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23이 아카이브전을 통해 초기 독립애니메이션 6편을 소개한다. /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
서울독립영화제2023이 아카이브전을 통해 초기 독립애니메이션 6편을 소개한다. /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서울독립영화제2023이 1980년대에서 1990년대 만들어졌던 필름 애니메이션 6편을 선별, 극장에서 최초 상영한다. 

서울독립영화제는 2018년부터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주최로 ‘독립영화 아카이브전’을 통해 초기 독립영화의 유산을 발굴하고 재조명하고 있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총 20편 작품을 복원 및 디지털화했고 초기영화 43편을 소개해왔다. 

올해로 여섯 번째인 ‘독립영화 아카이브전’에서는 ‘한국 독립 애니메이션, 시대의 소묘’라는 주제로 1980년대에서 1990년대 독립 애니메이션 궤적을 살펴볼 수 있도록 지금은 사라진 작업 방식인 필름(셀) 애니메이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1980년대 대학가와 단체에서 전설처럼 회자되던 ‘반쪽이’로 알려진 만화가이자 조형예술가인 최정현 작가의 1980년대 대학가의 풍경과 학내 열사의 죽음에 대한 기록인 ‘방충망’(1983), 노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배경으로 신군부의 절망을 일제강점기에 빗댄 애니메이션 ‘상흔’(1984),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으로 각성된 민중의 저항과 열망이 담긴 ‘그날이 오면’(1987)까지 총 3편을 만나 볼 수 있다. 

모두 8mm로 제작된 필름 애니메이션으로 기성영화에 대안을 제시하는 독립 애니메이션의 방향을 담은 최초의 독립 애니메이션이라 할 수 있다. 세 편의 애니메이션은 서울독립영화제2023에서 30여 년 만에 공개될 뿐 아니라 최초로 극장에서 상영된다.

​(위 왼쪽부터) ‘방충망’ ‘상흔’ ‘그날이 오면’, (아래 왼쪽부터) ‘와불’ ‘오래된 꿈’ ‘히치콕의 어떤 하루’ . /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
​(위 왼쪽부터) ‘방충망’ ‘상흔’ ‘그날이 오면’, (아래 왼쪽부터) ‘와불’ ‘오래된 꿈’ ‘히치콕의 어떤 하루’ . /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

전남 화순 운주사에 있는 와불을 소재로 한 작품 ‘와불’(1991)도 만나볼 수 있다. ‘파업전야’(1990)를 제작한 ‘장산곶매’의 대표였던 이용배 감독이 애니메이션 하청부터 기획, 실사영화 제작부터 배급까지 광범위한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시킨 ‘와불’은 최초의 독립애니메이션은 아니지만 독립애니메이션 운동에서 있어서 가장 인상적인 출발점에 있는 작품으로 이번 기획전에 선정됐다. 

김현주 감독의 ‘오래된 꿈’(1994)도 기대된다. 제1회 서울단편영화제에서 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유려한 이미지와 동화 같은 스토리로 기존 사회성 짙은 창작 애니메이션과 차별화된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1994년에 설립된 애니메이션 제작사 '서울무비'의 마지막 작품이자 ‘연필로 명상하기’의 단초가 된 작품 ‘히치콕의 어떤 하루’(1998)도 상영된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주요작들을 소재로한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하청으로 부분화 돼 있던 애니메이터가 작가와 감독으로 재탄생하는 계기를 맞게 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영화 아카이브전’은 상영뿐 아니라 영화를 통해 보다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인 시네토크도 진행한다. 서울독립영화제2023은 오는 30일부터 12월 8일까지 9일간 CGV압구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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