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아이스크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5.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10월 아이스크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5.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오름세를 보여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몇 차례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한 빙과업계가 도마에 올랐다. 특히 가격 인상을 통해 과도한 수익을 누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빙과업계의 3분기 실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모양새다.

◇ 10월 ‘아이스크림’ 소비자물가지수, 전년대비 15.2%↑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아이스크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5.2%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4월(26.3%) 이후 최대 상승폭으로 알려진다.

이는 지난달 1일부터 적용되고 있는 원유 가격 인상의 여파로 풀이된다. 낙농진흥회는 지난 8월 용도별 원유 기본가격 인상안을 합의한 바 있다. 음용유용 원유 기본가격은 전년과 비교해서 리터당 88원 오른 1,084원, 가공유용 원유 기본가격은 87원 인상된 887원으로 결정됐다.

인상된 원유 가격은 관련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현실화에 우려를 더했다. 빙과업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롯데웰푸드부터 2위인 빙그레까지 줄줄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빙그레는 지난달부터 투게더‧엑설런트 및 끌레도르 바 등 일부 제품에 대해 7~13%가량 가격을 올렸다. 지난 2월에는 메로나‧비비빅‧슈퍼콘 등의 가격을 1,200원으로 20% 올렸다. 해태아이스크림도 같은 달 마루홈컵‧마루미니컵 등 일부 아이스크림 제품에서 가격이 500원씩 올랐다.

롯데웰푸드도 마찬가지로 스크류바‧돼지바‧옥동자 등 9종의 막대형 아이스크림은 25% 인상된 가격으로, 빠삐코 등 튜브형 아이스크림은 20% 인상된 가격으로 지난달 1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 빙과업계 “원유값만이 가격 인상 요인 아니다”

공시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의 이번 3분기 영업이익은 80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9%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엔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88% 증가했다. 빙그레의 경우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160.3% 늘어났다. 3분기 실적은 아직 발표되기 전이지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3분기에도 큰 폭의 영업이익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9월 IBK투자증권은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빙그레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68.5% 증가한 434억원으로 추정되며 시장기대치를 상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관련 업계 1위가 납품가 인상을 결정하면서 빙그레도 큰 무리 없이 판가 인상을 단행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면서 “빙그레(별도) 매출에서 흰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줄어드는 가운데 지난해 4% 수준까지 축소돼 타 업체 대비 상대적으로 원유가 상승 부담이 작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러자 일각에서는 고물가가 지속되는 시기에 잇따른 가격 인상을 통해 빙과업체들이 과도한 수익을 챙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달 30일 “10월 원유 가격 인상 발표 이후 원유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인상되며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면서 “이들 빙과업계는 매년 가격을 10% 이상씩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 협의회가 원유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한 아이스크림 제조업체들의 가격 인상 타당성을 분석한 결과 원재료인 원유가는 소폭 상승했다”면서 “원유가 상승률의 최대 4배가 넘는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을 단행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데 있어서 원유 가격 상승만이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는 게 관련 업계의 입장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설탕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원재료 및 부자재 비용 또한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롯데웰푸드는 이와 관련해 본래 설탕값 등의 상승으로 빙과류 가격을 4월에 인상하려고 했으나,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 협조하면서 미룬 것이 7월 가격 인상이라고 해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에 편의점업계서 자체적으로 가격 인상을 보류하면서 일부는 10월에 적용됐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이번 달 들어 물가안정을 위해 과자‧라면‧설탕‧아이스크림‧우유‧커피‧빵 등 7개 품목을 전담 관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식품업계만 과도하게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제유가나 원자재 가격 등 본질적인 가격 요인 인상이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정부의 강한 압박이 단기적 안정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억제됐던 가격 인상 요인이 한꺼번에 터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근거자료 및 출처
빙그레 반기보고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814001154
2023. 08. 14.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롯데웰푸드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실적(공정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1101800065
2023. 11. 01.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빙그레 - 상반기 좋은 흐름이 3분기도 이어질 듯
2023. 09. 25. IBK투자증권
2023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
2023. 11. 02.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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