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현 회장이 이끄는 SM그룹은 한국ESG기준원의 ESG평가에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 SM그룹
우오현 회장이 이끄는 SM그룹은 한국ESG기준원의 ESG평가에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 SM그룹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공격적인 M&A를 통해 외형을 키우며 재계 30위권의 존재감을 자랑하는 SM그룹이 ESG경영 측면에서는 아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적극적인 외형 확대 못지않게 내실다지기에도 공을 들여 시대흐름에 발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평가대상 4곳 중 3곳이 ‘낙제점’

지난달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2023년 ESG 평가결과에서 SM그룹은 대체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평가대상에 포함된 계열사 4곳 중 남선알미늄·티케이케미칼·에스엠벡셀은 통합 D등급, 대한해운은 통합 C등급을 부여받은 것이다.

한국ESG기준원은 ESG 평가결과를 S, A+, A, B+, B, C, D 등 7개 등급으로 나눠 부여하며, 이 중 가장 낮은 D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됨’을 의미한다.

각 계열사들의 부문별 평가결과도 대부분 저조했다. 남선알미늄과 티케이케미칼은 환경부문 C등급, 사회부문 C등급, 지배구조부문 D등급을 부여받았고, 에스엠벡셀은 환경부문 D등급, 사회부문 C등급, 지배구조부문 C등급을 부여받았다. 대한해운은 환경부문 B등급, 사회부문 B+등급, 지배구조부문 D등급이다.

지난해 평가결과 대비 개선된 모습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남선알미늄·티케이케미칼·에스엠벡셀·대한해운의 올해 ESG 평가결과는 모두 지난해와 같다. 기간을 넓혀보면 평가결과가 오히려 후퇴한 점이 확인된다. 2021년 평가에선 남선알미늄과 티케이케미칼이 C등급, 대한해운이 B등급을 부여받은 바 있다.

SM그룹은 ‘M&A의 귀재’라 불리는 우오현 회장의 공격적인 기업인수를 통해 외형을 확장해왔으며 재계 30위권의 위상을 자랑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 현황을 발표한 지난 4월 기준 61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고, 최근에도 국일제지 인수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ESG경영 측면에선 이러한 외형적 성장과 엇갈린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ESG경영 확대를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특히 2021년에는 “ESG경영은 사회공헌이라는 이름으로 단발성이 아닌, 기업 생존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향후 글로벌경제 질서를 지배할 키워드로 ESG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기업활동에 친환경과 사회적책임 경영, 그리고 지배구조 개선 등 공익가치를 고려함으로써 그룹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ESG 평가기관인 한국ESG기준원의 평가에선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SM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ESG경영이 갈수록 강조되는 시대흐름을 역행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 SM그룹은 60개가 넘는 계열사 중 대한해운만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 중이며,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두고 있는 곳은 단 하나도 없다. 에스엠벡셀이 이사회 내에 투명경영위원회를 두고 있을 뿐이다. SM그룹을 향해 보다 실질적인 ESG경영 구축 및 강화 노력이 요구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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