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각각 52%, 74% 감소

‘풍경채‘ 브랜드를 보유한 제일건설이 올해 실적 반전에 성공할 지를 두고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풍경채‘ 브랜드를 보유한 제일건설이 올해 실적 반전에 성공할 지를 두고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시평) 20위에서 올해 17위로 3단계 상승한 제일건설이 작년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일건설의 경우 작년 2조원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외형 성장을 이룬 반면 영업실적은 전년 대비 급감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은 1년새 절반 가량 감소했고 이 기간 동안 2,000억대였던 당기순이익도 6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또한 부동산 경기 악화로 9년 만에 발생한 완성주택·상가 등 실적 부담 요인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다만 올 상반기 미분양 물량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 기존 분양 단지의 조경 사업 실적 반영을 앞두고 있는 점 등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재무건정성 지표도 악화

제일건설이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작년 12월말 기준)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조1,460억원, 영업이익 1,205억원, 당기순이익 65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1조8,302억원에 비해 17.2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021년 2,553억원 대비 52.80%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2,554억원보다 74.35% 급감했다.

건자재가격 급등으로 공사‧분양원가가 늘면서 매출원가율까지 덩달아 오르면서 수익성도 낮아졌다. 지난해 제일건설의 매출원가율은 약 89%로 전년 81%와 비교해 8%p(퍼센트포인트) 상승했다.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 이자비용 등 각종 비용도 늘었다. 판관비는 915억원에서 1,225억원으로 33.88% 증가했고 이자비용은 552억원에서 883억원으로 1년새 절반 이상(59.96%↑) 급증했다.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도 1년만에 악화됐다. 2021년 289%를 기록했던 유동비율은 지난해 175%까지 떨어졌고 이 기간 부채비율은 152%에서 224%로 올랐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단기채무지급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낮을수록 재무안정성이 떨어지고 지표가 높을수록 안정성이 뛰어난 것으로 본다. 업종 및 경기상황 등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유동비율이 200% 이상일 경우 재무상태가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다.

부채비율은 낮을수록 재무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데 건설업계의 경우 통상 200% 아래일 경우 재무안정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미분양도 실적 하락 영향

지난해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한 미분양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제일건설은 지난해 9년 만에 처음으로 160억원 규모의 완성주택‧상가를 보유하게 됐다. 완성주택‧상가는 결산일 기준 공사가 완료됐으나 분양되지 않은 건물로 그만큼 미분양 아파트 등이 발생한 것을 의미한다.

실제 지난해 제일건설이 3월 분양한 인천 서구 ‘인천검단2 제일풍경채’ 경우 1,734가구 가운데 15가구가 미분양 됐다. 이어 같은 해 4월 분양한 경기 연천군 ‘전곡역 제일풍경채 리버파크’는 845가구 가운데 247가구 역시 미분양이 되는 결과를 보였다.

미분양 주택 증가는 재고자산‧미수금 증가 및 관리유지비 등 직·간접적 비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건설사의 재무건전성을 저하시킬 우려가 높다.

◇ 올 상반기 분양 실적 ‘양호’

지난해 부동산 경기 악화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은 제일건설은 올 상반기 일부 지역에서 분양 완판에 성공하며 실적 반등의 기대감을 주고 있다. 

우선 작년 하반기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에 분양한 ‘제일풍경채 디오션’(634가구)의 경우 한 때 355가구만 계약을 해 미분양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올해 들어 모두 완판되면서 업계의 우려를 해소했다. 또한 경기 평택에 공급한 ‘지제역 반도체밸리 2블록 제일풍경채’는 최근 1,152가구 모두 계약을 완료했다. 

여기에 기존 분양을 마친 단지 위주로 펼친 조경사업 실적이 하반기 반영될 경우 올해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제일건설은 지난해 종합건설사 가운데 조경 분야 1위를 차지한 이력이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지난해 대다수 건설사들의 원가율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낮아졌다”며 “특히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중견건설사들 실적 하락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일건설 역시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 연파를 피할 순 없었을 것”이라며 “다만 제일건설은 수익성이 좋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주택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올해 분양실적이 어떤 결과를 보이냐가 향후 실적 반전 여부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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