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사업 호조에 2025년 수주잔고 200조원 기대
‘애플카’와 ‘헝가리 공장’도 미래 호재… 영업익 124% 증가 예상

최근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산업이 떠오르면서, 관련 산업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장 사업에 적극 투자 중인 LG그룹의 ‘전자 3형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실적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편집=박설민 기자
최근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산업이 떠오르면서, 관련 산업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장 사업에 적극 투자 중인 LG그룹의 ‘전자 3형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실적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최근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산업이 떠오르면서 관련 산업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자동차 전장사업 규모는 올해 2,596억3,000만달러(약 348조3,196억원)다. 오는 2030년 3,862억4,000만달러(약 518조5,27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IT기업들도 호재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장 사업에 적극 투자 중인 LG그룹의 ‘전자 3형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 2025년 수주 잔고 200조원 달성 기대

KB리서치는 13일 LG전자의 올해 전장사업 매출이 처음으로 1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의 LG그룹 전자 계열 3사 전장 수주 잔고가 2025년 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3사 수주 잔고가 105조원 규모였던 것을 감안하면 3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하는 셈이다.

수주 잔고란 기업의 총 수주액 가운데 조사대상시점(매월 말일) 현재 미판매 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쉽게 말해 납품해야할 돈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수주 잔고가 많으면 계약된 물량이 많은 것이고, 적으면 계약 물량도 적은 것이다. 수주 잔고가 높다는 것은 통상적으로 실적에 긍정적 신호로 분석된다.

KB리서치가 분석한 LG그룹 3사의 수주 잔고 증가 배경은 다음과 같다. LG전자의 경우, 고부가 인포테인먼트(IVI) 제품 라인업 확대와 ‘LG마그나’ 멕시코 신 공장 생산능력 확대다. LG마그나는 2021년 7월 LG전자가 캐나다 자동차 부품제조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공동 설립한 전장 사업 전문 합작법인이다. LG마그나의 지분은 LG전자가 51%를 차지하고 있다.

멕시코 신규 공장은 지난달부터 모터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OLED) 고객 기반이 2024년부터 9개사로 전년대비 3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은 북미 전기차용 전장용 카메라 모듈 수주 확대가 예상된다.

2025년엔 수주 잔고 상승뿐만 아니라 3사 전장 사업 매출도 급성장할 전망이다. KB리서치는 지난해 12조원 규모였던 LG그룹 전자계열 3사의 전장 사업 매출이 2025년엔 21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LG마그나가 북미, 유럽 전기차 업체들로부터의 수주가 예상을 상회하며 올해부터 흑자기조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또한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OLED 생산라인 풀 가동과 동시에 감가상각 종료로 원가 구조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LG이노텍의 경우엔 고부가 중심의 전장용 카메라 모듈 수주 확대로 뚜렷한 가동률 개선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LG그룹 전자 계열 3사의 전장 수주 잔고가 2025년까지 연평균 30조원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3사의 전장 수주 잔고는 연평균 24% 증가하고, 매출도 연평균 21%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3사 영업이익의 경우, 향후 3년간 연평균 124% 증가하고, 영업이익률은 2022년 1.1%에서 2025년 5.8%까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 ‘애플카’와 ‘헝가리 공장’도 미래 호재

‘애플카’ 출시일이 앞당겨진다는 점도 LG그룹 전자계열 3사에겐 큰 호재가 될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에볼루션(autoevolutio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카 공개 시점이 당초 예상됐던 2026년보다 2년 앞당겨진 2024년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현재 ‘스위스 취리히 비전 연구소 (Zurich Vision Lab)’에서 애플카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주행시스템, AI, 머신러닝 등을 개발 중이다. 또 최근에는 차량에 장착 가능한 대형 OLED 아이패드 형태의 스마트 테이블 관련 특허를 미 특허청에 출원하는 등 애플카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가운데 애플카의 파워트레인 및 전기 모터 부품 납품사는 LG마그나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난 2021년 LG마그나 설립 당시부터 전기차 업계에선 LG전자가 애플카 생산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현재 추진 중인 LG마그나의 네 번째 생산기지인 헝가리 공장 구축도 기대되는 포인트다. LG전자는 지난달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 현장에서 LG마그나를 중심으로 헝가리 북동부 미슈콜츠시에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을 구축·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에 따르면, 공장 완공 시점은 오는 2025년. 규모는 2만6,000㎡이며,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인 유럽에 처음 건설하는 공장이다. 주요 생산 품목은 ‘전기차 구동모터’이며, 전기차의 ‘심장’이라 불리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핵심 부품도 고객사 수요에 따라 생산할 계획이다. 여기서 파워트레인은 동차, 항공기 선박 등이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부품 집합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만약 애플이 2026년 애플카 출시를 가정한다면 LG그룹 전자계열 3사의 전장 사업구조를 고려할 때 협업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따라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중장기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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