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IPO 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서울보증보험이 상장 철회를 선언한 가운데 시장 내 투자위축 기조가 지속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 서울보증보험
올해 하반기 IPO 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서울보증보험이 상장 철회를 선언한 가운데 시장 내 투자위축 기조가 지속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 서울보증보험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에 냉기류가 감돌고 있다. 올해 하반기 IPO 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서울보증보험이 상장을 앞두고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상장 철회를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IPO 시장 내 투자위축 기조가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하반기 최대어로 꼽혔던 서울보증보험은 최근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3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논의 결과에 따라 이번 IPO를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서울보증보험 측은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이 있다고 판단해 향후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 신고서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13부터 19일까지 5영업일간 코스피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기관투자자의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관측됐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가 대부분은 공모가 희망밴드(3만9,500~5만1,800원) 하단 이하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보증보험은 수요예측 부진 원인으로 고금리 상황과 투자 위축 기조를 꼽았다. 서울보증보험 측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초과하는 등 시중금리가 상승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국내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게 부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보증보험은 올 하반기 IPO 시장을 달굴 대어로 꼽혀왔다. 기업가치는 최대 3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 받았다. 서울보증보험은 수요예측을 앞두고 배당 매력과 우수한 실적을 강조하며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결과는 흥행 참패였다. 업계에선 전량 구주매출과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이 흥행 실패로 이어졌다고 분석하고 있으나 위축된 시장 분위기도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 상장은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서울보증보험 지분(예금보험공사 보유) 단계적 매각 추진’ 계획이 마련됨에 따라 추진됐다. 서울보증보험은 예금보험공사를 대주주로 두고 있는 곳이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수혈 받으면서 지금의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정부는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이번 상장을 추진한 바 있다. 공모는 신주 발행 없이 100% 구주매출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구주매출이란 대주주 등 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 지분 중 일부를 일반인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것을 뜻한다. 시장에선 이번 공모가 전량 구주매출이라는 점과 향후 공적 자금 회수를 통한 오버행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우려를 보낸 바 있다.

한편 서울보증보험의 상장 철회로 IPO를 준비 중인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올 하반기 대어급 공모주 등장으로 IPO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으나 서울보증보험의 상장 철회로 찬물이 끼얹어 졌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