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자흡수재 ‘코나스’ 개발… 해외 기술 대비 성능 1.6배↑

한국원자력연구원 재료안전기술연구부는 해외 소재 대비 핵반응 제어와 구조적 지지 성능이 모두 향상된 중성자흡수재 ‘코나스(KONAS)’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코나스를 개발한 한국원자력연구원 재료안전기술연구부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정승문 선임연구원, 천영범 책임연구원, 강지훈 선임연구기술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재료안전기술연구부는 해외 소재 대비 핵반응 제어와 구조적 지지 성능이 모두 향상된 중성자흡수재 ‘코나스(KONAS)’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코나스를 개발한 한국원자력연구원 재료안전기술연구부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정승문 선임연구원, 천영범 책임연구원, 강지훈 선임연구기술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연료로 사용된 뒤 배출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다. 높은 열과 방사능을 방출하 수 있어, 별도의 관리 및 처리가 가능한 저장용기기술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의 핵심 소재인 ‘중성자흡수재’ 국산화에 성공했다. 해외 개발 소재보다 성능이 수 배 이상 높아, 중성자흡수재 시장 주도권 확보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천영범 한국원자력연구원 재료안전기술연구부 책임연구원팀은 해외 소재 대비 핵반응 제어와 구조적 지지 성능이 모두 향상된 중성자흡수재 ‘코나스(KONAS)’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중성자흡수재는 원전 핵연료봉에서 나오는 중성자를 흡수해 핵분열을 억제하는 물질이다. 사용후핵연료 조밀저장대나 건식 저장시설에서 저장용기의 핵심 소재로 쓰인다. 관련 기술 시장도 약 170조원 이상이며, 저장시설의 성능과 경제성을 좌우하는 중성자흡수재 소재 시장 규모도 5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서는 미국, 일본 등에서 독점적으로 생산하는 고가의 중성자흡수재를 전량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때 해외의 상용화된 중성자흡수재는 ‘알루미늄 붕소탄화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중성자 흡수 단면적이 크면서도 핵분열을 하지 않아 핵반응 제어 성능은 매우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부서지기 쉬워 구조적 지지 성능이 취약하다. 때문에 3중벽 구조의 금속 지지체를 만들어 그 안에 중성자흡수재를 삽입해야 한다. 이 경우, 3중벽 구조는 붕괴열 방출 효율이 떨어지고, 복잡한 설계로 제작비용이 증가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원자력연 연구팀은 지지체 없이 단일벽 바스켓 구조면서 핵반응 제어와 구조적 지지 성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원천 소재 개발에 나섰다. 먼저 열역학 계산과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기초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외부 충격에 강한 타이타늄 금속 기반 최적의 중성자흡수재 물질 조합을 도출했다. 약 400 여종에 대한 합금 제조와 평가를 통해 최적화된 합금 조성과 열처리 기술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신소재 성능 검증은 국내 유일 연구용원자로인 하나로에서 진행됐다. 검증 결과, 중성자흡수 성능이 해외 소재 대비 1.6배 이상 높은 것을 확인했다. 또한 변형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의 크기인 항복강도는 2배, 끊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비율인 연신율은 20배나 높은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사용후핵연료 발생량은 약 40만 톤 수준이고, 미국, 일본 등 시장 선도 국가에서도 고성능 중성자흡수재 개발을 추진해왔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며 “이번 원자력연에서 개발한 코나스는 170조원이 넘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시장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세계 최고 성능을 지닌 중성자흡수 구조재의 물질조성 및 제조방법에 대해 국내 특허 출원을 마쳤고, 이번 달 5개국에 해외 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다. 내년 말까지 제조공정 최적화 등을 추가로 진행한 후 국내 산업체와 연계하여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앞으로 국내 산업체 기술이전을 추진해 코나스가 세계 중성자흡수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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