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유연 멀티모달 센서 기반 AI 그리퍼 로봇 개발

ETRI 연구진이 멀티 모달 유연 센서가 집적된 지능형 로봇 그리퍼 기술로 토마토를 잡는 실험하는 모습./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 연구진이 멀티 모달 유연 센서가 집적된 지능형 로봇 그리퍼 기술로 토마토를 잡는 실험하는 모습./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국내 연구진이 농작물을 잡는 것만으로도 신선도, 크기, 촉감을 파악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그리퍼 로봇 개발에 성공했다. 사물의 물성 파악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 스마트 농업 분야뿐 아니라 운송, 의료, 제조, 우주 등 다양한 자동화 산업 영역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유연한 멀티모달 센서를 활용, 다양한 물체의 크기, 형상, 물성의 정확한 인지와 효과적 제어가 가능한 지능형 로봇 그리퍼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일반적인 그리퍼 로봇은 물건을 움켜지는데 만 치중돼, 능동적인 물성 및 크기 감지는 미숙한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무른 과일이나 채소를 수확·운반하는 하는 동시에 신선도 판별이 필요한 스마트 농업 분야에서는 활용도가 낮다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ETRI 연구진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로봇 그리퍼의 수동적 제어 시스템의 문제점을 극복한 차세대 로봇 그리퍼 기술 개발에 나섰다. 물체의 크기와 물성을 정확하게 감지하며 능동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AI기반 그리퍼 로봇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이때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유연 멀티모달 센서’. 이 센서는 감지소재와 전극 사이의 에어갭을 미세하게 조절해 압력 및 굽힘센서의 감지 범위와 민감도를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또한, 로봇 그리퍼에 장착하고 물체에 가해지는 압력과 그리퍼의 굽힘 정도를 동시에 감지해 물체의 단단한 정도를 정확하게 판단한다. 이 센서는 보호층과 인터페이스 공정을 최적화해 1만 번 이상의 반복 압력과 굽힘 반복 시험 후에도 매우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멀티 모달 유연 센서 기반 지능형 로봇 그리퍼가 토마토의 신선도와 물성을 파악하고 운반하는 모습./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 연구진이 개발한 멀티 모달 유연 센서 기반 지능형 로봇 그리퍼가 토마토의 신선도와 물성을 파악하고 운반하는 모습./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그리퍼 로봇은 저온 및 고습 환경에 대한 신뢰성도 검증됐다. 연구진은 멀티모달 촉각센서가 집적된 지능형 로봇 그리퍼가 다양한 크기와 신선도, 무르기를 가진 토마토 11종의 분류 실험을 진했다. 그 결과, 그리퍼 로봇은 98.78%의 정확도로 구분하는데 성공했다. 즉, 시간에 따라 완숙 여부가 달라지는 토마토의 숙성도까지 실시간 선별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로봇에 적용된 AI는 유연 멀티모달 센서를 통해 어떤 물체를 집는지 능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물체를 파지하는 시점을 결정하고, 필요한 그리퍼의 힘(토크)을 조절해 피드백을 제공한다.

연구진은 압력과 굽힘을 감지하는 2종 센서 외에도 온/습도센서, 관성센서, 거리센서 등을 하나의 센서 플랫폼으로 집적하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다종의 센서가 집적된 유연 인장형 멀티모달 인공피부를 로봇 그리퍼에 적용해, 사람처럼 빠르고 자연스러운 동작이 가능한 차세대 지능형 그리퍼 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자동화 산업 관련 기업에 기술이전해 상용화도 추진한다.

김혜진 ETRI 지능형부품센서연구실 책임연구원은 “개발한 촉각센서는 로봇 그리퍼에 다양한 촉각 기능을 부여해 자동화 라인 및 협업 로봇 분야에서 혁신적인 응용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원(KEIT)의 ‘자유형상 고집적 융복합센서를 위한 유연인장 하이브리드 센서 플랫폼 기술 개발’과제로 수행됐으며, 세계적인 AI학술지 ‘어드밴스드 인텔리전트 시스템즈(Advanced Intelligent Systems)’ 온라인판에 9월 30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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