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월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미달률 한 달새 2.9%p 상승

지난달 수도권 내에서 고분양가를 유지하던 일부 대형건설사들의 대규모 단지 청약이 미달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 뉴시스
지난달 수도권 내에서 고분양가를 유지하던 일부 대형건설사들의 대규모 단지 청약이 미달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그간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불패 신화로 여겨졌던 수도권 지역 대형건설사들의 일부 대단지가 지난달 1순위 청약에서 미달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는 그동안 높은 분양가를 감내했던 수요층의 심리가 경기 침체 장기화 등으로 인해 흔들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내년 건설사들의 분양 전략에도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직방’이 한국부동산원의 자료를 재산정한 결과, 지난 10월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은 14.3대 1로 나타났다. 이는 한 달 전인 9월 10.0대 1보다 약간 높은 수치다.

이와 함께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미달률도 9월 10.8%에서 10월 13.7%로 2.9%p(퍼센트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로 10월 1순위 청약경쟁률은 △서울 24.8대 1 △강원 24.1대 1 △경기 21.7대 1 △대전 7.7대 1 △인천 6.7대 1 △부산 5.9대 1 △충남 2.1대 1 △전북 1.8대 1 △경북 0.9대 1 △울산 0.5대 1로 조사됐다.

1순위 청약미달률은 서울‧부산‧인천‧대전‧강원의 경우 미달이 없었던 반면 수도권에 속한 경기는 10.3%의 미달률을 보였다. 다음으로 △전북 18.7% △경북 21.7% △충남 26.5% △울산 47.0%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경기의 경우 분양가 경쟁력에 따라 청약결과가 갈렸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동탄과 타 지역대비 가격경쟁력이 있는 광명에서 높은 청약결과를 기록했다. 

‘동탄레이크파크자연앤e편한세상’은 3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10월 전국에서 1순위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은 단지로 꼽혔다. 이어 광명시 철산동 ‘철산자이브리에르’는 1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주변 대비 평균 분양가가 비싼 단지는 청약이 미달되는 굴욕을 겪었다. 경기 수원 ‘힐스테이트 수원 파크포레’는 57.5%의 미달률을 나타냈고 경기 부천 심곡동 ‘부천JY포에시아’는 무려 60%의 미달률을 보였다. 이외 경기 양주시 ‘회천중앙역 대광로제비앙(35.3%)’,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 푸르지오클라시엘(30.9%)’ 등도 미달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함영직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10월 분양시장에서는 한동안 양호한 청약결과를 보인 대형 건설사 브랜드 단지들이 기대에 비해 저조한 결과 얻는데 그쳤다”면서 “그간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단지에서도 고분양가에 대한 저항감이 크게 발생했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10월 청약시장의 특징은 분양가에 대한 수요자들의 민감도가 더욱 커지면서 분양가 경쟁력이 청약결과를 결정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전에는 분양가가 높더라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단지는 우수한 청약률을 기록했으나 올 10월 분양단지는 수요자 관심이 높더라도 분양가 경쟁력이 낮으면 부진한 청약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경기 뿐만 아니라 지난달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 서울 동작구 ‘상도동푸르지오클라베뉴’ 등 일부 서울 내 대형건설사가 시공한 단지에서도 1순위 청약미달 사태가 벌어지면서 2순위로 넘어가거나 선착순 분양을 실시한 사례도 등장했다”며 “이는 곧 집값 상승 기대감보다 고금리·고물가·경기침체 등의 영향이 더욱 커 수요자들의 심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안좋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주택사업과 관련해 건설사들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대형건설사에 비해 기초 체력이 약한 중견건설사들은 내년이 더욱 힘들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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