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기반 중견건설사 서한의 실적이 올 상반기 들어 하락세로 전환됐다. / 뉴시스
대구 지역 기반 중견건설사 서한의 실적이 올 상반기 들어 하락세로 전환됐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수십여년간 업력을 이어온 중견건설사 서한이 올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한은 최근 3년간 매출‧영업이익의 성장세를 유지해왔으나 올 상반기 누적 매출‧영업이익이 1년 전 같은기간에 비해 급감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하반기 실적 회복을 위해 영업이익률 감소 및 매출원가율 증가 등에 따른 수익성 저조, 부채비율 증가, 수주잔고 감소 등 개선해야할 과제들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 3년 간 유지한 성장세 올 상반기 들어 하락세 전환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서한의 실적은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출의 경우 2020년 4,852억원, 2021년 6,088억원, 2022년 7,300억원을 각각 기록하면서 매년 꾸준한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영업이익 역시 2020년 285억원, 2021년 558억원, 2022년 598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2020년 182억원에서 2021년 46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지난해 394억원을 기록하면서 소폭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금리인상 여파로 많은 중견건설사들의 실적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서한은 양호한 실적을 거두면서 업계로부터 2023년에도 실적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누적(1‧2분기) 실적은 이러한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회사가 공시한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매출은 2,83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565억원 대비 20.6% 감소했다. 

이는 전체 매출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사수익이 급감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상반기 2,866억원을 기록한 공사수익은 올 상반기에는 이보다 29% 감소한 2,033억원을 거두는데 그쳤다. 같은시기 분양수익 또한 677억원에서 634억원으로 6.35% 줄었다.

이에 반해 동기간 기타수익은 22억원에서 164억원으로 급증했으나 공사수익 감소 규모가 커 전체 매출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영업이익도 1년 전과 비교해 반토막났다. 2022년 상반기 358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올 상반기 절반이 넘는 121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작년 상반기 27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6억원을 기록하며 1년새 무려 79.26% 급감했다. 

서한도 타 중견건설사와 마찬가지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건자재가격 급등,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 고물가 등의 영향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 영업실적 하락에 수익성 저조…수주잔고 감소도 해결 과제

매출원가율,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도 악화됐다. 작년말 기준 87.3%를 기록한 매출원가율은 올 상반기 89.6%를 기록하면서 90%대에 근접했다. 앞서 작년 상반기 서한의 매출원가율은 85.2% 수준이었다.

두 자릿수였던 영업이익률은 1년 만에 한자리수로 내려앉았다. 작년 상반기 10.04%를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올 상반기 4.28%로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부채비율은 업계가 ‘양호하다’고 판단하는 평균 수치(200%)에 비해 낮은 수준이긴 하나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20년말 기준 서한의 부채비율은 70.96%에 불과했으나 2021년과 2022년 각각 108.72%, 164.38%를 기록하면서 크게 증가했다. 이어 올해 1분기(3월말 기준) 176.29%까지 오른 부채비율은 올 2분기(6월말 기준) 188.96%까지 치솟으며 200%대 진입을 앞둔 상황이다.

올 상반기 부채비율이 늘어난 것은 자본 총액 증가폭에 비해 부채 총액 증가폭이 작년말보다 크게 늘어서다.

작년말 기준 3,963억원이었던 자본 총액은 올 상반기 3975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반면 부채 총액은 작년말 6,515억원에서 올 상반기(6월말 기준) 7,511억원으로 6개월만에 1,000억원 가량 늘었다.

특히 단기차입금의 경우 작년말 756억원에서 올 상반기 1,192억원으로 급증했는데 이는 회사가 상반기 중 운영자금 명목으로 대구은행과 신협으로부터 각각 300억원, 136억원씩 각각 차입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줄어든 수주총액 및 수주잔고도 해결 과제다. 작년 상반기 기준 2조4,675억원이었던 수주총액은 올해 상반기 이보다 42.65% 감소한 1조4,150억원에 그쳤다.

또 작년말 1조3,591억원 규모였던 수주잔고는 올해 1분기 1조2,689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 1조1,513억원으로 연달아 쪼그라들었다. 서한의 작년 전체 매출이 7,300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2년치 먹거리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한 중견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 많은 중견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 △고물가에 따른 인건비 등 각종 비용 상승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원자재가격 △수도권 및 지방간 분양시장 양극화 △부동산PF 보증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중견 건설사가 어려운 시기를 넘어서려면 수익성 위주의 수주 및 자체사업 강화, 재무안정성 추구 등에 나서야 한다”며 “서한 역시 올 하반기 실적 회복세로 전환하기 위해선 우선 수익성이 보장된 미래 먹거리 확보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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