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기술 기반 스마트 빌딩 산업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런 시장 흐름에 맞춰, 국내 대표 IT기업인 삼성전자와 네이버도 스마트 빌딩 사업을 위한 협력 강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4차 산업기술 기반 스마트 빌딩 산업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런 시장 흐름에 맞춰, 국내 대표 IT기업인 삼성전자와 네이버도 스마트 빌딩 사업을 위한 협력 강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인공지능(AI)과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4차 산업 기술 발전이 눈부신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여러 기술 중 체감도가 가장 높은 곳은 단연 ‘생활형 서비스’ 분야다. 특히 거주·근무 공간인 ‘건물’ 속에 자리 잡은 스마트 기술들은 우리 생활 편의성을 크게 높여주고 있다. 때문에 관련 산업 규모도 급성장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는 오는 2030년 스마트 빌딩 산업 규모가 5,700억2,000만달러(한화 754조8,204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시장 흐름에 맞춰 국내 대표 IT기업인 삼성전자와 네이버도 스마트 빌딩 사업을 위한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5G 등 첨단통신과 스마트 앱 서비스를, 네이버는 고성능 클라우드 및 AI기술 등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3일 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서울시 강남구 ‘Ncloud Space’에서 국내외 미래형 인텔리전스 오피스빌딩 사업 성장 가속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13일 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서울시 강남구 ‘Ncloud Space’에서 국내외 미래형 인텔리전스 오피스빌딩 사업 성장 가속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 삼성전자·네이버클라우드, 미래형 오피스빌딩 사업 협력 약속

삼성전자는 13일 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서울시 강남구 ‘Ncloud Space’에서 국내외 미래형 인텔리전스 오피스빌딩 사업 성장 가속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으로 양 사는 오피스빌딩 내 오피스빌딩 내 모든 기기와 내·외부 솔루션, 서비스를 연동하고, 효율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디바이스·솔루션·서비스로 스마트한 ‘캄테크(Calm-Tech)’를 실현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제품을 연결하는 스마트싱스, 5G 등 최신 기술과 네이버 1784 신사옥에 적용한 네이버클라우드 자체 솔루션을 연동해 B2B 고객대상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특화패키지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빌딩관리시스템(BMS, Building Management System)’의 단순한 제어를 넘어, 사용자 중심으로 확장, 빌딩통합제어 에너지 출입과 보안 관리까지 가능한 미래형 인텔리전스 오피스빌딩을 위한 토탈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각 사업부별로 전문화된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고객에게 통합적으로 제안하기 위해 ‘B2B통합오퍼링사무국’을 신설하고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형 빌딩 네이버 제2사옥인 ‘네이버 1784’의 모습./ 네이버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형 빌딩 네이버 제2사옥인 ‘네이버 1784’의 모습./ 네이버

양 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네이버 제2사옥인 ‘네이버 1784’에 적용된 ‘팀네이버’의 기술과 솔루션을 본격 사업화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1784는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형 빌딩이다. 네이버 직원들의 업무공간인 동시에, 네이버의 업무 공간인 동시에 로봇과 자율주행, 이음5G, 클라우드 등 팀네이버가 연구·축적한 모든 선행기술의 테스트베드다.

네이버 1784의 건물 내부에는 서비스 로봇 ‘루키(Rookie)’가 실시간 주행을 하며 직원들의 근무를 돕는다. 또 ESG경영을 위한 AI기반 에너지 절약 시스템도 갖춰졌다. 네이버는 이 시스템으로 지난해 ‘LEED 최고등급’ 인증을 받기도 했다. LEED는 ‘미국녹색건축위원회(USGBC)’에서 개발한 국제 친환경 건물 인증제도다.

사실 네이버 1784는 삼성 그룹과 인연이 깊은 건물이다. 이곳의 시공은 삼성전자의 친척이라 할 수 있는 ‘삼성물산’에서 담당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스마트 기술이 접목된다면 네이버와 삼성 그룹 기술력이 집약된 곳이 되는 셈이다.

