IoT)을 사용해 여러 전자기기를 연결해 사용하는 것인데, 이 모든 서비스를 한 곳에 모은 것이 스마트홈이다.

관련 산업 규모도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리서치(Fortune business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홈 시장은 올해 939억8,000만달러(약 124조원) 규모에서 오는 2030년 3,382억8,000만달러(약 446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연평균 20%를 넘는 성장률이다.

포춘비즈니스리서치는 “AI와 초고속 통신망, IoT기술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조명, 가전, 보안,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기능을 한데 묶은 스마트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홈 자동화 및 재택 수요 증가로 이전보다 더 많은 IT기업들이 스마트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에너지 절약 트렌드도 스마트홈 기술 수요 증진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밀리언인사이츠(Million insights)’는 스마트홈 에너지 관리 시스템 산업 규모가 2028년이면 244억7,000만달러(약 32조2,147억원)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시장 흐름에 맞춰, 이번 IFA 2023에서 전시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홈 기술에도 에너지 관련 기술이 대거 포함됐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스마트싱스 에너지’는 AI가 월별 전력 사용량을 예측해준다. 이를 통해 사전에 설정해 둔 목표 사용량에 도달하기 전 자동으로 절전 모드로 전환하는 ‘AI 절약 모드’ 사용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냉장고, 세탁기 등 비스포크 가전 9종과 TV에서 사용 가능하다. 서비스는 올해 전 세계 68개국으로 서비스가 확대될 예정이다.

LG전자도 에너지 기술을 집약한 주거 솔루션 ‘스마트코티지’ 등 홈 에너지 솔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소형 모듈러 주택 스마트코티지는 LG 씽큐 앱을 통해 가전과 냉난방공조(HVAC) 시스템, 에너지 저장 및 소비량 확인이 가능하다. 또 에너지 일부를 자체 생산하는 4킬로와트(kW)급 태양광 패널 지붕,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써마브이 모노블럭(Therma V Monobloc)’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다양한 기술이 탑재된 프리미엄 가전을 갖췄다.

밀리언인사이츠는 “스마트홈 산업은 우수한 제조회사, 에너지 효율성에 대한 인식 증가, 가처분 소득 증가, 에너지 비용 지출 감소에 대한 소비자의 성향 증가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연평균 15.5%의 시장 성장률을 보이며 스마트홈 에너지 관리 산업을 선도하는 주요 지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