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OTT 왓챠가 성인영화 서비스 개시 등 특단의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어떤 효과를 낳게 될지 주목된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여러모로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OTT 왓챠가 성인영화 서비스 개시 등 특단의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어떤 효과를 낳게 될지 주목된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토종 OTT 플랫폼의 ‘원조’로 입지를 다져왔던 왓챠를 둘러싼 기류가 예사롭지 않다. 여러모로 위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꺼내든 ‘특단의 카드’가 엇갈린 시선을 받고 있다. 기로에 선 왓챠의 선택이 반등의 계기가 되는 묘수가 될지, 돌이킬 수 없는 악수가 될지 주목된다.

◇ 벼랑 끝에서 꺼내든 ‘성인영화’, 결과는?

왓챠는 2012년 출범한 콘텐츠 추천·평가 플랫폼 왓챠피디아가 2016년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OTT 서비스다. 왓챠피디아가 쌓아온 위상을 등에 업고, 원조 토종 OTT로서 시장 초기 활발한 행보를 이어왔다.

하지만 현재 왓챠는 위기의 수렁에 빠져있다. ‘글로벌 공룡 OTT’ 넷플릭스를 비롯해 티빙, 쿠팡플레이, 디즈니+ 등 쟁쟁한 OTT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업계 내 위상이 위축된 지 오래다. 특히 경쟁사들이 연이어 흥행작을 내놓거나 저마다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과 달리 왓챠는 야심차게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가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기 못했다.

실적 및 재무 측면에서도 위기는 뚜렷하게 감지된다. 왓챠의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2019년 108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이 2020년 154억원, 2021년 248억원에 이어 지난해 555억원으로 불어났다. 적자행진이 지속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규모 또한 눈덩이처럼 커지는 양상이다. 

또한 수년째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600억원에 이르렀다. 단순한 재무위기를 넘어 존속 가능 여부에 빨간불이 켜진 심각한 상황이다.

이 같은 위기 상황 속에 거듭된 ‘매각설’은 번번이 군불만 지피고 있다. 가장 최근엔 LG유플러스의 인수 검토로 재기의 희망을 품었으나 끝내 없던 일이 됐다.

이런 가운데 왓챠는 최근 ‘특단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말 선보이기 시작한 건별결제 방식의 ‘왓챠개봉관’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성인영화 카테고리까지 추가한 것이다. 이는 업계 내 경쟁 심화 및 입지 위축으로 인해 구독서비스 이용자 확보·유지가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수익 창출의 길을 조금이라도 더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를 향한 시선은 엇갈린다. 우선, 개봉영화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선 왓챠가 기존에도 영화부문에서 강점을 지녀왔던 만큼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른 한편으론, 최근 영화시장의 전반적인 흥행 추세 등이 예년만 못하다는 점에서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성인영화 서비스 본격화는 엇갈린 시선을 넘어 논란까지 불러오고 있다. 왓챠가 OTT 업계에서 차별화를 갖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반발 움직임 또한 예사롭지 않다. 왓챠는 그동안 여성 이용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일부 이용자들이 성인영화 서비스 개시에 불만을 품고 구독서비스 해지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왓챠 구독서비스를 이용해온 한 30대 여성은 “콘텐츠가 만족스럽지 않아 해지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성인영화 서비스를 시작한 걸 보고 해지했다”며 “그동안 왓챠가 쌓아온 정체성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반면,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고려하면 당장은 어떻게 해서든 수익을 창출해 살아남고 재기를 모색하는 게 현실적”이라며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 등 부담도 있겠지만, 성인영화 서비스에 따른 업계 내 차별화 효과는 뚜렷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왓챠 측은 “다양해진 콘텐츠 시청 및 소비 패턴에 따라 월간 구독 이외에 건별 구매를 통한 시청도 가능하도록 지난해 말부터 TVOD관인 왓챠개봉관을 운영해왔고, 최근 최신 개봉 영화 등 다양한 카테고리가 확충됐다”며 “특정 연령대 콘텐츠 뿐 아니라 다양한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건별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왓챠의 이번 선택이 벼랑 끝에서 꺼내든 묘수가 될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악수가 될지는 향후 시장 반응 및 실적을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왓챠 ‘2022사업연도 연결감사보고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412000422
2023. 04. 12.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해당 기사는 2023년 9월 15일 오후 5시 25분경 포털사이트 등으로 최종 출고됐으나, 이후 왓챠 측의 입장 회신 및 반영 요청에 따라 2023년 9월 20일 오후 1시 45분경 이를 수정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수정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수정 후) 왓챠 측 입장 추가

이와 관련, 왓챠 측은 “다양해진 콘텐츠 시청 및 소비 패턴에 따라 월간 구독 이외에 건별 구매를 통한 시청도 가능하도록 지난해 말부터 TVOD관인 왓챠개봉관을 운영해왔고, 최근 최신 개봉 영화 등 다양한 카테고리가 확충됐다”며 “특정 연령대 콘텐츠 뿐 아니라 다양한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건별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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