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집돌이’였던 TV가 집밖으로 나오고 있다. 최근 부쩍 늘어난 야외 활동 인구의 니즈에 맞춘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다. 국내외 가전 업계에서는 실외용 ‘포터블 스크린(Portable screen)’ 시장 잡기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이때문이다./ 사진=삼성전자, LG전자
만년 ‘집돌이’였던 TV가 집밖으로 나오고 있다. 최근 부쩍 늘어난 야외 활동 인구의 니즈에 맞춘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다. 국내외 가전 업계에서는 실외용 ‘포터블 스크린(Portable screen)’ 시장 잡기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이때문이다./ 사진=삼성전자, LG전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일반적으로 대형 스크린 TV는 ‘건물 안’에서 사용하는 것이 더 익숙한 가전이다. 전력 공급이 편리할 뿐만 아니라 관리 및 접근성 측면에서도 야외보단 건물 내에서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만년 ‘집돌이’였던 TV가 집밖으로 나오고 있다. 최근 부쩍 늘어난 야외 활동 인구의 니즈에 맞춘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다. 이에 국내외 가전 업계에서는 실외용 ‘포터블 스크린(Portable screen)’ 시장 잡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 비대면 콘텐츠 수요 증가 ‘포터블 스크린’ 시장 급성장

‘포터블 스크린’은 실외에서도 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휴대용 모니터 장비다. 일반적인 휴대용 동영상 재생 장치와 달리, 와이파이나 유선통신망으로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나 방송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소 평범해 보일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이지만, 관련 산업은 급성장하는 추세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츠(Future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포터블 스크린 시장은 올해 2억6,620만달러(약 3,604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오는 2033년엔 24억7,960만달러(약 3조3,581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시장 성장률도 2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딥 사하 퓨처마켓인사이츠 수석 연구원은 “언제 어디서든 모니터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포터블 스크린의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판매가 늘고 있다”며 “포터블 스크린의 가용성 증가, 저렴한 터치 기반 휴대용 모니터, 가볍고 얇은 디스플레이 모니터 가격 인하도 포터블 스크린 시장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베리파이드마켓리서치(Verifiedmarketresearch)’는 “포터블 스크린은 이용자들의 작업 유연성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교육, 상업적 사용뿐만 아니라 게임, 영화 감상, 독서 등 미디어 콘텐츠까지 다 분야에서 사용이 촉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다양한 기업에서 휴대용 모니터에 대한 생산 수요가 촉진되고 있다”며 “주요 시장 미디어 콘텐츠 플레이어 시장에서 고급 기능이 통합되면서 예측 기간 동안 시장이 주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포터블 스크린 시장 배경엔 ‘코로나19 팬데믹’도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증가한 ‘비대면 인구’의 니즈에 포터블 스크린 제품들이 맞아떨어졌다는 것. 특히 2020년부터 급격히 늘어난 ‘캠핑족’들의 경우, 야외에서도 고화질 미디어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포터블 스크린 제품에 관심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마켓와이드리서치’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공급망과 제조 환경에 미친 혼란은 시장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나, 이후 원격 작업의 증가, 휴대용 생산성 도구 필요성 증대, 비대면 콘텐츠 이용 증가는 시장 회복과 확장 기회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IFA 2023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더 프리스타일 2세대를 이용해 클라우드 게이밍 시연 중인 모습./ 삼성전자
IFA 2023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더 프리스타일 2세대를 이용해 클라우드 게이밍 시연 중인 모습./ 삼성전자

◇ 핵심은 ‘북미 시장’… 삼성·LG, 서로 다른 스타일 제품으로 경쟁

이처럼 가전 업계 주요 사업 분야로 발돋움하게 된 포터블 스크린 시장 주도권은 어떤 기업이 잡게 될까. 베리파이드마켓리서치가 7월 발간한 ‘글로벌 휴대용 모니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 키플레이어로 꼽히는 업체는 △HP △에이수스(AsusTek) △레노보(Lenovo) △뷰소닉(ViewSonic) △AOC 인터내셔널 △델 테크놀로지스 △에이서(Acer) 등이다.

