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신임 행장으로 최우형 전 BNK금융지주 디지털&IT부문장이 낙점됐다. / 케이뱅크
케이뱅크 신임 행장으로 최우형 전 BNK금융지주 디지털&IT부문장이 낙점됐다. / 케이뱅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케이뱅크가 새 수장을 맞이한다. 서호성 행장이 임기 만료와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고 후임으로 최우형 전 BNK금융지주 디지털&IT부문장이 낙점됐다.  케이뱅크가 올해 3분기 충당금 적립 여파로 순익이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리더십 교체를 통해 실적 확대와 건전성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지 주목된다. 

◇ 디지털금융 전문가, 새 행장으로 영입

금융권에 따르면,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내정자는 이달 말 열릴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앞서 케이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최우형 내정자의 전문성과 경험, 임추위에 제시한 성장 전략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며 케이뱅크 행장으로 낙점한  바 있다.

임추위 측은 “최우형 후보자는 금융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풍부한 지식, 인터넷은행의 비전을 제시하고 공익성 및 건전경영을 실천한다는 케이뱅크 은행장 자격 요건을 두루 갖췄다”라며 “여기에 IT와 금융, 경영, 재무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아 은행장으로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1966년생인 최 내정자는 ‘디지털금융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하고 해당 대학 경영대학원 재무관리 석사를 마쳤다. 1992년 하나은행에 입사해 금융업을 경험한 후에 삼성SDS, 글로벌 전략 컨설팅업체인 액센츄어·IBM 등을 거쳤다. 액센츄어와 IBM에선 은행권 IT 전환 컨설팅 및 시스템통합(SI), 금융 AI와 블록체인 등 차세대 금융과 관련한 비즈니스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부터 BNK금융그룹에 영입된 후에 빅데이터 플랫폼 클라우드 전환 추진, 영업점과 본점 업무에 로봇업무자동화(RPA) 적용을 통한 디지털 혁신 작업을 이끌었다. 

케이뱅크 행장에 오를 최 내정자가 마주한 과제는 가볍지 않을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국내 첫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곳이다. 출범 이후 자본확충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케이뱅크는 2020년 대주주 교체를 계기로 2021년에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지만 현재 다양한 숙제를 품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수익성 관리’가 과제로 떠올랐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전년 대비 272% 증가한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실적 성장세가 신통치 못했다. 

◇ 수익성과 건전성, 두 마리 토끼 잡을까

케이뱅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4% 급감했다. 지난 3분기엔 132억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256억원) 대비 48.4% 줄어든 규모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실적이 급감한 데는 충당금 적립 이슈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케이뱅크 측은 순익 급감에 대해 “3분기에 역대 최대인 약 63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결과”라며 “중저신용대출 비중 확대 등 포용금융 실천에 따른 연체율 증가를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 3분기에 전년 동기의 2배에 가까운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전했다. 

연체율이 오름세를 보이자 케이뱅크는 올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충당금 적립을 확대해왔다. 케이뱅크의 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0.9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0.67%)보다 0.23%p(퍼센트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그러나 경쟁 인터넷전문은행사가 건전성 관리를 하면서 실적 성장세를 이끈 점을 고려하면 아쉽다는 평가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 3분기 당기순이익 95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한 실적을 냈다.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은 2,793억원으로 37.9% 늘었다. 

카카오뱅크는 2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케이뱅크를 제치고 가장 빠르게 성장세를 보여왔다. 지난 3분기 말 고객 수는 2,228만명에 달한다. 케이뱅크의 고객수(916만명)와 비교하면 격차가 큰 상황이다.

여기에 ‘3호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케이뱅크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실정이다. 2021년 10월 출범한 토스뱅크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고객 수는 799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690만명) 대비 110만명 가량 늘어난 규모다.

토스뱅크는 올해 3분기 순이익 86억원을 시현하며 출범 2년 만에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앞으로도 큰 대외적 변수가 없는 한, 흑자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토스뱅크 측은 자신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케이뱅크의 부담도 커진 모습이다. 현재 후발주자인 토스뱅크와는 규모 면에서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성장세가 가팔라 긴장의 끈을 놓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토스뱅크가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어, 케이뱅크 역시 차별화된 서비스 출시를 놓고 고민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최 내정자의 어깨도 가볍지 않다.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통해 시장 내에서 존재감과 영향력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기업가치 개선을 통해 기업공개(IPO) 추진 재개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도 마주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올해 초 시장 환경이 악화되자 IPO 추진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이외에도 상생·포용 금융 실천과 건전성 관리 등 다양한 현안 과제가 최 내정자가 앞에 놓여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 서비스 혁신과 서민을 위한 중금리 시장 활성화 등을 위한 목적으로 출범했다.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비중은 3분기 말 기준 26.5%다. 최 내정자가 포용금융 실천과 건전성 관리 사이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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