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한·미·일 국제 연구팀, ‘지구 메타버스’ 기술로 증명
동아시아 여름철 집중호우, 온실가스 배출로 강도 6%↑

KAIST 연구진이 과거 60여 년간 동아시아지역에 발생한 집중호우의 원인이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온난화임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한국의 기상 과학 기술력 증진 및 기후위기 대응방안 마련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KAIST 연구진이 과거 60여 년간 동아시아지역에 발생한 집중호우의 원인이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온난화임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한국의 기상 과학 기술력 증진 및 기후위기 대응방안 마련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여름철 집중호우는 인간 사회 있어서 커다란 위협 중 하나로 꼽힌다. 농업 및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며 홍수나 산사태 등의 재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최근 급증하는 여름철 집중호우의 원인으로는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 온난화 가속화가 꼽힌다. 하지만 실제 인간 활동이 호우 강도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과거 60여 년간 동아시아지역에 발생한 집중호우의 원인이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온난화임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한국의 기상 과학 기술력 증진 및 기후위기 대응방안 마련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KAIST는 김형준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팀이 문수연 인문사회연구소 박사와 함께 지구 메타버스 기술을 이용, 60여 년간 관측된 동아시아 지역 호우 강도가 크게 증가했으며 이는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가 원인임을 증명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KAIST, 동경대, 동경공업대, 전남대, GIST, 유타주립대 등 한·미·일 8개 기관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동아시아의 기상 전선에 의한 호우 강도를 과거 약 60년간 관측 데이터로 확인했다. 그 결과 중국 남동부의 연안 영역부터 한반도 그리고 일본에 걸쳐 호우의 강도가 약 17% 증가한 사실을 발견했다. 

(좌) 관측에 의한 전선호우의 강도변화 (1958년∼1982년의 발생 빈도와 1991년∼2015년의 발생 빈도의 차이). (우) 지구 메타버스 실험을 이용해 분석한 인간활동에 의한 온난화가 전선호우의 강도에 주는 영향. / KAIST
(좌) 관측에 의한 전선호우의 강도변화 (1958년∼1982년의 발생 빈도와 1991년∼2015년의 발생 빈도의 차이). (우) 지구 메타버스 실험을 이용해 분석한 인간활동에 의한 온난화가 전선호우의 강도에 주는 영향. / KAIST

연구팀은 여름철 집중호우 전선의 변화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지구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했다. 이 기술은 지구를 디지털 가상 공간에 세세히 구현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의 배출이 있는 지구와 그렇지 않은 지구를 시뮬레이션한 다음 비교해 차이점을 분석했다. 그 결과 온실가스 배출에 의해 호우 강도가 약 6% 강화됐음을 발견했다. 인간 활동에 의한 지구 온난화가 실제 여름철 집중호우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성공한 것.

김형준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로 동아시아에서 기상 전선에 의한 호우의 강도가 최근 반세기에 걸쳐 유의미하게 증가했음을 밝혔다”며 “이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뿐만 아니라 까운 미래의 기후변화에 대해 효율적으로 적응·대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해외우수과학자유치사업(BP+)와 인류세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11월 24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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