국내 기업 중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키플레이어 기업으로 꼽혔다. 양사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은 한국을 제외하면 북미와 유럽 시장이 될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 시장은 2020년 전체 포터블 스크린 시장의 38.56%를 차지했으며, 연평균 성장률 23.72% 성장할 전망이다. 유럽은 시장 점유율 22.95%로 두 번째로 높았다.

실제로 양 사는 이미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신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8월 북미 시장서 포터블 스크린 제품인 ‘더 프리스타일’ 2세대를 가장 먼저 판매 시작했다. LG전자 역시 같은 달부터 ‘스탠바이미 고(StanbyME Go)’를 북미와 유럽에 순차 출시했다.

그렇다면 양 사의 제품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는 포터블 스크린 타입을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다. 포터블 스크린 제품 타입은 크게 ‘모니터 타입’과 ‘빔 타입’으로 나뉜다. 모니터 타입은 말 그래도 휴대용 소형 스크린으로, 작은 태블릿처럼 생긴 제품들을 떠올리면 된다. 디스플레이 기기의 고화질 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빔 타입 포터블 스크린은 벽에 영상을 쏘아 재생하는 타입으로,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삼성전자의 더 프리스타일의 경우, ‘빔 타입’ 포터블 스크린 기기다. 삼각대, 거치대와 같은 별도의 장비 없이 180도 회전 가능한 몸체로 제작됐다. 때문에 천장이나 벽에 빔을 쏘면 고화질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핵심 기능은 ‘스마트 엣지 블렌딩’이다. 더 프리스타일 기기 두 대를 연결해 하나의 영상으로 투사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앱으로 더 프리스타일을 연결한 다음, 영상을 세팅하는 방식으로 사용 가능하다. 이렇게 하면 싱스앱에 적용된 분석 알고리즘이 이미지 분석을 진행, 가장 최적의 화질과 비율로 영상을 조사해준다.

지난달 서울 롯데월드몰에서 LG전자가 운영한  'LG 스탠바이미 Go' 팝업스토어에서 스탠바이미 Go를 체험하는 이용객들./ LG전자
지난달 서울 롯데월드몰에서 LG전자가 운영한  'LG 스탠바이미 Go' 팝업스토어에서 스탠바이미 Go를 체험하는 이용객들./ LG전자

반면 LG전자의 스탠바이미 고는 전형적인 모니터 타입 포터블 스크린 기기다. 여행 가방 모양의 케이스 안에 담긴 형태인 스탠바이미 고는 △화면 △스탠드 △스피커 △내장 배터리 등을 탑재한 일체형 제품이다. 27인치의 터치형 화면은 LG전자가 자랑하는 고성능 디스플레이 기술이 적용, 고화질 영상 재생이 가능하다. 또한 화면을 가로 또는 세로로 돌릴 수 있어, 이용자 편의성이 더해졌다.

양 사의 디스플레이·가전 기술력이 집적된 포터블 스크린 제품은 해외서도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LG 스탠바이미 Go는 IFA 2023 최고의 제품으로 대다수 해외 유력 매체들의 선정을 받았다. 영국의 유명 제품 리뷰 매체 ‘트러스티드리뷰(Trusted Reviews)’는 LG 스탠바이미 Go를 ‘최고의 제품(Best in Show)’에 선정했다. 그러면서 “IFA 2023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제품이자 언제 어디서든 넷플릭스를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캠핑·여행 장비”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뉴스위크(Newsweek)는 지난달 삼성전자의 더 프리스타일을 ‘더 프리스타일 2세대를 ‘에디터스 초이스(Editor’s Choice)’로 선정하고, 미국의 뉴스위크(Newsweek)는 “더 프리스타일 2세대가 메모리 증가로 더욱 빨라진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게임 스트리밍 기능으로 뛰어난 가치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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