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삼성SDS 등 주요 기업, ‘B2B AI서비스 개발’ 가속화
시장·고객 니즈 맞춘 움직임… AI생태계 확장 위한 ‘B2C’도 추진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지는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수익성, 기업들의 니즈가 맞물려 B2B 생성형AI 서비스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이라 분석한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기업들의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기술 도입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수많은 생성형 AI 서비스 출시 보도가 쏟아진다. 관련 산업 규모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블룸버그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초 400억달러(53조원) 규모에 불과했던 생성형 AI 시장은 오는 2032년 1조3,000억달러(1,72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같은 시장 트렌드는 국내 역시 마찬가지다. 네이버를 필두로 한 카카오, KT, 삼성SDS에 이르기까지 대기업부터 솔트룩스 등 중견기업까지 서둘러 ‘생성형AI 전쟁’에 참전하고 있다. 여기서 공통점은 이 기업들 모두 ‘대형언어모델(LLM)’ 기반의 ‘기업용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 네이버·삼성·KT, B2B 생성형AI서비스 개발 매진

먼저 국내 기업 중 LLM 기반의 기업용 생성형 AI서비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네이버’다. 올해 8월 24일 기존 초거대 AI모델을 업그레이드한 신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네이버는 이 AI모델을 기반으로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Neurocloud for HyperCLOVA X)’를 출시했다. 

이 기술은 강력한 보안과 기업 자체적 생성형 AI 구축을 원하는 기업 고객을 위한 완전 관리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솔루션이다. 고객사 데이터 내부에 직접 설치할 수 있고, 그래픽처리장치(GPU)클러스터를 결합해 하이퍼클로바X모델과 학습, 운영도구들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 1호 고객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 DS부문은 네이버의 AI서비스를 자사 내부에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반도체 회로 설계 코딩 및 이메일 작성 등 업무에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AI서비스는 자사 데이터를 모델에 학습시켜 자체 LLM을 만들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네이버 간 구체적 계약 내용이나 네이버클라우드 부문 매출 계획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AI학습이 연관된 만큼 연 단위 장기계약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Neurocloud for HyperCLOVA X)’를 소개하는 곽용재 네이버 클라우드 CTO./ 박설민 기자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Neurocloud for HyperCLOVA X)’를 소개하는 곽용재 네이버 클라우드 CTO./ 박설민 기자

삼성 그룹에선 자체적으로도 생성형 AI서비스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 역시 기업을 대상으로 한 ‘B2B서비스’다. 12일 삼성SDS는 ‘리얼 서밋 2023’을 개최하고, 기업용 생성형AI 서비스 2종을 선보였다. 이날 공개된 서비스는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 △패브릭스(FabriX)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지적 작업을 자동화하는 AI솔루션이다. 메일, 메신저, 영상회의, 데이터 저장 등 공통 업무 시스템에서 진행되는 지적 업무에 생성형 AI의 접목을 가능케 해준다. 패브릭스는 클라우드 시스템에 생성형 AI 결합을 가속화하는 AI플랫폼이다. 기업의 데이터, 자산, 업무시스템 등 IT자원을 한 곳에 모아 임직원이 손쉽게 공유할 수 있다. 각각의 기술은 기업이 원하는 다양한 LLM과 결합 가능하다. 또 보안이 필요한 기업 고객에게는 프라이빗 시스템을 구축해 제공하는 등 뛰어난 호환성을 가진다.

김준섭 KB증권 리서치 연구원은 “삼성SDS는 두 가지 생성AI 솔루션을 출시해 B2B 고객들의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며 “생성AI의 두 가지 툴을 적용할 경우 높아진 생산성을 감안 시 장기적으로 매출액이 증가하거나 비용이 감소하는 형태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봤다.