강봉구 삼성전자 한국총괄 겸 B2B통합오퍼링사무국장은 “AI·로봇·클라우드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춘 네이버클라우드와 B2B 특화 제품·솔루션 서비스·5G 네트워크 1위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협력해 우수한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최고의 고객경험과 가치를 창출해 한 차원 높은 미래형 인텔리전스 오피스빌딩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와 네이버의 협력이 글로벌 스마트 빌딩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네이버 1784 빌딩은 양 사의 ‘중동 시장’ 진출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와 네이버의 협력이 글로벌 스마트 빌딩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네이버 1784 빌딩은 양 사의 ‘중동 시장’ 진출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 스마트 빌딩 사업 협력, ‘중동 스마트 시티’ 시장 진출 발판 기대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와 네이버의 협력이 글로벌 스마트 빌딩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네이버 1784 빌딩은 양 사의 ‘중동 시장’ 진출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업무 협약에서 앞서, 중동 핵심 국가의 정부 기관에서는 네이버 1784를 방문, 삼성전자와 네이버의 IT기술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방문한 국가는 아랍에미리트(UAE)다. 지난 8일 압둘라 빈 투크 알 마리 UAE 경제부장관 등 10여명은 네이버 1784를 찾았다. UAE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네이버와 삼성전자의 첨단기술 접목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방문이다. 네이버에서는 채선주 대외·ESG 정책 대표와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참석해, UAE 대표단을 맞았다.

UAE는 이에 앞서 올 6월 샤르자 왕실 고위대표단도 네이버 1784에 파견한 바 있다. 고위대표단에는 셰이크 사우드 술탄 빈 모하메드 알 카시미 샤르자 왕자도 참여했다. 샤르자 왕자가 추진 중인 국가 차원의 디지털 혁신·인프라 구축 관련 협력 논의를 위한 방문이었다.

 9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에 방문한 압둘라 빈 투크 알 마리(Abdullah bin Touq Al Marri) UAE 경제부장관 일행./ 네이버
 9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에 방문한 압둘라 빈 투크 알 마리(Abdullah bin Touq Al Marri) UAE 경제부장관 일행./ 네이버

UAE뿐만 아니라 9월에는 칼판 벨훌 두바이미래재단(DFF) CEO가 방문하며, 두바이와의 협력 가능성도 커졌다. 두바이 미래재단은 2016년 두바이 왕실이 설립한 재단이다. AI, 로봇, 클라우드 등 국가 디지털 전환을 위한 미래 첨단기술을 연구한다. 현재 두바이 미래재단에서는 미래박물관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두바이 미래재단은 ‘미래의 사무실(The Office of the Future)’이라 불리는 세계 최초의 3D프린팅 건물을 본부로 사용 중이다.

이처럼 중동 국가들이 네이버와 삼성전자 기술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스마트 시티’ 건설을 위해서다. 중동의 경우, 척박한 사막과 뜨겁고 건조한 날씨, 물 부족 등의 문제로 거주하기 불편한 환경이다. 때문에 최근 석유 수출을 기반으로 한 풍족한 ‘오일머니’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첨단 IT기반의 스마트 시티를 건설하겠다는 것이 중동 국가들의 목표. 실제로 독일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스마트시티 관련 산업 규모는 올해 8억달러(1조882억원) 규모에서 오는 2028년 12억8,000만달러(1조7,412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지난 9월 24일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MOMRAH)’로부터 국가 차원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맡아, 수도 리야드 등 5개 도시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팀 네이버의 첫 대규모 중동 사업으로,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수출 1호가 됐다.

팀 네이버는 5년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를 비롯해 메디나, 제다, 담맘, 메카 5개 도시들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기반의 3D 디지털 모델링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 및 운영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를 도시 계획, 모니터링, 홍수 예측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체결한 디지털트윈 수출로 증명되었듯이 팀 네이버 기술에 대한 대내외 관심이 매우 뜨겁다”며 “이번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국내를 비롯해 해외까지 인텔리전스 오피스빌딩 솔루션 수출의 길을 함께 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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