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대형마트 업계는 올해 각사별로 맞춤형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대형마트 업계는 올해 각사별로 맞춤형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지난해 대형마트 업계는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커머스의 성장과 더불어 고물가 시기와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2023년이 저물고 새로운 해가 다가왔다. 이에 대형마트 3사도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는 모양새다.

◇ 출점 확대하는 ‘이마트’, 폐점으로 효율화 ‘홈플러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최소 5개 이상의 신규점포 부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마트를 맡게 된 한채양 대표이사는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회사의 모든 자원을 이마트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규 출점을 통한 외형 성장으로 실적 부진을 극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개선은 이마트를 포함한 신세계그룹 전체의 강한 의지기도 하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신년에는 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해 존재하고 기업은 수익을 내야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기본 명제를 다시 한번 바로 세우자”면서 수익성 강화를 강조했다.

이와 같은 행보에는 부진했던 이마트의 실적이 깔려있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이마트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7조7,096억원으로 전년동기간과 같고, 영업이익은 779억원으로 같은 기간 23%가량 줄어들었다.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8.5% 대폭 줄었다.

신규 점포를 확대하는 이마트와는 반대로 홈플러스는 수익이 저조한 점포를 위주로 폐점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해운대점과 가야점을 폐점했다. 해당 지점은 매각 후 재임차하는 방식으로 재오픈될 예정이다. 그러나 올해 폐점이 예고된 서면점은 아예 문을 닫게 됐다. 홈플러스는 최근 자산 유동화 등을 위해 점포 문을 닫으며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점포 리뉴얼에도 나선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2월부터 기존 점포를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하면서 식품 관련 구획에 변화를 주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24개 점포를 전환한 가운데, 올해도 이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공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지난 2022년 회계연도(2022년 3월 1일~2023년 2월 28일) 매출액은 6조6,006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602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1,266억원 확대된 모양새다.

◇ 리뉴얼 힘주는 ‘롯데마트’… “이커머스 대응”

롯데마트는 주변 상권 등을 고려한 특색 있는 점포로 리뉴얼을 추진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는 지난달 29일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은평점을 ‘그랑 그로서리(Grand Grocery)’로 리뉴얼했다. 최근 은평 뉴타운과 삼송 신도시 등을 바탕으로 늘어나는 추세인 신혼부부 등 3040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랑 그로서리는 대형마트 최초로 매장의 90%를 식료품으로 구성한 점포다. 이를 통해 롯데마트‧슈퍼의 통합 비전인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으로 나아가겠다는 게 회사 측의 계획이다. 롯데마트 측은 최근 대형마트를 위협하고 있는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 등을 그랑 그로서리를 통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그랑 그로서리에는 온라인에서 만나기 어려운 신선 상품과 바로 조리가 가능한 델리, 글로벌 먹거리 등 오프라인만의 강점이 집약됐다. 롯데마트 측은 “이 같은 시도는 이커머스의 성장세에 대응해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대형마트의 강점을 내세운 차별화 전략”이라면서 “소비자들을 다시 매장으로 이끌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9일 서초구는 이르면 올해 1월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전환하는 내용의 결정을 내렸다. 최근에는 동대문구와 성동구까지도 이러한 흐름이 확산되는 모양새라 눈길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한화투자증권은 산업분석 보고서에서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으로 점포당 기존점성장률 약 4%가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인구 비중과 소득 수준 등을 감안 시 서울 등 수도권의 변화는 타 지역보다 의미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제 대형마트의 수도권 매출 비중은 전체의 50%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면서 “물론 24개 자치구 중 일부 자치구의 변화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는 않을 것이나, 서초구 및 동대문구 등이 민감할 수 있는 사안에 먼저 스타트를 끊어주었다는 점에서 향후 확산 가능성에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근거자료 및 출처
산업분석 : 유통
2023. 12. 20. 한화투자증권
2023년 3분기 실적발표
2023. 11. 14. 이마트
홈플러스 감사보고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609000384
2023. 06. 09.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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