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무원 아이폰 사용 금지 지시… 애플 시총 253조원 ‘증발’
삼성·LG디스플레이도 긴장… 전문가들, “국내 업계 타격도 불가피”
증권가, “대대적 제재는 어려워”… “지나친 걱정은 필요 없다”

중국 정부가 ‘아이폰 금지령’을 내리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아이폰 관련 기업들에도 적잖은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중국 정부가 ‘아이폰 금지령’을 내리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아이폰 관련 기업들에도 적잖은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전 세계 스마트폰 업계의 시선이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아이폰 금지령’을 내리면서다. 애플의 가장 큰 스마트폰 시장 중 한 곳이 중국임을 감안할 때 매우 큰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국내 스마트폰 관련 기업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아이폰 금지령’에 직격맞은 애플, 시가총액 253조원 ‘허공에’

최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자국 공무원들에게 외국 업체 기기의 업무 사용 및 사무실 반입 금지 지침을 내렸다. 외국 업체 기기에는 애플의 아이폰 등이 포함됐다.

이번 중국 정부의 업무 지침은 사실상 ‘애플 견제’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아이폰에 있어 중국은 가장 큰 규모의 시장 중 하나다. 스마트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시장 내 아이폰 판매량은 약 5,000만대에 이른다.

올해도 아이폰의 인기는 중국 시장에서 뜨겁긴 마찬가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 1위 기업은 점유율 20%를 차지한 ‘애플’이었다. 2분기에는 16% 점유율로 3위로 떨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애플이 받은 타격도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의 아이폰 금지령이 발표된 다음날인 7일, 애플의 주가는 2.92% 급락했다. 시가총액은 약 1,897억달러(약 253조원)이 증발했다.

오는 12일 출시를 앞둔 ‘아이폰15’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1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위축과 미·중간 갈등으로 올해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2억2,000만대에서 2억5,00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 봤다.

트렌드포스는 “아이폰15는 최신형 카메라 등으로 무장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준비가 돼 있어, 애플 스마트폰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전반적으로 암울한 시장 정서, 화웨이의 본격적인 복귀로 인해 올해 애플의 총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흥행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애플 매출 비중은 삼성디스플레이가 25%, LG디스플레이가 40%다. 이중 아이폰 관련 매출은 삼성디스플레이는 100%, LG디스플레이는 약 25%다. 때문에 이번 중국의 아이폰 금지령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뉴시스, 편집=박설민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애플 매출 비중은 삼성디스플레이가 25%, LG디스플레이가 40%다. 이중 아이폰 관련 매출은 삼성디스플레이는 100%, LG디스플레이는 약 25%다. 때문에 이번 중국의 아이폰 금지령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뉴시스, 편집=박설민 기자

◇ “불똥 튈라”… ‘전전긍긍’하는 삼성·LG디스플레이

중국의 아이폰 금지령에 애플뿐만 아니라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스마트폰용 OLED 패널 공급업체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두 회사의 주요 고객이 바로 애플이기 때문이다. 

11일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애플 매출 비중은 삼성디스플레이가 25%, LG디스플레이가 40%다. 이중 아이폰 관련 매출은 삼성디스플레이는 100%, LG디스플레이는 약 25%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 사는 애플의 최신 아이폰 최신 모델인 ‘아이폰15 시리즈’ OLED패널 양산도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기본모델과 플러스 모델, 프로와 프로맥스 등 프리미엄 모델까지 전체 4종에 대한 OLED패널을 공급한다. LG디스플레이는 프로와 프로맥스 2종 패널을 공급한다.

애플 역시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 양 사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아이폰15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 59%, LG디스플레이 33%의 것이다. 약 92% 이상이 한국산 디스플레이 패널인 셈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금 당장은 중국의 규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단 주의 깊게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류성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업혁신팀장도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아이폰에 납품하는 우리기업에 이번 중국의 조치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 예상한다”며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중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이 높지 않아서다. 오히려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이 강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국 스마트폰 매매 사이트 ‘뱅크마이셀(BankMyCell)’의 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86%에 불과하다. 반면 화웨이, 샤오미, 비보, 오포 등 중국 기업 점유율은 각각 23.22%, 8.04%, 6.95%, 5.15%로 삼성전자를 크게 앞섰다.

류성원 전경련 산업혁신팀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삼성전자의 경우 어느 정도 반사이익이 있긴 하겠으나 중국내 점유율이 높지 않다”며 “중국 업체 점유율이 워낙 높아서 크게 재미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2일 출시를 앞둔 ‘아이폰15’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대적 제재에 나선긴 힘든 만큼, 지나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애플 공식 유튜브
오는 12일 출시를 앞둔 ‘아이폰15’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대적 제재에 나선긴 힘든 만큼, 지나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애플 공식 유튜브

◇ 증권가 “대대적 재제 가능성 낮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지나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치는 엄연히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일반 소비자들에게 까지 판매 금지를 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11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아이폰 판매 관련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리스크 노출도는 각각 6% 수준 불과하다”며 “일반 소비자들에게까지 판매 금지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점 감안하면, 이 조차도 실적 관련에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공무원 아이폰 리스크로 인해 덕산네오룩스(-7.5%) 등 삼성디스플레이 관련주 기업들 주가도 지난 한 주간 낙폭 확대됐다”며 “이에 대해선 과도한 하락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오히려 지금이 매력적인 추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향후 해당 제재가 어디까지 확산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애플 및 관련 주가가 하락했지만 과도하다고 판단된다”며 “애플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대대적인 제재로 확대 가능성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출하량이 늘어나고 있는 화웨이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미국의 제재 전과 비교하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품질이 크게 떨어진다”며 “과거처럼 애플과 경쟁하기보다는 오포, 비보, 샤오미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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