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의 혹한기가 지속되고 있다.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신용등급 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 다올투자증권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다올투자증권의 혹한기가 지속되고 있다.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갖가지 경영상 부담 요인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신용등급에도 적신호가 켜져 경영진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했다. 

◇ 한기평,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으로 조정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지난달 28일 다올투자증권의 기업신용등급 및 무보증사채 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에 빨간불이 켜진 데에는 수익성 및 자본적정성 저하,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가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중소형 증권사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연속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667억원, 당기순손실은 124억원을 달한다. 다올투자증권은 3분기에만 32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러한 수익성 저하는 결국 신용등급 전망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기평 측은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IB(투자은행) 수익 감소와 대손비용 확대, 조달비용 증가로 영업실적이 크게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시장금리 안정화와 증시회복에  힘입어 상품운용손익이 개선됐음에도 리테일부문의 미흡한 시장지위로 증시거래대금 증가효과를 향유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한기평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IB 수익 급감과 대출채권매각·평가손실 확대, 조달비용 증가, 자회사 배당수익  감소 등으로 영업순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85억원 감소한 631억원에 그쳤다. 

경상적 수익성도 크게 저하됐다. 한기평 측은 “대규모 인력 감축과 비용통제로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 부담이 경감됐지만 실적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이에 올해 3분기까지 영업순수익 대비 판관비 비율은 139.9%로 전년 동기(61.3%) 대비 저하됐다”고 전했다.

수익성 외에 자본적정성 지표도 저하 추세다. 한기평 측은 “2023년  9월말 순자본비율은 274.3%로 2020년 말 403.9% 대비 크게 하락했다”며 “2021년 대규모 후순위사채 발행과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매각 및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완충력을 보완했음에도 다올저축은행 지분인수와 IB사업 확대에 따른 위험액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 수익성·자본적정성 저하… 부동산 PF 리스크 발목

이어 “올해도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에 따른 연결자본감소와 이익창출력 저하로 자본적정성 저하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추가적인 자본확충과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한 자본적정성 지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꼬집었다.

부동산PF 관련 리스크도 다올투자증권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기평에 따르면 9월말 회사의 우발채무(유동화증권 매입 및 확약실행분 포함) 규모는 5,554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74.4%에 달한다. 이 중 부동산PF 관련 우발채무 및 기업여신 규모가 4,829억원(자기자본 대비 64.7%)에 이른다. 

한기평 측은 “중·후순위 비중(90% 이상)과  브릿지론 비중(30% 내외)을 감안할 때 질적위험도 높은 수준”이라며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대손비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은 2022년말 이후 20%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유동성 대응력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게 한기평의 의견이다. 한기평 측은 “올해 들어 자금시장이 다소 안정화된 가운데,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대금 유입과 회사채 발행을 통한 조달구조장기화 노력으로 유동성 부담은 완화됐지만 자본시장 유동성 경색 재현시 부담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기평은 회사의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 재무건전성 개선 여부를 모니터링해 향후 등급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신용등급 전망 조정은 경영진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할 전망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실적 및 자본적정성 저하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대주주와의 경영권 분쟁 우려에도 휘말린 처지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2대 주주인 김기수 씨 외 1명은 회계장부 열람 등사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한 바 있다. 2대주주가 악화된 실적과 재정 문제를 이유로 공세를 강화할 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다올투자증권 신용등급 전망 조정 관련 리포트
2023. 11. 28 한국기업평가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