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한국투자증권 계약직 투자상담사가 경남은행 내 대규모 횡령 사건과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 한국투자증권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한국투자증권 계약직 투자상담사가 경남은행 내 대규모 횡령 사건과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해당 투자상담사는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경남은행 직원 이씨와 공범으로 지목돼 구속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이번 사건이 자사 내부통제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나, 난처한 상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 계약직 투자상담사, 경남은행 횡령 사건 연루

법조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계약직 투자상담사인 황모 씨는 경남은행 직원 이씨와 공모해 약 617억 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달 31일 검찰에 구속됐다.

황씨는 2016년 8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부동산 시행사 직원을 사칭해 출금전표를 임의 작성하는 수법으로 이씨의 횡령 범죄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황씨는 금융감독원 조사가 개시되자 이씨가 사용하던 PC 1대를 지인에게 포맷하도록 하는 등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고교 동문으로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횡령금으로 서울 여의도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주식 투자로 수익을 챙긴 정황도 파악했다. 

검찰은 경남은행 직원 이씨의 횡령액이 최대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초 경남은행과 금감원이 파악한 이씨의 횡령 금액은 562억원 규모였지만 검찰 수사로 추가적인 횡령 정황이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달 2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계약직 투자상담사 직원이 이번 횡령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이번 사건이 자사 내부통제 문제와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횡령 사건은 경남은행 직원에 의한 발생한 건”이라며 “이씨가 친분이 있던 투자상담사인 황씨에게 자금 관리를 맡겼는데, 저희 입장에선 이 돈이 어떻게 형성된 자금인지까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황씨의 경우 저희와 영업과 관련해 계약을 맺는 투자 상담사로 일반적인 계약직과도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투자증권 측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련 직군에 대해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국투자증권의 내부통제상의 미비점이 없는지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목을 끌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금감원으로터 별도의 검사나 자료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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