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일부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 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일부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지난해에도 이어 올해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한 긴장을 끈을 놓기 어려울 전망이다. 주요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중심으로 부실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일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이러한 우려를 밝혔다. 이 총재는 “긴축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금융불안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주요 선진국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일부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유사시 금융시스템 내의 유동성 안전판 강화를 위해 한국은행 대출의 적격담보 범위를 금융기관이 보유한 대출채권까지 확대하기로 한 만큼, 세부 시행 방안 등 관련 제도를 조속히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부동산PF의 질서 있는 정리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과정에도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을 계기로 부동산PF 부실 위험 확대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권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에 한국은행  역시 이러한 부실 위험을 점검하면서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2년간 고물가를 잡기 위한 긴축 정책을 펼쳐왔다. 올해 들어선 서서히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요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단계에 진입한데다 부동산PF 리스크와 경기 침체 우려가 높은 만큼 금리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물가와 가계부채 문제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시장의 기대만큼 빠른 조정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물가상승률이 점차 2%에 근접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목표수준에 안착되는 시기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이 고물가에 대응해 한 방향으로 달려온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주요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나라별로 정책이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그런 만큼, 한국은행도 우리 내부 여건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정책을 결정할 여지가 커졌고, 우리가 어떻게 해나가느냐에 따라 올해 경제상황은 물론 지난해 정책운용 성과에 대한 최종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러한 국내외 경제여건의 변화를 고려할 때 올해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면서도 경기회복과 금융안정에 필요한 최적의 정교한 정책조합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내외 정책여건의 불확실성 요인을 세심히 살피면서 물가를 목표수준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통화긴축 기조의 지속기간과 최적 금리경로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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