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업실적 회복세와 달리 매출 성장 멈춰
올해 초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도 변수

올 1분기 적자를 기록한 성도이엔지가 2분기 흑자로 전환됐다. / 성도이엔지
올 1분기 적자를 기록한 성도이엔지가 2분기 흑자로 전환됐다. / 성도이엔지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시공능력평가순위 59위를 기록한 중견 건설사 성도이엔지가 올해 매출 1조원 및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성도이엔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클린룸, 복합물류센터, 플랜트 부문 등 비주택 부문의 시공 능력을 바탕으로 전문건설사에서 종합건설사로 받돋움한 업체다.

지난해 영업손실이 발생해 적자전환한 회사는 올 1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하다 올 2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이어 3분기 영업이익도 전분기 대비 증가하면서 영업실적은 점점 회복되는 추세다. 반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분기별 매출은 지속 하락세를 보이며 영업실적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언웅 성도이엔지 대표는 지난 5월말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전체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업계는 성도이엔지가 올 한 해 동안 매출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 올해 회사 매출 vs 영업실적, 정반대 행보   

최근 3년간 성도이엔지의 외형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지난 2020년 연결기준 5,375억원을 기록한 매출은 2021년 5,556억원으로 소폭 상승했고 2022년에는 전년 대비 27% 오른 7,058억원으로 집계됐다.

외형 성장과 달리 이 기간 동안 영업실적은 해마다 감소했다. 2020년 192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1년 169억원으로 줄었고 급기야 2022년에는 영업손실 50억원이 발생하면서 적자전환됐다. 당기순이익도 2020년 892억원, 2021년 203억원, 2022년 7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매년 급격히 감소했다.

영업실적이 감소하자 영업이익률도 덩달아 내려가면서 수익성이 낮아졌다. 최근 3년간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3.58%, 2021년 3.04%, 2022년 -0.71%로 악화됐다.

하지만 회사의 영업실적은 올해 2분기부터 점점 회복 중이다. 올 1분기 영업손실 41억원, 순손실 4억원으로 작년에 이어 여전히 적자였던 성도이엔지의 영업실적은 2분기에 영업이익 47억원, 순이익 14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가장 최근인 3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각각 두 배 이상 증가한 영업이익 102억원, 순이익 49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실적이 회복되자 수익성도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분기 -2.39%에서 2분기 2.79%, 3분기 6.26%로 분기마다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다만 영업실적 회복세와 반대로 외형 성장은 정체기에 빠졌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회사의 매출은 1,713억원, 1,674억원, 1,623억원으로 분기마다 소폭 감소하며 성장이 멈췄다. 올해까지 마지막 4분기만 남겨둔 상황에서 앞서 이언웅 대표가 공언한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은 다소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기준 성도이엔지의 매출 비중은 물류센터·산업플랜트 등을 시공하는 종합건설시공 부문이 54%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하이테크 산업설비 부문(반도체공장 클린룸 등) 42%, 플랜트(정유·석유화학 등) 3%, 부동산개발 1% 순이다. 

작년 매출 가운데 58%를 차지한 종합건설시공 부문은 올해 54%로, 플랜트 부문은 8%에서 3%로 각각 감소한데 반해 하이테크 산업설비 부문은 33%에서 42%로 1년만에 대폭 확대됐다. 

회사의 부채비율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이긴 하나 올해 3분기 들어 증가하는 추세다. 작년말 기준 95.8%를 기록한 부채비율은 올 1·2분기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인 92.7%, 93.1%를 각각 기록했으나 올 3분기에는 세자릿 수인 137.4%까지 급증했다. 

이는 전분기에 비해 자본총계는 변동폭이 적으나 차입금 등 부채 항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총차입금은 지난 2분기 202억원에서 3분기 725억원으로 3배 가량 급증했다.

미래먹거리인 수주잔고는 올해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올 3분기 기준 회사의 수주잔고는 9,7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7,278억원과 비교해 약 2,000억원 가량 늘어난 규모다.

◇ ‘중대재해 리스크‘ 변수될까 

여느 국내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성도이엔지 역시 중대재해 관련 리스크가 향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초 성도이엔지가 시공 중인 영종도 현장에서 근로자 1명이 목숨을 잃으면서 성도이엔지는 국토교통부가 매 분기마다 발표하는 ‘사망사고 발생 상위 100대 건설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지난 4월말 국토부는 ‘2023년 1분기 사망사고 발생 상위 100대 건설사 명단’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성도이엔지도 포함됐다. 지난 2월 14일 성도이엔지가 시공 중인 스페이시스원 영종도 복합물류센터 공사현장에서 하청업체 근로자 1명이 추락사고로 숨졌기 때문이다.

해당 공사현장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 속한다. 당시 관할기관인 중부지방고용노동청(중부청)은 건설산재지도과, 광역중대재해관리과 인원을 파견해 증거 및 현장 관련자 진술 확보 등 조사에 착수했다.

중부청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 수사는 거의 마무리 중인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중부청에서 조사를 완료한 뒤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 측으로부터 다시 추가 보완 수사 요청이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만간 추가 보완 조사를 완료한 뒤 조사 내역을 검찰에 보낼 예정”이라며 “추가 보완 조사 내역을 검토한 검찰이 향후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 일부 대형건설사들의 경우 국토위 등 각 상임위 소속 의원들로부터 사고와 관련해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따라서 향후 검찰의 판단에 따라 성도이엔지 역시 중대재해 리스크가 회사 이미지 실추 등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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