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일 ‘삼성 AI 포럼 2023’ 개최… 요슈아 벤지오·짐 켈러 등 석학 대거 참여
AI생태계 및 반도체 산업 적용 방안 제시… 생성형 AI모델 ‘삼성가우스’도 새롭게 공개

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 AI 포럼 2023’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온라인 개회사를 하는 모습./ 삼성전자
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 AI 포럼 2023’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온라인 개회사를 하는 모습./ 삼성전자

시사위크|수원=박설민 기자  “생성형 AI 기술이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의 안전과 신뢰, 지속가능성에 대한 더 심도 깊은 연구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 AI 포럼 2023’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이 같이 말했다. 4차 산업 시대가 시작되면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보급이 확산됨에 따라, 학계와 산업계 전문가 간 소통을 통한 기술 발전 및 안전 수칙 마련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의 말처럼 생성형 AI산업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생성형 AI시장 규모는 438억7,000만달러. 2030년에는 연평균 성장률 47.5%를 보이며 6,679억6,000만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생성형 AI로 인한 피해도 점차 커지고 있다. 저작권 위반, 가짜뉴스 등의 문제 때문이다. 특히 ‘딥페이크’를 이용한 범죄는 올해 1분기 기준 미국·캐나다 지역에서 10배가 넘게 증가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생성형 AI가 바꿀 미래 산업 분야의 모습, 그리고 안전한 사용에는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이 질문의 답을 찾고자 삼성 AI 포럼 2023에 참가한 국내외 AI석학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봤다.

조 발표는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 벤지오 교수는  ‘AI 4대 천왕’으로 불리는 세계적 석학이다. 2016년엔 AI벤처기업 ‘엘리멘트AI(ElementAI)’를 설립했고, 2018년엔 딥러닝 연구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ACM 튜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설민 기자
조 발표는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 벤지오 교수는  ‘AI 4대 천왕’으로 불리는 세계적 석학이다. 2016년엔 AI벤처기업 ‘엘리멘트AI(ElementAI)’를 설립했고, 2018년엔 딥러닝 연구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ACM 튜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설민 기자

◇ 벤지오 교수부터 짐 켈러까지… 세계적 전문가들, AI미래 조망

첫 번째 기조 발표는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가 맡아 진행했다. 강연 주제는 ‘안전한 AI 연구자 시스템을 향해(Towards a safe AI scientist system)’다. 벤지오 교수는 ‘AI 4대 천왕’으로 불리는 세계적 석학이다. 2016년엔 AI벤처기업 ‘엘리멘트AI(ElementAI)’를 설립했고, 2018년엔 딥러닝 연구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ACM 튜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벤지오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거대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발전하는 AI 기술의 결과가 연구자들의 개발 의도와 일치하지 않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한 AI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소개했다. LLM은 방대한 양의 텍스트 데이터로 학습해 자연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능력이 뛰어난 언어 모델이다. 생성형 AI의 상징인 챗GPT, 하이퍼클로바X 등도 모두 LLM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벤지오 교수는 “이론상 올바른 시스템의 기능과 프로그램 구동 방법을 안다면 AI 사용에 대한 실제 안전은 보장될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그 기능을 실제 상황에 적용할 경우, 우리는 이와 관련한 안전 조항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적인 AI기술인 LLM의 경우, 거짓 정보를 사실처럼 말하는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 Hallucination)’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며 “AI는 어떤 정보가 진실인지 알지 못하고, 사람이 말하는 것을 앵무새처럼 흉내내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I의 긍정적 효과에만 치중돼 있는 장밋빛 전망을 걷어내고 이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한 판단 능력이 필요하다”며 “개발 기업 및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각국 정부는 AI에 대한 과학적이고 올바른 이해를 통한 규제 기준을 마련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의 모습.  켈러 CEO는 인텔에서 수석부사장을, AMD에서 부사장 및 수석연구원을 역임한 AI반도체 전문가다. 그가 이끄는 텐스토렌트는 캐나다 AI반도체 스타트업으로, 그 기술력을 AI업계서 인정받고 있다. 지난 8월 현대차그룹,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가 텐스토렌트에 1억달러(약 1,31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나서기도 했다./ 박설민 기자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의 모습.  켈러 CEO는 인텔에서 수석부사장을, AMD에서 부사장 및 수석연구원을 역임한 AI반도체 전문가다. 그가 이끄는 텐스토렌트는 캐나다 AI반도체 스타트업으로, 그 기술력을 AI업계서 인정받고 있다. 지난 8월 현대차그룹,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가 텐스토렌트에 1억달러(약 1,31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나서기도 했다./ 박설민 기자

벤지오 교수에 이은 기조 발표는 ‘텐스토렌트(Tenstorrent)’의 짐 켈러 CEO가 맡아 진행했다. 짐 켈러 CEO는 인텔에서 수석부사장을, AMD에서 부사장 및 수석연구원을 역임한 AI반도체 전문가다. 그가 이끄는 텐스토렌트는 캐나다 AI반도체 스타트업으로, 그 기술력을 AI업계서 인정받고 있다. 지난 8월 현대차그룹,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가 텐스토렌트에 1억달러(약 1,31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나서기도 했다.

