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까스활명수, 후시딘 등으로 널리 알려진 동화약품의 오너일가 4세 윤인호 부사장이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는 가운데, 뒷말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엔 아내가 대표로 있고, 자신이 절반 가까운 지분을 간접 보유 중인 패션업체와의 석연치 않은 거래가 도마 위에 오른 모습이다.

◇ 제약사가 여성 패션업체와 내부거래?

SBS는 최근 단독보도를 통해 중견제약사 동화약품에서 새롭게 포착된 내부거래를 조명했다. 동화약품이 올해 반기보고서를 통해 처음으로 특수관계자에 이름을 올린 쿠메와 약 1억원규모의 매입거래를 한 것이다.

거래규모가 크진 않지만, 이 같은 내부거래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적지 않다. 우선, 쿠메는 동화약품 오너일가 4세인 윤인호 부사장의 아내가 설립해 대표를 맡고 있는 패션업체다. 윤인호 부사장이 특수관계인과 함께 100%의 지분을 보유 중인 디더블유피홀딩스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쿠메 지분 48.12%를 보유하고 있다.

제약사인 동화약품이 패션업체인 쿠메와 어떤 거래를 했는지도 물음표가 붙는다. 동화약품 반기보고서엔 양사의 거래내용이 ‘홍보물 매입’으로 명시돼있다. 또한 동화약품 측은 해당 거래에 대해 체육대회 등 사내행사를 할 때 단체 티셔츠 등을 구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쿠메는 다소 고가에 해당하는 브랜드다. 쿠페 홈페이지를 보면, 감각적인 디자인의 의류들이 눈에 띈다. 평범한 티셔츠도 있지만, 가장 저렴한 것이 6만9,000원이다. 통상적으로 체육대회 등 사내행사를 위해 맞추는 단체 티셔츠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쿠메와의 보다 구체적인 거래 내용을 묻는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동화약품이 쿠메를 특수관계자로 명시하기 시작한 시점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쿠메가 동화약품의 특수관계자에 포함된 이유는 디더블유피홀딩스 때문이다. 쿠메 지분을 보유 중인 디더블유피홀딩스는 지난해 9월말 동화약품의 새로운 최대주주가 됐다.

따라서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와 사업보고서,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에도 거래여부를 떠나 특수관계자로 포함시켰어야 하는데 올해 반기보고서에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그렇다고 디더블유피홀딩스가 올해 2분기에 쿠메 지분을 취득한 것도 아니다.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도 같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처럼 동화약품과 쿠메의 내부거래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윤인호 부사장은 또 다시 뒷말을 남기게 됐다. 윤인호 부사장은 지난해 전무에서 승진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지배 하에 있는 디더블유피홀딩스가 지난해 동화약품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실질적인 최대주주가 된 바 있다. 앞서도 승계 행보에 속도를 내왔던 그가 존재감을 한층 더 키운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계열사를 활용해 승계 비용을 절감했다는 지적과 초고속 승진, 후계자로서의 성과 등을 둘러싼 뒷말이 거듭돼왔다. 여기에 이번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4세 시대를 향한 윤인호 부사장의 행보에 부담이 커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