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잠재적 소비자인 알파세대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활동이 없는 잠재 소비자이지만, 부모를 통해 막강한 소비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 게티이미지뱅크
기업들이 잠재적 소비자인 알파세대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활동이 없는 잠재 소비자이지만, 부모를 통해 막강한 소비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기업들이 주목하는 소비층에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가 떠오르고 있다. 흔히 MZ세대라 불리는 2030대를 넘어서서 1020대를 가리키는 ‘잘파세대’로 시선이 차츰 옮겨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 중 알파세대는 아직 경제활동이 없는 잠재 소비자다. 그럼에도 주목을 받는 이유가 뭘까.

◇ 알파세대, 부모 통해 소비 영향력 행사

MZ세대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큼이나 어색하다고 여겨지는 ‘잘파세대’는 최근 기업이 주목하는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잘파세대는 Z세대와 알파세대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후반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Z세대, 2010년 이후 태어난 이들을 알파세대라고 부른다.

성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Z세대와 달리 알파세대는 현재 0세에서 13세에 불과하다. 이들은 경제활동이 없어 직접적인 소비자가 되지는 못한다. 그러나 밀레니얼세대 부모를 통해 소비성향이 전이된 잠재 소비자라는 점에서 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aTFIS)에 따르면 알파세대의 부모 중 70%가량을 차지하는 밀레니얼세대(30대~40대 초반)는 자녀와 긴밀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며 경험을 함께 공유하고 싶어 한다고 알려진다. 특히 1~2명의 자녀를 낳고, 이들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알파세대는 밀레니얼 부모세대의 소비 패턴에 영향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취향을 부모와 공유하는 것에 익숙하다. 따라서 부모를 통해 막강한 소비 영향력을 행사하는 잠재적인 소비자로 자리하게 된다. IBM 기업가치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부모의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품목으로는 식음료(77%)와 외식(63%)에서 특히 높게 나타난다.

◇ “새로운 시도 거리낌 없다”

이러자 최근 유통업계선 부모세대인 밀레니얼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알파세대의 취향에 맞춘 ‘경험 공유 식품’이 출시되고 있다.

예컨대 코카콜라의 주스 음료 브랜드 미닛메이드는 2001년 국내서 큰 사랑을 받았던 추억의 쿠우 캐릭터를 활용해 리뉴얼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오리온은 2006년 출시된 ‘나! 샌드 치즈크림’과 2011년 선보인 ‘다이제 샌드 바닐라&밀크크림’ 2종을 리뉴얼 출시했다. 포켓몬빵 등 캐릭터 스티커(띠부씰) 마케팅도 맥락을 같이 한다.

이런 가운데 대홍기획의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알파세대가 부모에게 받은 돈을 가장 많이 쓰는 분야는 식음료였다. 이 중에서 이들이 직접 구매하는 품목은 △과자‧스낵류(67.5%) △아이스크림(58%) △젤리(35.5%) △초콜릿‧사탕(34.5%) 등으로 나타났다. 제품별 알파세대 의견 반영률은 △스낵류(55.5%) △아이스크림(48.0%) △초콜릿‧사탕(29.0%) △라면(28.0%) 등이었다.

이들 세대는 신제품에 대한 시도 정도도 높은 편이었다. 이러한 특성은 식품업계서 이색 맛 조합의 협업제품을 출시하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맘스터치는 알파세대를 겨냥해 농심의 장수 스낵 ‘꿀꽈배기’와 협업해 ‘꿀꽈배기 싸이순살’ 치킨을 출시하기도 했다. 명랑 핫도그는 오리온과 손잡고 초콜릿바인 핫브레이크를 활용한 신제품 ‘핫뜨거운 핫브레이크 핫도그’를 2주 동안 한정 판매했다.

한편 알파세대의 소비는 다른 세대에 비해 SNS의 영향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이는 알파세대의 생활반경이 아직 넓어지기 전이고 취향이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면서 “스마트폰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가 이들의 소비에 영향을 크게 주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국내 유통업계는 웹드라마‧예능 등 콘텐츠 커머스를 확대하고, 더 나아가 메타버스 내 자사 브랜드 공간을 구축해 알파세대와의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농심은 지난해 10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신라면 분식점’을 열고 신제품 콘셉트를 정하는 ‘천하제일 라면 끓이기 대회’ 이벤트를 진행했다. 40만명이 넘는 소비자들이 뽑은 인기 레시피는 지난 1월 ‘신라면 제페토 큰사발’에 실제로 적용됐다.

 

근거자료 및 출처
알파세대와 식품산업
2023. 10. 23.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정보통계시스템
새로운 소비 주체, 알파세대
2023. 02. 대홍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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