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룰‘ 극복하고 국내 건설사 CEO 중 가장 먼저 연임 성공
업계, 오세철 사장 임기 내 호실적 연임 주요 배경으로 지목

삼성물산이 지난달말 ‘2024년 사장단 인사‘를 통해 건설부문 대표직에 현 오세철 사장을 유임시켰다. / 뉴시스
삼성물산이 지난달말 ‘2024년 사장단 인사‘를 통해 건설부문 대표직에 현 오세철 사장을 유임시켰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 예정인 국내 주요 건설사 CEO 가운데 가장 먼저 연임에 성공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속적인 부동산·건설경기 악화로 건설사들의 실적이 전년에 비해 악화되면서 업계 내에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 예정인 주요 건설사 CEO들도 연임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최근 조성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오세철 사장은 그동안 삼성 계열사 CEO 연임 과정에서 적용됐던 이른바 ‘60세룰(60세 이상 연임 대상 제외)’을 극복하고 연임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업계 내 이슈로 떠올랐다.

업계는 오세철 사장 임기 동안 달성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호실적이 이번 연임 성공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 ‘삼성물산맨‘ 오세철 사장, 내년에도 건설부문 통솔

지난달 말 삼성물산은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오세철 사장을 건설부문 대표이사로 유임 결정했다. 

1962년생인 오세철 사장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후 성균관대학교 대학원과 미국 인디아나대학교 대학원에서 MBA(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이후 1985년 삼성물산과 연을 맺고 중동 두바이, 동남아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해외사업 현장에서 실무를 쌓은 뒤 2013년 글로벌조달실장, 2015년 플랜트사업부장 부사장 역임 후 지난 2021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직까지 오른 ‘삼성물산맨’이다.

오세철 사장은 임기 내내 안전을 최우선 경영 활동으로 강조했고 올해에는 신사업 성과 달성 등을 주문했다.

취임 첫해인 2021년에는 신년사를 통해 “사회와의 약속인 안전·환경·품질을 준수하고 법과 도덕적 양심에 어긋남이 없는 경영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그는 2022년과 올해에도 안전을 최우선 순위로 강조한 바 있다.

또 부동산·건설경기 침체가 예상됐던 올해 초에는 “신사업 성과를 가시화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회사로 기본을 다지자”고 주문했다.

실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등 하이테크분야 수주 외에도 사우디 네옴시티 수주전과 해외 소형모듈원전 등 다양한 건설·플랜트 분야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업계는 오세철 사장의 임기 내 회사실적이 이번 연임에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 삼성물산 건설부문
업계는 오세철 사장의 임기 내 회사실적이 이번 연임에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 삼성물산 건설부문

◇ ‘임기 내 실적’ 오세철 사장 연임에 절대적 기여?

업계 내에서는 오세철 사장이 임기 동안 이끌어 낸 회사의 실적이 이번 연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세철 사장이 취임한 첫해였던 지난 2021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매출 10조9,890억원, 영업이익 2,51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2020년 대비 매출은 6.2%, 영업이익은 52.8% 각각 감소한 수치다.

1년 전에 비해 실적이 감소하면서 ‘오세철호(號)’는 다소 불안한 출발을 보이긴 했으나 당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해외 수주실적 69억6,850만달러를 기록하며 5년 만에 해외건설 수주 업계 1위를 탈환했다.

이듬해인 2022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매출 14조5,980억원, 영업이익 8,750억원을 각각 거두며 실적 반전에 성공한다. 매출은 전년보다 32.8%, 영업이익은 무려 248.6% 폭증했다.

특히 2022년 삼성물산 전체 영업이익 중 건설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은 34.6%를 차지하면서 바이오부문(37.5%)에 이어 2위에 올라 ‘오세철호’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또한 삼성생명 서소문(7,000억원), 판교 삼평동 빌딩(4,000억원) 등의 수주로 인해 당시 신규 수주는 16조9,68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고 2022년말 기준 27조6,530억원의 수주잔고를 올리면서 미래 먹거리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동산‧건설경기 한파가 불어닥친 올해에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실적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 1분기 4조6,000억원이었던 매출은 2분기 4조7,510억원, 3분기 5조2,820억원 등 분기마다 상승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분기 2,920억원, 2분기 3,050억원, 3분기 3,030억원으로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올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 감소한 11조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6억원 증가한 8,304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수주 현황은 현재도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 수주통계에 따르면 올 10월말 기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해외수주는 총 57억7,968만 달러로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다.

증권가는 올 한 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실적이 작년에 비해 무난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말 유안타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전체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각각 19조7,160억원(35.1%↑), 1조1,830억원(35.2%↑)일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시기 신한투자증권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올해 매출 18조6,020억원(27.4%↑), 영업이익 1조1,520억원(31.2%↑)을 거두며 작년과 비교해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 ‘오세철호’ 내년 예상 사업전략은?

오세철 사장이 연임됨에 따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내년에도 신재생 등 신사업과 해외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건축·토목·플랜트 등을 중심으로 중동·동남아시아 등 해외사업 수주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라며 “국내외 수행 중인 프로젝트들의 공정이 순조로운 가운데 카타르 태양광, 네옴 터널 등 해외 EPC(설계·시공·조달) 매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이같은 기조 아래 해외수주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신재생에너지·친환경 등 신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올해뿐만아니라 내년에도 중동·호주 등 글로벌 시장 중심으로 그린수소·암모니아 등 신재생사업을 추가 확보에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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