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준 의원 중재 역할… 층수 상향 조정 및 비주거지역 노선화 등 제안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이 국토부 및 현대건설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모두 취하했다. / 뉴시스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이 국토부 및 현대건설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모두 취하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 지하노선 우회를 요구하며 국토교통부와 현대건설에 각각 소송을 제기했던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이하 ‘조합’)이 관련 소송을 모두 취하했다.

25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조합은 전날인 24일 제1회 대위원회를 열고 제10호 안건인 ‘국토부 GTX 정보공개 청구 관련 소송 취하 건’과 제11호 안건인 ‘현대건설 명예훼손 고소사건 취하 건’에 대해 조합원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대다수 조합원들 소송 취하에 찬성 의견을 보이면서 해당 안건들이 통과됐다.

경기도 수원과 양주를 연결하는 GTX-C 노선은 앞서 지난 2018년 12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오는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하지만 노선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하를 관통하게 되자 주민들은 지반 붕괴 등 안전을 이유로 거세게 노선 우회를 주장해왔다.

이에 작년 11월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서울 강남구민회관에서 ‘GTX-C 은마아파트 간담회’를 열고 “GTX는 수도권 출퇴근 교통난 해소를 위한 국가 핵심사업”이라면서 “막연한 불안감을 확산시키며 국가사업을 방해하고 선동하는 것에 대해선 장관으로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노선 변경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원희룡 장관은 올해 5월 GTX-C 노선 도봉구 창동역 구간 지하화 관련 간담회에서도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당시 원희룡 장관은 “자신들의 (아파트)부지 아래로 노선 일부가 좀 덜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은마아파트 주민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주민들이 요구한다고 해서 근거 없이 불안을 선동하면서 주장하는 부분은 응답할 여지가 없다”며 여전히 노선 우회 요구에 반대했다.

작년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던 조합은 현대건설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어 올해 4월 조합은 국토부를 상대로 GTX-C 노선 기본계획안 공개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GTX-C 삼성역~양재역 구간이 단지를 관통하지 않도록 직선으로 연결하거나 탄천 방향으로 우회하도록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조합의 소송 취하 배경에는 은마아파트가 속한 ‘강남 병‘을 지역구로 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의 중재 역할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유경준 의원은 ‘GTX-C 노선의 비거주지역 위주 관통’, ‘기존 35층에서 50층으로 층수 상향조정’ 등 조합원들에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은마아파트가 속한 지역구 의원인 유경준 의원이 중재해 조합이 국토부와 현대건설을 상대로 소송을 취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GTX 노선 변경 등에 대한 권한은 사업 승인처인 국토부가 전적으로 가지고 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국토부 결정에 따르는 입장일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소송 취하와 관련해 회사 차원의 별도 입장은 없다”며 “향후 국토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던 안전시공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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