아울러 이동통신사 KT역시 오는 10월 초거대 AI ‘믿음(Mi:dm)’을 공개할 예정이다. 믿음에는 ‘KT 클라우드 HAC(하이퍼 스케일 AI컴퓨팅)’ 기술을 적용, 고객사 맞춤형 학습을 가능케 한다. 또 ‘AI 풀스택’을 기반으로 대화형 AI서비스의 한계였던 보안·신뢰성·맞춤형·비용 문제를 보완해, 금융 및 공공기업 니즈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한다. KT는 믿음을 올 3분기 중으로 공개하고 상용화 추진에 나설 예정이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가 1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용 생성형AI 서비스를 공개하는 모습./ 삼성SDS
황성우 삼성SDS 대표가 1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용 생성형AI 서비스를 공개하는 모습./ 삼성SDS

◇ 업계, “AI생태계 확장 위해 ‘B2C’서비스도 준비”

이처럼 기업들이 ‘B2B형 생성형 AI서비스’ 출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B2C(기업·고객 간 거래)서비스보다 훨씬 높아서다.

실제로 글로벌시장조사업체 ‘포춘비스니스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올해 438억7,000만달러(58조1,716억원) 규모였던 기업용 생성형 AI시장은 2030년 6,679억6,000만달러(885조 7,149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연평균 시장 성장률도 47.5%에 달한다.

특히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생성형 AI B2B서비스 부문은 ‘마케팅’이다.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는 “생성형 AI는 제품 설계 및 개발, 품질관리, 공급망 관리, 고객 상호 자굥ㅇ 및 제조와 같은 기업 응용 분야에 최적화됐다”며 “그중 마케팅 및 광고 부문에서는 디지털 마케팅, 자동화 콘텐츠 제작, 데이터 분석, 고객 상호 작용 등으로 인해 가장 많은 시장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솔트룩스는 7일 서울 코엑스 3층 오디토리움에서 제 17회 AI컨퍼런스 ‘SAC 2023’을 열고, 루시아GPT와 이를 기반으로 솔트룩스가 그려갈 ‘루시아 생태계’를 전격 공개했다. 사진은 루시아GPT에 대해 소개하는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박설민 기자
솔트룩스는 7일 서울 코엑스 3층 오디토리움에서 제 17회 AI컨퍼런스 ‘SAC 2023’을 열고, 루시아GPT와 이를 기반으로 솔트룩스가 그려갈 ‘루시아 생태계’를 전격 공개했다. 사진은 루시아GPT에 대해 소개하는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박설민 기자

아울러 보안성 높은 생성형 AI서비스를 원하는 기업 고객 증가도 기업 전용 AI서비스 시장이 커지는 이유로 꼽힌다. 업무 효율 향상을 위해 AI를 사용하길 원하지만, 챗GPT 등 범용성 AI의 경우 정보 유출의 위험성이 존재해서다. 실제로 지난 3월 삼성전자 DS사업장에선 임직원 한 명이 챗GPT에 반도체 ‘설비 계측’과 ‘수율·불량’을 입력하는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김준섭 KB증권 리서치 연구원은 “기업 고객들의 생성 AI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지만, 보안 등의 이유로 챗GPT나 구글 바드(Bard)와 같은 범용 생성AI을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이 같은 점에 착안해 세일즈포스(Salesforce), 오라클(Oracle) 등 일부 IT서비스 업체들은 프라이빗(Private) 생성형 AI서비스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승억 솔트룩스 경영관리본부 수석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생성형 AI의 사업장 도입을 위해선 보안 이슈, 내부 데이터 연동이 필요하다”며 “그걸 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아 솔트룩스와 같이 AI모델을 직접 구축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생성형 AI개발 기업들이 B2B서비스를 먼저 출시하긴 했지만, B2C서비스 개발 추진도 병행하고 있어, B2B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라며 “솔트룩스의 경우도 자체 개발한 기업용 LLM ‘루시아GPT’를 자회사들에 공급하고, 그 자회사들은 실질적으로 AI서비스를 개인 고객 대상으로 제공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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