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21일 공식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한 가운데 지주 부회장직제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KB금융그룹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21일 공식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한 가운데 지주 부회장직제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KB금융그룹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체제가 공식적인 닻을 올린 가운데 지주 부회장직제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인 부회장과 이동철 부회장은 양 회장의 취임일에 맞춰 조기 사퇴한 상황이다. 

◇ 허인·이동철 부회장, 동반 사임… 부회장 직제 재편 관심↑

양종희 회장은 21일 공식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금융권 관심은 신임 회장 주도로 단행될 인사 및 조직개편에 쏠리고 있다. KB금융은 내달 지주 임원 인사와 계열사 사장단 인사, 조직개편 등을 단행할 예정이다. 9년 만에 새 지주 회장이 취임한 만큼 대대적인 세대교체 인사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부회장직 존폐 여부도 업계의 주요 관심사다. KB금융은 2020년 말 조직개편 과정에서 부회장직제를 부활시킨 바 있다. 이후 KB금융은 최근까지 양종희·이동철·허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해왔지만 회장 인선 결과로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우선 양종희 회장은 21일자로 그룹 지주 회장에 선임됨에 따라 부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허인 부회장과 이동철 부회장은 양 회장의 취임일(21일)에 일신상의 사유로 동반 사퇴했다. 허 부회장은 그간 KB금융 내에서 글로벌부문장과 보험부문장을 맡아왔다. 이 부회장은 디지털부문장 및 IT부문장을 맡아 디지털·IT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두 사람의 공식 임기 만료일은 내달 31일이다. 이들의 조기 사임은 신임 회장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과 허 부회장은 KB금융 회장 인선 과정에서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던 인사다. 우선 이 부회장은 1차 숏리스트(압축 후보군)에 포함된 바 있다. 허 부회장은 1차에 이어 2차 숏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려 막판까지 양 회장과 경쟁을 벌였다.

아울러 이들은 인선 및 부회장직 재편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임 회장 후보가 결정된 후 부회장 직제는 폐지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그간 부회장 직제는 후계자를 양성하기 위한 자리로 평가돼왔다. 새 수장이 결정되면서 후계자 양성 차원에서 부회장직제를 유지할 명분은 약해졌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이에 KB금융이 부회장 직위를 없애고 각 부문장 체제를 새롭게 재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져왔다. 

부회장직제 개편 가능성에 대해 KB금융 측은 조심스런 입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현재로선 알 수 있는 게 없다”며 “연말 인사 및 조직개편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종희 회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양 회장은 지난 9월 11일 출근길에서 열린 약식 기자간담회에서 부회장직 유지 여부에 대해 “회장 후보군을 육성한다는 측면과 KB금융그룹이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업무 분담한다는 측면 등을 고려해 이사회와 협의해 유지 여부를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지난 21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양 회장은 주요 경영진 인사 및 조직개편 방향에 대해 “아직 준비가 안 됐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금융지주 중 부회장직제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KB금융과 하나금융 2곳뿐이다. 하나금융은 2008년 부회장직을 신설했으며 현재 3인 부회장 체제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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