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의 인수합병(M&A)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대주주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파이낸셜 경영권 인수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 카카오
카카오페이의 인수합병(M&A)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대주주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파이낸셜 경영권 인수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 카카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카오페이의 인수합병(M&A)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대주주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최근 해외증권사 경영권 인수 계획이 어그러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당분간 대주주리스크 여파로 M&A 및 사업 확장 행보에 어려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미국 증권사 시버트파이낸셜 경영권 인수 무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파이낸셜(Siebert Financial Corp, 이하 시버트)과의 합의에 따라 2차 거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 4월 시버트의 지분 51%를 두 차례에 걸쳐 약 1,039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지난 5월 1차 거래를 통해 19.9%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나머지 지분 31.1%는 내년 주주 및 미국 규제당국 승인을 거쳐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러한 2차 거래가 불발된 것이다. 이로써 시버트 경영권 인수 작업은 무산됐다. 

이 같은 거래 무산은 지난달부터 예고된 부분이었다. 지난달 14일 카카오페이 측은 공시를 통해 “시버트 측이 ‘2차 거래를 종결하기 어려운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했다고 판단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으며, 현재 거래 이행과 관련한 내부 검토를 거치고 있고, 거래 미 진행 시 추가적인 정정공시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 측은 거래 지속을 원한 것으로 보이지만 최종적으로 불발됐다. 결국 카카오페이는 정정공시를 통해 2차거래 계획 무산 소식을 전했다. 

2차 거래가 중단된 데는 대주주 및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시버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지난달 제출한 공시 자료를 통해 한국 당국이 카카오와 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을 짚으면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11일 카카오페이 측에 ‘중대한 악영향이 발생함에 따라 거래를 종결하기 위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서신을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 및 핵심 경영진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난 10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카카오 법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이 중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구속)와 카카오법인은 지난달 13일 재판에 넘겨졌다. 

◇ 카카오 사법리스크에 2차 거래 불발

또한 지난달 15일 특사경은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오엔터 각자 대표 등 핵심 경영진을 시세조종 관여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시장에선 대주주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주요 자회사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고 봤다. 시세조종 혐의가 인정될 경우, 대주주적격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각사의 신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대주주변경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 주요 자회사들은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시장을 안정시켜왔지만 리스크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에서 카카오페이의 시버트 인수 무산도 이러한 리스크의 영향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시버트는 1967년 종합증권업에 진출한 미국 소재 금융사로 나스닥 상장사다. 6개 자회사를 거느린 시버트는 증권 트레이딩·투자자문 등의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측은 2차 거래 미진행으로 지분 인수 계약이 종료되고 관련 주주 간 계약이 변경 체결됨에 따라 시버트는 카카오페이에 내년 3월 29일부터 2026년 6월30일까지 총 10개 분기에 걸쳐 500만 달러(약 65억3,500만원) 규모의 합의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2차 거래 무산 소식을 알린 뒤 “앞으로도 이사회 멤버로 지속적인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양사의 비즈니스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1114802441
2023. 12. 20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Quarterly report for quarter ending September 30, 2023
https://www.sec.gov/ix?doc=/Archives/edgar/data/65596/000121390023086806/f10q0923_siebertfin.htm
2023. 11 14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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