짐 켈러 CEO는 ‘자신만의 실리콘을 소유하라(Own Your Silicon)’를 주제로 기조 강연을 진행했다. 여기서 실리콘은 반도체를 의미한다. 4차 산업시대를 맞아, AI기술력 확보를 위해선 각 기업이 개발하는 AI모델에 특화된 차세대 반도체 설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특히, 짐 켈러 CEO는 개방형 하드웨어 설계자산(RISC-V, 리스크 파이브) 기반 하드웨어 구조 설계 혁신을 통한 차세대 AI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무어의 법칙을 지속시킬 가장 큰 동력은 ‘오픈소스 AI’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픈소스 AI란 오픈소스는 공개적으로 액세스 할 수 있게 설계된 AI소스 코드다.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 수정, 배포할 수 있어 첨단 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짐 켈러 CEO는 “폐쇄적인 산업 생태계에서는 기술의 개선과 발전이 어려운데, 이는 반도체 산업 역시 마찬가지”라며 “AI반도체 설계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짐에 따라, 개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오픈소스가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 AI 포럼 2023'에서 '대규모 언어 모델 르네상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강연 중인 오픈AI 제이슨 웨이(Jason Wei) 연구원./ 삼성전자
.'삼성 AI 포럼 2023'에서 '대규모 언어 모델 르네상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강연 중인 오픈AI 제이슨 웨이(Jason Wei) 연구원./ 삼성전자

◇ SAIT 연구진, LLM 기반 반도체 제조·공정 방안 제시

이번 포럼에서는 글로벌 AI석학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AI사업을 책임지는 ‘삼성전자 SAIT(구 종합기술원)’의 연구원들도 대거 발표했다. 발표는 최영상 부사장, 이준행 수석연구원 등 SAIT 연구 리더들이 진행했으며, 반도체 개발 전반에 걸친 LLM 등 AI 활용 계획과 AI를 활용한 공정 시뮬레이션 등 미래 컴퓨팅 발전 가능성을 논의했다.

‘반도체를 위한 LLM(LLMs for semiconductor)’를 주제로 발표한 최영상 SAIT 부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조 단위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수만 명의 엔지니어들의 작업은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며 “이 수많은 엔지니어들의 습득 지식과 역량을 기반으로 기존 시스템을 향상시키는 것이 LLM의 역할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SAIF에서는 반도체 생산과 제조 전반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이 LLM에 학습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통해 반도체 설계와 수율 향상, 특성화 테스트 시나리오를 더 잘 지원할 수 있는 LLM을 만들고자 한다”고 목표를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외부에서 가져올 수 있는 LLM 기술과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는 반도체 관련 지식을 융합한다면 굉장히 혁신적인 반도체를 만드는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생산 자율화 등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 부사장에 이어선 이준행 SAIT 수석연구원이 맡아 진행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AI가 주도하는 반도체 제조의 미래 엿보기(A Glimpse into the AI-driven future of semiconductor manufacturing)’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약 700여개의 복잡한 반도체 제조 공정을 AI가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며 “AI는 미래 반도체 공정에서 경제적 부분의 긍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잡한 반도체 설계 프로세스에서 우리는 앞으로 회로 디자인을 생성하고 최적화하는데 특화된 AI로 새로운 설계를 쉽게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며, 이는 회사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 AI 포럼 2023'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삼성전자 김대현 부사장./ 삼성전자
'삼성 AI 포럼 2023'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삼성전자 김대현 부사장./ 삼성전자

◇ 삼성의 차세대 생성형 AI, ‘삼성가우스’도 공개

아울러 삼성전자는 8일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서 이어진 포럼 둘째날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모델 ‘삼성가우스’도 새롭게 공개했다. 삼성가우스는 정규분포 이론을 정립한 천재 수학자 칼 프리드리히 가우스(Carl Friedrich Gauss)로부터 영감을 얻은 생성형 AI 모델이다. 삼성이 추구하는 생성형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한다. 

삼성 가우스는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세부적으로는 △텍스트를 생성하는 언어 모델(Samsung Gauss Language) △코드를 생성하는 코드 모델(Samsung Gauss Code) △이미지를 생성하는 이미지 모델(Samsung Gauss Image) 등 3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먼저 ‘언어 모델’은 클라우드(Cloud)와 온디바이스(On-device)를 위한 다양한 모델들로 구성됐다. 메일 작성, 문서 요약, 번역 등 업무를 더 쉽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해주며 기기를 더욱 스마트하게 제어한다.

코드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된 AI 코딩 어시스턴트 ‘코드아이(code.i)’는 사내 소프트웨어 개발에 최적화돼 개발자들이 쉽고 빠르게 코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코드 설명이나 테스트 케이스 생성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이미지 모델은 사진이나 그림 등을 손쉽게 제작 가능하다. 기존 이미지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해상도 이미지의 고해상도 전환도 쉽게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또한 삼성 가우스를 활용한 온디바이스 AI 기술도 소개했다. 삼성리서치의 온디바이스 AI기술을 사용하면 소비자들은 개인정보 전송 없이 △기기 제어 △문장 요약 △문법 교정 등을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개발된 생성형 AI 모델들을 다양한 제품에 단계적으로 탑재할 계획이다. 

김대현 삼성리서치 글로벌AI센터 부사장은 “생성형 AI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업계와 학계 리더들과 협력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삼성전자는 AI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AI 활용시 보안 및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AI 윤리 원칙'을 정해 이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