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모델 ‘아이폰15’ 공개일이 바짝 다가오면서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편집=박설민 기자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모델 ‘아이폰15’ 공개일이 바짝 다가오면서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애플의 스마트폰 모델인 ‘아이폰’은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있어 일종의 ‘기준’으로 작용한다. 아이폰은 출시 때마다 업계 최신 기술 트렌드를 반영한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의 시장 장악력도 가장 강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75%에 달한다. 2위 삼성전자(16%)의 4.7배 수준이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투자자들의 시선도 미국 ‘애플 파크’로 쏠리고 있다.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모델 ‘아이폰15’ 공개일이 바짝 다가오면서다. 최근 중국의 ‘아이폰 금지령’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 위축 등 악재도 겹친 상황에서 이번에도 애플의 ‘혁신’이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경쟁자’ 없는 아이폰15, 흥행 청신호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13일(한국시간) 오전 2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공개되는 모델은 프로 맥스(Pro Max), 프로(Pro), 일반 모델, 일반 플러스 모델 등 4종이다. 이중 프리미엄 제품군은 최상위 모델 프로 맥스와 고급 모델 프로다.

업계에서는 이번 아이폰15의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보고 있다. 기존 모델보다 대폭 성능 향상이 이뤄졌다는 기대감에서다. 아이폰15 프로의 경우, 외부 프레임을 스테인레스 스틸에서 티타늄으로 전환하면서 무게를 10% 줄였다. 또한 3나노(㎚) 공정 기반의 고성능 ‘A17 바이오닉 프로세서’로 전력효율도 15% 향상됐다. 기존 아이폰 시리즈가 갖던 무거운 무게와 배터리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올해 하반기 아이폰15와 경쟁할만한 신규 스마트폰 모델이 부재한 것도 호재다. 아이폰의 가장 큰 라이벌인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23 시리즈의 출시를 지난 2월 이미 마쳤다.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5’ 시리즈 역시 지난 7월 출시돼, 이미 한 차례 높은 인기를 누렸다. 즉, 올해 하반기 ‘따끈따끈’한 신작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은 사실상 아이폰15 뿐인 셈이다.

KB증권 역시 “애플이 아이폰15 기존 출하계획을 8,700만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올 하반기 아이폰15와 경쟁할 뚜렷한 모델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아이폰15 부품 업체는 판가상승과 물량증가 효과로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며 관련 기업들의 수혜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경쟁자가 없는 만큼 아이폰15 흥행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아이폰15 랜더링 이미지./ Phonearena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경쟁자가 없는 만큼 아이폰15 흥행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아이폰15 랜더링 이미지./ Phonearena

◇ 부품업체 호재 기대… LG이노텍·디스플레이 ‘핵심 수혜주’

증권가에서 꼽는 핵심 수혜주는 ‘LG’ 관련주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모두 아이폰15 핵심 부품을 납품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5의 경우엔 프로, 프로 맥스 모델의 OLED 패널을 공급한다. LG이노텍은 아이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

특히 LG이노텍은 ‘아이폰 대장주’로 꼽힐 만큼, 아이폰 흥행 여부에 따라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한다. 회사 매출의 대부분을 애플 매출이 차지해서다. 지난해 ‘한국거래소’에 올라온 LG이노텍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아이폰 카메라 개발을 담당하는 LG이노텍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은 2021년 기준 11조5,177억9,200만원이다. 이는 전체 매출(14조9,456억원)의 77.1%에 해당한다. 지난달 발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도 애플 관련이 6조원 이상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아이폰15의 경우, 4개 모델 모두 카메라 모듈을 업그레이드 하면서 4,8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제품 차별화 중심에는 카메라 UX가 자리잡고 있으며 이는 LG이노텍 광학솔루션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번 아이폰15 시리즈 출하가 ‘고급형 모델’에 집중된 것도 긍정적 요소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아이폰15는 고급 모델인 프로 시리즈 비중이 전체 생산량의 66%를 차지할 전망”이라며 “최상위 모델인 프로맥스 비중도 40%로 예상되어 고급 모델 비중은 아이폰15에서 역대급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한국 부품 업체들이 프로 시리즈 중심으로 반도체, 카메라, 디스플레이의 독점적 공급구조를 확보하고 있다”며 “향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은 아이폰15 고급 모델의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의 긍정적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폰15 흥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LG이노텍'이다. 매출의 77% 가까이를 애플 매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LG이노텍 본사./ 뉴시스
아이폰15 흥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LG이노텍'이다. 매출의 77% 가까이를 애플 매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LG이노텍 본사./ 뉴시스

◇ 증권가, “美·中갈등 악재, 큰 걱정은 필요 없다”

이 같은 긍정적 전망과 달리, 관련주 주가 상승이 미적지근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미·중 간 갈등,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 등이 산적해 아이폰15 출격 시기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주요 악재로 꼽히는 것은 중국 정부의 ‘아이폰 금지령’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6일 자국 공무원들에게 외국 업체 기기의 업무 사용 및 사무실 반입 금지 지침을 내렸다. 이 외국 업체 기기에는 애플의 아이폰 등이 포함됐다. 사실상 중국 스마트폰 시장 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애플에 대한 견제 성격이 강한 규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1분기 기준 중국 시장서 점유율 20%로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중국의 아이폰 규제는 실제 관련주 주가 하락으로도 이어졌다. 아이폰 주요 관련주 중 하나인 ‘덕산네오룩스’의 경우, 1일 기준 4만6,050원이었던 주가가 아이폰 금지령 관련 외신보도가 쏟아진 8일에는 4만2,600원까지 떨어졌다. 이틀 만에 주가가 7.5% 가량 급락한 것이다. 12일 기준으로 여기서 더 떨어져 4만2,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덕산네오룩스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이폰 OLED패널 제작에 필요한 재료 공급 기업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인한 판매량 저조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10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도 올해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2억2,000만대에서 2억5,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우려가 지나친 ‘기우(杞憂)’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제재는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공무원 대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애플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대대적인 제재로 확대될 가능성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증권가 전문가들은 오히려 지금이 관련주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과거를 돌이켜보면 아이폰의 과도한 비관론은 늘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했다”며 “중국 아이폰 사용금지 조치 확대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향후 우려대비 엄격한 조치가 아닐 수도 있고, 아이폰15 공개 이후 수요가 예상보다 양호할 가능성이 높아 관련주 투자심리 반전 가능성은 충분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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