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최근 1년간 9개 품목, 37개 상품에서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용량 변경을 표시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을 검토 중에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최근 1년간 9개 품목, 37개 상품에서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용량 변경을 표시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을 검토 중에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슈링크플레이션은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 두는 대신 용량을 줄이는 꼼수 가격 인상을 뜻한다. 최근 슈링크플레이션 현상이 확산되면서 가계부담 증가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정부가 슈링크플레이션 실태를 파악하고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나섰다.

◇ 1년 새 37개 상품 용량 줄었다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이 13일 △참가격 내 가공식품(209개)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에 신고된 식품(53개) △주요 언론을 통해 보도된 슈링크플레이션 식품(10개)을 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총 9개 품목에서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참가격 내 가공식품 209개를 조사한 결과, 최근 1년 이내에 19개 상품(3개 품목)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의 백설 그릴비엔나,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체다치즈 등에서 최소 7.7%에서 최대 12.5% 수준의 용량 감소가 확인됐다. 다만 HBAF의 허니버터아몬드 등의 경우 제조사가 용량 변경 사실을 자사몰을 통해 고지했다.

지난달 23일부터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에 접수된 53개 상품에서는 호올스 스틱 7개 등 9개 상품(2개 품목)에서 용량이 줄어든 사실이 확인됐다. 연세대학교 전용목장우유의 경우 자사몰 홈페이지에서 용량 변경을 안내하고 있다.

또 언론을 통해 슈링크플레이션이 있었다고 보도된 식품 10개를 추가로 조사한 결과, 올해 9개 식품(5개 품목)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풀무원 핫도그 4종 △카스 캔맥주 △해태 고향만두 등이었다. 일부 제조사는 이와 관련해 용량 변경을 인정하면서도 포장재‧레시피 등이 변경된 리뉴얼 상품이라는 입장을 소비자원 측에 전했다.

이런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용량 축소 등에 대한 정보제공 확대방안’을 1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소비자원은 오는 2024년부터 가격조사전담팀을 신설하고 참가격 모니터링 대상을 현재 128개 품목(336개 상품)에서 158개 품목(500여개 상품)으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가격 정보와 중량변동 정보까지 조사해 관련 정보를 상시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소비자원과 제조사 간 자율협약을 추진해 제품 용량 변경시 해당 사실을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전에 소비자에게 알리도록 유도하고, 소비자원에도 이를 통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원과 유통업체 간 자율협약을 통해서는 유통사가 취급하는 약 1만여개 상품에 대한 용량정보를 제공받을 방침이다.

한편 공정위는 ‘사업자의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 개정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요 생필품의 용량‧규격‧성분 등이 변경될 경우 포장지 혹은 제조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를 알리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이행하지 않는 행위를 사업자 부당행위로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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