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가 실적 개선을 위한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11번가가 실적 개선을 위한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연내 상장이 사실상 무산된 뒤 11번가를 둘러싼 매각설이 무성한 가운데 회사의 실적 추이와 지배주주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11번가가 실적 개선을 위한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전년 동기보다 14% 가량 줄었다. 연내 상장이 사실상 무산된 뒤 11번가를 둘러싼 매각설이 무성한 가운데 회사의 실적 추이와 지배주주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 적자폭 줄인 11번가… 턴어라운드 시점 촉각

14일 공시된 SK스퀘어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1번가의 3분기 영업손실은 3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362억원) 대비 37억원 줄어든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88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1,899억원) 0.6% 줄었다.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상승세를 보였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6,019억원으로 전년 동기(4,717억원) 대비 27.6% 증가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910억원으로 전년(-1,060억 원) 대비 150억원(14.1%↓)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85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56억원(SK스퀘어 공시기준) 대비 증가한 수치다. 이에 대해 11번가 측은 “지난해 3분기 반영된 일시적 장부평가액 변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11번가는 2020년부터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엔 1,51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694억원) 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난 규모다. 

다만 올해 들어선 적자 규모가 축소되는 양상이다. 회사 측은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직매입 매출 성장과 슈팅배송 브랜드 마케팅 강화가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3분기 매출이 소폭 감소한 것과 관련해선 수익성 안정화에 집중한 결과라고 11번가 측은 설명했다. 

11번가 측은 “지난 6월 오픈마켓(OM)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서 3분기는 수익성 기조 안정화에 집중했고 그 과정에서 일부 매출 감소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9월부터 익일배송 서비스 슈팅배송의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고, 고물가 시대 가성비 제품을 찾는 고객들의 슈팅배송 이용이 증가하고 있어 남은 4분기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1번가의 설명에 따르면 슈팅배송은 로보락Q 시리즈, 애플 아이폰 신제품 판매 등 상품 경쟁력이 갈수록 높아져 10월 최대 월 거래액 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11월 1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연중 최대 쇼핑 행사인 ‘그랜드 십일절’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11월 역시 전년대비 나아진 영업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 11번가 노리는 큐텐… 지배구조 변화 주목

11번가는 2025년 실적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올해까지 대규모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갈 길이 먼 모습이다.

그간 11번가의 수익성 개선 추이는 회사의 기업공개 추진과 맞물려 주목을 받아왔다. 11번가는 올해 기업공개(IPO) 상장을 목표로 제시했던 곳이다. 다만 연내 상장은 사실상 무산됐다. 당초 재무적 투자자와 약속한 상장 시한은 올해 9월 말까지였다.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5년 내 상장을 약속했다. 해당 기한까지 상장을 못할 시 투자금에 연 8% 이자를 더해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주주인 SK스퀘어 측은 투자자와 약속한 기한까지 11번가의 상장을 진행하지 못했다. 상장예비심사조차 청구하지 않았다. IPO 시장이 냉각된 데다 실적도 좋지 못해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SK스퀘어 측은 상장 대신, 지분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SK스퀘어는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이 투자금 회수 기한을 연장해줌에 따라 시간을 벌었다. 

현재 SK스퀘어는 큐텐 측과 11번가에 대한 인수합병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큐텐은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싱가포르에서 창업한 이커머스 회사다. 지난해 티몬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 등을 연달아 품에 안으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는 곳이다.

최근 SK스퀘어는 큐텐 측에 공동경영을 골자로 한 협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연 11번가의 지배구조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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